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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도입한 ‘멀티 레이블’ 체제가 어도어·뉴진스 사태로 취약점을 노출했다. 다양성을 확장하고 매출 구조를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 레이블에 소속된 아티스트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시장 반응이나 분쟁 발생 등에 따라 레이블의 매출 변동 폭이 커지고 실적이 불안정하다는 문제가 부각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뉴진스 측은 지난 30일 ‘전속 계약 해지 유효 확인 소송’ 패소 후 항소이유서 작성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뉴진스는 하이브 레이블인 어도어 소속으로, 법원은 전속 계약 해지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어도어는 뉴진스의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분쟁이 길어지면서 복귀 시점은 불투명해졌다.
업계에서는 ‘멀티 레이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 사건이 농지담보대출 라고 평가한다. 한 기업(하이브)이 여러 독립 음악 기획사·제작사를 두고 각각의 아티스트나 지식재산권(IP)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뮤직과 어도어 등 7개 주요 레이블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모두 독립 법인으로 하이브가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신용보증기금 뉴진스 해린(왼쪽부터)과 혜인, 하니, 민지, 다니엘./뉴스1


◇어도어 상반기 매출 전년 比 72% 증발…하이브는 굳건
문제는 각 레이블의 아티스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케이오지,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면 하이브 레이블은 1~2팀으로 꾸려져 있다. 어도어도 제2금융권순위 뉴진스만 보유하고 있다. 활동 공백이 발생하면 레이블 매출과 가치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실제 어도어 올해 상반기 매출은 17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14억원)와 비교하면 72% 줄었다. 신규 광고·공연 계약에도 차질이 생겨 올해 하반기 매출도 기대하기 어렵다. 하이브는 손실을 흡수할 여력이 있지만 개별 레이블은 쉽게 흔들릴 수 인하대 기숙사 있는 구조다.
멀티 레이블은 서로 다른 장르와 콘셉트로 회사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 생태계 다양성도 넓힌다는 장점도 있다. 각 레이블의 활동 시기를 분산하면, 지주사 격인 하이브는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레이블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이브의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돼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하이브는 어 현대자동차 할부금리 도어·뉴진스 사태에도 올해 상반기 1조2062억원, 영업이익 875억원을 올렸다. 빅히트뮤직 1890억원, 플레디스 1631억원, 쏘스뮤직 3874억원 등으로 매출 구조를 분산시켰다. 덕분에 핵심 IP로 부상한 뉴진스의 활동 공백에도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이브 본사 앞 모습./뉴스1


◇“지주사의 경영 관여는 합법…기업 구조 전환 중 불거진 충돌”
창작 자율성과 경영 관리의 균형을 맞춰 예기치 않은 활동 공백을 줄이는 일이 멀티 레이블 과제로 꼽힌다.어도어·뉴진스 사태를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기업형 구조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수의 엔터테인먼트 사건을 자문한 한 변호사는 “자회사 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지주사는 이를 살펴보고 경영진도 교체할 수 있지만 이번 일은 아티스트와 팬덤 정서, 창작 자율성 문제 등이 얽히며 사태가 커졌다”며 “레이블 자율성과 본사 관리 체계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창작 방향이 왜곡되거나 내부 갈등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는 어도어·뉴진스 사태가 불거진 뒤 열린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멀티 레이블 가치는 확고하다”며 “공고화된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전 세계로 확장시켜서 멀티 홈, 멀티 장르를 정착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정서희


◇지원하되 관여하지 않는 ‘멀티 레이블’ 원칙 구현될까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영향력이 배제되지 않은 ‘하이브식 멀티 레이블’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총괄 프로듀서가 산하 레이블 제작 방향에 관여하면 그룹 간 콘셉트 중복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하이브처럼 독립 법인으로 멀티 레이블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아이유가 소속된 이담엔터테인먼트, 그룹 아이브가 있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에 음악에 관한 의견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획사는 아티스트 발굴과 제작 등 창작에 전념하고, 이를 보유한 본사는 유통·재무 등 비(非)창작 영역을 담당하는 것이 멀티 레이블의 본래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엔터는 방시혁 의장과 같은 K팝 거장이 없어 레이블 창작에 관여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면서도 “방 의장이 산하 레이블인 쏘스뮤직의 르세라핌,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 프로듀싱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것을 보면 레이블 체제에서도 방 의장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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