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빙그레는 베트남에서 카메라 앱 B612와 손잡고 붕어싸만코 스티커를 출시했다. [빙그레 베트남 페이스북]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아이스크림은 뭘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가장 매출액이 높은 아이스크림브랜드는 빙그레의 ‘투게더(약 34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2위 빙그레 ‘붕어싸만코’ ▷3위 ‘하겐다즈’ ▷4위 롯데제과 ‘월드콘’ ▷5위 빙그레 ‘메로나’ 순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2위인 붕어싸만코와 5위인 메로나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치와 라면 등에 이어 ‘K-간식’도 전성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분위기다.
美 “올 때 메로나~”…베트남 “붕어싸만코 주세요”
해외에서 다양한 맛으로 판매되는 빙그레 ‘메로나’(왼쪽)과 빙그레 ‘붕어싸만코’ [빙그레 제공]
실제로 ‘K-아이스크림’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세웠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 달성한 역대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한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의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한 5900만달러(약 778억원)다. 이 중 빙그레가 6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된다.
특히 빙그레 메로나의 해외 매출은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메로나의 해외 매출액은 약 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국내 매출액(220억원) 보다 높은 수치다.
가장 잘 팔리는 국가는 미국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과일맛 아이스크림은 대부분 청량바 형태지만, 메로나는 부드러운 소프트바이면서 쫄깃한 식감까지 더해져 관심을 끌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코코넛·망고 맛 같은 열대과일 맛이, 동남아에서는 현지인에게 익숙한 타로 맛 메로나가 인기”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메론 맛 위주로 판매되나, 해외수출용은 바나나 맛, 딸기 맛, 망고 맛, 코코넛 맛, 타로 맛, 피스타치오맛 등으로 다양하다.
“올 때 메로나(집에 올 때 메로나를 사오라는 신조어)”가 미국에서도 통했다면, 베트남에서는 붕어싸만코가 인기다. aT 베트남지사에 따르면 한국산 아이스크림 중 특히 붕어싸만코는 베트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흥미로운 모양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붕어싸만코는 동남아를 비롯해 18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식감 재밌는 오리온 ‘꼬북칩’…日 편의점 히트상품 풀무원 ‘두부바’
미국 수출용 ‘꼬북칩’(왼쪽)과 일본에서 판매되는 풀무원 ‘두부바’ [오리온·풀무원 제공]
식감이 재미있는 오리온의 ‘꼬북칩’과 ‘마이구미’도 ‘K-스낵’의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최초 네 겹 스낵인 꼬북칩은 특이한 식감이 특징으로, 전 세계 23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면서 ‘꼬북칩 초코츄러스맛’ 외에도 ‘꼬북칩 레이밍 라임맛’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마이구미는 중국, 베트남 등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오리온 관계자는 “꼬북칩의 국내와 해외 매출액 비중은 4대 6 정도며, 마이구미 역시 해외 매출액이 국내 매출액의 3배를 넘어서는 등 글로벌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편의점에서는 풀무원의 ‘두부바’가 인기 상품이다. 2020년 11월 출시된‘두부바는 현재 4300만개 누적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두부바뿐 아니라 한국식 핫도그·치즈볼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호떡, 꽈배기 등의 제품도 선보였다. 냉동 베이커리 제품에 초점을 맞춰 K-스낵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뭔가 다른 ‘K-베이커리’”…美서 성장하는 뚜레쥬르
미국 뚜레쥬르 매장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케이크를 보고 있는 현지인들 [뚜레쥬르 제공]
뚜레쥬르도 미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8년 CJ푸드빌의 해외법인 중 최초로 흑자 전환한 곳은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미국 법인으로, 이후에도 5년 연속 흑자 폭을 늘려왔다. 지난해 미국 뚜레쥬르의 하루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20% 상승했다. 최근에는 뉴욕 맨해튼 인근에 뚜레쥬르 100호점을 오픈하는 등 매장 출점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단일 품목 위주인 현지 베이커리와 달리, 평균 200여 종 이상의 제품을 선보인 점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CJ푸드빌의 분석이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투박한 버터 케이크 대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생크림 케이크도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중이다. 국내 특산물인 남해 마늘을 이용한 ‘갈릭치즈크라상’ 등의 3종도 출시 3개월 만에 14만개 판매량을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서 열풍인 약과 맛보기”…‘K-레트로 스낵’도 동남아 인기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에서 인기리에 판매중인 약과(왼쪽)와 홍삼 캔디 [쇼피 제공]
국내서 유행인 이른바 ‘할매니얼(할매입맛+밀레니얼)’ 간식도 동남아에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코리아에 따르면 약과를 비롯한 전통 한과, 김 스낵, 홍삼캔디, 견과 스낵 등 이른바 ‘K-레트로 스낵’의 경우 올해 상반기 동남아 주문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특히 약과 주문량은 동기간 450% 폭증했으며, 홍삼캔디도 33나 늘었다. 홍삼캔디는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권윤아 쇼피코리아 지사장은 “베트남어로 약과 키워드를 검색하면 수많은 영상과 리뷰가 이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재 동남아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최신 트렌드가 거의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민 경희대 조리외식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의 아이스크림·스낵류의 높은 인기는 한류 열풍은 물론, 지난 수십 년간 국내 식품업계의 치열한 경쟁으로 다양한 맛과 아이디어가 도입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해외 인기 제품은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아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는 제품이 많다”고 말했다.
http://v.daum.net/v/20230827085058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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