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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완벽주의자는 우울하고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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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진오교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447회 작성일 24-06-28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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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받고 싶다고,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열심히 사는 지인이 있다. 채찍질하는 것은 그러려니 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비난과 삶에 대한 회의가 심하다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지인을 아끼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이 사람이 단지 유능하기 때문이라기보다 상냥하고 다정해서, 자기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등 객관적 쓸모와는 거리가 먼 이유로 지인을 아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지인은 늘 더 잘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완벽주의란 일반적으로 완벽에 대한 걱정과 강박(실수에 대한 지나친 걱정, 높은 기대치와 현실 간의 큰 차이, 자기 비난, 자신을 향한 의심), 또 완벽을 추구하는 것(높은 기준)이 함께 나타나는 특성이다.

 

작게라도 흠집이 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아무래도 우울증상과 관련이 있을 것 같지만 완벽을 향해 노력하는 것은 우울과 크게 상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영국 요크 세인트존대(York St John University)의 연구자 마틴 스미스가 기존의 연구들을 종합해서 분석한 결과, 안타깝게도 둘 다 우울증상과 관련을 보이는 편이다. 


“완벽은 불행의 레시피”라는 말처럼 완벽주의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흠집 없는 상태를 목표로 하는 만큼 작은 실수나 결함에도 크게 충격 받는 편이다.

 

또한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n잡 정도는 뛰어야 한다거나, XX정도는 해야한다며 높은 기준들을 잡고 알아서 지옥불을 향해 걸어들어가는 경향을 보인다. 


일과 관련된 스트레스만 많으면 그나마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완벽주의자들은 일과 관련된 스트레스 뿐 아니라 사회적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 또한 더 많은 편이다.

 

완벽주의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나쁜 평가를 내리며 실망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 편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쓸데없이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기 쉽다. 이런 과정에서 소외감 또한 많이 느낀다.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친밀한 인간관계를 쌓기 힘들어할 뿐 아니라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등한시하는 식으로 사람들과 멀어지기도 한다. 일과 인간관계가 양립하기보다 둘 중 하나만 가능하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주로 목표 달성을 위해 관계적인 가치들을 희생시키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친밀한 관계를 잘 쌓지 못하고, 이러한 데서 오는 외로움이 우울증상을 심화시키는 현상이 나타난다. 


정리하면 완벽주의적인 태도는 일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인간의 행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도 많은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안타까운 사실은 완벽주의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더 많이 의식하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또한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능한 사람이 되려 애쓰는 동안 정작 본인의 삶에 있어 가장 직접적으로 중요한 인간관계는 망치게 된다면,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사랑과 인정은 끝내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

 

다수의 타인들로부터 유능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고 해도 그 대가가 주변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라면, 그렇게 쌓은 이미지는 자신의 행복에는 하나도 기여하지 못하는 허깨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있어 진짜 중요한 것들은 많은 경우 보잘 것 없고 허름해서 자칫하면 잊기 쉬운 것들이다. 크고 반짝 거리는 것들이 눈에 띄고 중요할 것 같다는 착각을 심어주지만 그런 착각에 빠져 살기에는 삶이 지나치게 짧다. 


Smith, M. M., Sherry, S. B., Vidovic, V., Hewitt, P. L., & Flett, G. L. (2020). Why does perfectionism confer risk for depressive symptoms? A meta-analytic test of the mediating role of stress and social disconnection. 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 86, 103954. doi:http://doi.org/10.1016/j.jrp.2020.103954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http://www.dongascience.com/news.php?idx=59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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