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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교육과 체육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그 중심에 ‘공부하는 학생 선수’라는 말이 있다. 운동선수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은 상식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어떻게 스포츠를 통해 미래 세대를 키워낼 것인가’에 대한 두 개의 다른 접근은 주류 체육계의 ‘엘리트 선수 육성 중심론’과 개혁 세력의 ‘전인적 성장론’ 사이의 충돌이다. 한쪽은 직업 선수로의 성장을 위해서는 집중적인 훈련 환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운동선수도 ‘학생’인 이상 최소한의 학습권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반박한다.
2019년 문재인 정부는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혁에 착수했대한제당 주식
다. ‘고 최숙현 선수 사건’ 등 체육계 내부의 부조리가 표면화된 사건들을 계기로 체육계 폭력과 인권 침해 문제가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올라온 것이다. 이를 계기로 출범한 스포츠혁신위원회는 학생 선수의 학습권 보장, 훈련 문화 개선 등의 권고안을 제시했다.
그 중심에 일정 수준의 학업 성취 없이는 경기 출전을 제한하는 내용의 ‘최저 학력제바다이야기하는법
’ 도입이 있었다. 학생 선수도 기본 학력은 갖춰야 한다는 슬로건은 사회적 지지를 얻었다. 학생 선수 대다수가 직업 선수가 되지 못하는 현실, 그리고 은퇴 이후의 삶을 고려할 때, 최소한의 교육을 받을 권리는 필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입시 위주의 학사 운영과 운동부의 훈련, 시합을 위한 현실이 충돌하면서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운동선갤럭시S2LTE이벤트
수 맞춤형 커리큘럼의 부재, 수업·출석 의무 강화로 인한 물리적 훈련 시간 부족 등으로 인해 학교 운동부 해체 같은 반작용이 나타났다.
체육계는 혁신안을 출석과 시험 성적 위주의 “규제 일변도 탁상행정”이라 비판하며 폐지를 외친다. 개혁 진영은 체육계의 혁신안 폐기 주장을 ‘소수 스타 플레이어의 성공’에 기대어 ‘다수의 희생과 낙오’를 외엔에스브이 주식
면하는 “구체제 국가주의에 갇힌 과거 회귀적 반발”이라고 비판한다. 교육의 이름으로 체육을 계몽하려는 교실과 엘리트 체육의 생태계를 방어하려는 운동장 사이에서 정치적으로까지 비춰지는 과거형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를 통해 미래 세대를 키워내는 방법론’의 관점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질문은 스포츠의 본질적 교육 가치를 중심으로곡물지수
한 미래 지향적인 것이어야 한다. 인구 감소가 국가의 존립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AI가 인간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지금, 미래 교육은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하는가? 그리고 그 핵심 수단으로서 스포츠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스포츠는 신체 활동을 넘어, 정서·사회·인지 발달을 통합적으로 가능케 하는 일종의 교육 플랫폼이다. 목표 설정, 성공과 실패의 경험, 협력과 역할 수행, 창의적 문제 해결, 자기 성찰에 이르는 일련의 구조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 주도성, 회복 탄력성, 메타인지, 사회적 책임감 같은 미래형 역량을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이는 단지 학생 선수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적 경험이다.



그래픽=이철원


세계경제포럼(WEF)은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으로 정서 지능, 회복 탄력성, 소통 능력, 적응력 등을 꼽았다. 영국 윈체스터 대학 빌 루커스 교수는 “아이들이 교과 지식을 넘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협업하고,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비인지 능력(non-cognitive capabilities)’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능력들은 전통적 수업과 시험이 아닌 몸으로 부딪치고, 실패하고, 협력하는 활동 기반의 체험, 스포츠 속에서만 가능하다.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스포츠를 교육 과정의 핵심으로 삼았다. 미국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는 경기 출전과 학점을 연동하지만, 그 전제는 미국 전역의 일반 학생들이 스포츠에 폭넓게 참여하는 제도와 문화에 있다. 일본은 ‘부카츠(동아리)’를 기반으로 지역과 학교가 연계된 ‘문무융합’ 시스템을 구축했고, 핀란드는 ‘움직이는 학교’ 정책을 통해 체육을 ‘신체 문해력(Physical Literacy)’ 중심 교과로 운영한다. 이들은 모두 ‘운동하는 일반 학생’을 전제로 한다.
개혁 세력의 대안적 혁신안 중 하나는 ‘학교스포츠클럽’의 활성화였다. 학교스포츠클럽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 외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스포츠 활동 프로그램으로, ‘운동하는 시민’으로서의 경험을 학교교육 안에서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이는 입시 중심 교육에 가려졌던 체육의 복권이자 교육 혁신의 한 축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입시 위주의 학사에 우선순위가 밀린다. 체육계는 학교스포츠클럽의 비전문성을 평가절하하며 엘리트 학교 운동부를 말살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립의 승패가 아닌 진화적 융합이다. ‘공부하는 학생 선수’와 ‘운동하는 일반 학생’은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체육의 교육적 복권은 단지 엘리트 체육의 개혁이 아니라, 한국 교육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문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 프레임에 갇힌 소모적 힘싸움이 아니라, 교육과 체육을 통합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세 가지 방향이 필요하다. 첫째, 체육을 정규 교육의 핵심으로 복권해야 한다. 이를 위해 비인지 역량 중심의 프로그램과 교사 양성, 교육 과정 개편이 필요하다. 둘째, 개별화된 평가와 학습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학생 선수에게는 제도적 설계를 통해 훈련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유연한 시간표와 재도전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셋째,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부, 문체부, 대한체육회, 지자체가 각개 약진하는 현재 구조로는 통합적 정책 실행이 어렵다. 일본의 스포츠청, 영국의 스포츠잉글랜드처럼 범부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에 앞서 2025년 대한민국의 사회와 국민에게 ‘스포츠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과 가치 체계, 정책의 방향이 정립돼야 한다. 근대 시민 교육의 출발점에서 교실과 운동장은 본래 하나였다. 이제는 미래 세대를 위해 스포츠의 교육적 가치에 대해 함께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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