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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팽빛희성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10-14 09:0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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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하순 단둥강변공원에서 바라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평안북도 신의주시 하단리의 수해 복구 현장. 홍수로 지붕이 없어진 2층 건물에 돌격대원들이 올라가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가을 한복판을 지나는 압록강은 분주하다. 압록강변 북한의 농촌마을은 가을걷이에 한창인 사람들로 흥겹다. 만포·혜산 등PIONEERSRI 주식
의 시멘트공장은 24시간 가동하며 높이 솟은 굴뚝으로 연기를 거세차게 내뿜는다.
지난해 7월 말 압록강 범람으로 초토화된 압록강변 북녘은 새로 지은 10여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건물이 줄줄이 늘어섰다. 그뒤로 끝 간 데 없이 온실이 펼쳐진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올해 세 차례나 현지지도에 나선 북한 최대 규모라는 ‘신의자문형랩
주온실종합농장’이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의 참상을 상징하던 낡고 야트막한 단층 살림집들과 산비탈을 타고 오른 뙈기밭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중국을 잇는 국경 교량으로 대형 화물차들이 바삐 오간다. 북-중 최대 무역 창구인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열차와 자동차가 오가는) 복합교인 ‘조중우의교’, 내륙 최대주식투자설명회
무역 거점인 혜산과 창바이현을 잇는 인도교 등의 물동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압록강 너머 북녘의 강변길엔 전기자전거와 오토바이, 승용차·에스유브이(SUV) 따위를 타고 질주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등짐을 이고지고 걷거나 자전거를 탄 이들이 대세이던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말 북한의 ‘실질 릴게임 확률
국내총생산(GDP)’, 곧 경제성장률이 2023년 +3.1%, 2024년 +3.7%로 상승세라고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따라 1334㎞의 북-중 접경을 따라 살펴본 북녘의 변화는 한국은행의 분석보다 더 도드라진다.
2024년 8월 하순 단둥 호산장성에서 바단타
라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어적도(평안북도 의주군)의 홍수에 전쟁 폐허처럼 변해버린 북녘 마을.
2025년 9월 하순 중국 호산장성에서 바라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어적도(평안북도 의주군)의 농촌마을. 지난해 7월말 압록강 범람으로 전쟁 폐허처럼 변해버린 옛 살림집·건물이 모두 철거되고 3~7층 높이의 새 살림집·건물이 들어섰다.
김정은의 ‘보복복구’, 위화도·어적도의 변신
이성계의 회군으로 유명한 압록강 하류 위화도의 하단리(평안북도)는 지난해 7월말 “큰물피해가 큰 지역”으로 노동신문이 지목한 곳이다. 지난해 8월말 접경을 찾았을 때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의 침수 살림집·건물 철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압록강 너머 어두운 무채색의 풍경은 처참했다.
13개월 만에 단둥 강변공원에서 살핀 하단리의 풍경은 ‘상전벽해’라는 옛 비유가 무색하다. 단둥의 고층아파트에 뒤지지 않겠다는 듯 10여층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즐비하다. 1층엔 ‘하단1약국·하단식당·하단종합상점·하단도서관·하단정보기술보급실·식량공급소’ 따위의 편의시설 간판이 내걸렸다. ‘식량공급소’는 국가가 양곡을 배급하는 거점이다. 국가가 독점적으로 싼값에 양곡을 판매하는 ‘양곡판매소’와 함께 북녘에서 합법적으로 양곡이 유통되는 양대 창구다.
‘한걸음이면 조선에 닿는다’는 뜻의 ‘일보과’(一步跨)를 품은 호산장성에 60위안을 내고 오르면 어적도(평북 의주군)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압록강 범람으로 하단리처럼 쑥대밭이 된 어적도의 농촌마을도 헌집을 버리고 3~7층짜리 살림집으로 새 단장을 했다. 호산장성은 고구려 옛성 ‘박장성’ 터에 세워진 산성으로, 중국이 ‘만리장성의 동단 기점’이라 주장하는 복잡한 역사를 품은 곳이다.
2025년 9월 하순 중국 호산장성에서 내려다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어적도(평안북도 의주군)의 제방 공사 현장. 기존 제방의 두배 높이로 쌓고 있는데, 바로 옆 논흙을 파서 쓰고 있다.
김정은식 속도전, 수해복구의 역설
김정은 위원장이 주도하는 수해복구는 어림잡아도 새도시 몇개를 만들 정도의 엄청난 규모다. 그일을 ‘청년돌격대’와 ‘인민군 건설부대’를 앞세워 한해 만에 해치우려 한다. 어적도에선 제방을 기존의 두배 높이로 쌓고 있는데, 바로 옆 논흙을 파내서 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 시절부터 앞세운 ‘속도전’을 떠올리게 한다. 많은 북한 연구자들은 그 ‘속도전’이 자원 배분을 왜곡시켜 결과적으로 북한 경제의 기반을 훼손했다고 지적해왔다. ‘김정은식 속도전’은 아버지의 그것과 다른 결과를 낳을까?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수해복구의 여파일까? 수해 피해를 크게 입지 않은 접경 지역의 변화 속도는 눈에 띄게 더뎌졌다. 신의주시의 압록강변 세쌍둥이 원통형 아파트 사이에 올라오던 두 동의 건물은 2024년 8월말 접경을 찾았을 때와 같은 상태다. 변화가 없다. 접경 연구자들이 “압록강변 북녘의 현실·변화·지향을 한데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라 부르는 자강도 중강군 중상리 강변 농촌마을도 큰 변화가 없다. 압록강 범람에 쓸려나간 마을의 제방을 보수한 정도다. 짓다만 3~4층짜리 살림집 여러 동은 13개월 전과 같은 모습이다.
압록강 범람에 대응해 강변 제방을 정비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중국은 제방을 더 높이 더 많이 쌓고, 철책을 설치하고는 그 위에 윤형(둥근) 철조망을 얹고 있다. 북한도 강변 철책에 커다란 폐회로티브이(CCTV)를 새로 달았다. 강을 낀 이웃마을 같던 북-중 접경에 ‘차단’ 장치가 더 많아진다.
2025년 9월 하순 압록강변 량강도 김형직군을 지나는 화물열차.
자전거→전기자전거·오토바이
압록강변 북한 쪽의 교통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경제활동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 후커우 공원에서 유람선을 타고 수풍호를 거슬러 오르면 북한 청수노동자구를 지나는데, 전기자전거·오토바이·승용차·승합차·화물트럭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함경북도 온성군의 남양노동자구에 있는 ‘남양역’, 량강도 혜산시 외곽의 ‘위연역’ 등 접경의 주요 역마다 석탄 등을 실은 화물칸을 최대 17칸까지 이어붙인 열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만포혜산청년선 구간에선 남쪽의 지하철 객차 1~2량 길이의 여객열차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13개월 전보다 서너배는 는 듯하다.
북-중 접경 내륙 물류와 ‘밀무역’의 거점으로 불리는 혜산시의 교통량 증가는 인상적이다. 창바이현 ‘빈강공원’에서 강 건너 혜산시의 영흥동과 성후동 사이를 오가는 자동차를 세어봤다. 토요일 밤 10시를 넘어서는 5분에 11~15대가, 일요일 오전 11시쯤엔 5분에 34~38대가 지났다. 승용차는 창청이나 비야디, 대형 화물차는 중궈이치 자동차가 많았다. 대부분 중국 가솔린차다. 이는 한국의 경북 봉화, 강원 인제, 전북 진안의 같은 시간대 교통량에 견줄 수 있다. 혜산시의 교통량이 남쪽의 ‘중소도시 외곽 국도 또는 군청 소재지 주변 지방도 수준’이라는 뜻이다. 국책연구기관의 북한경제 연구자는 “교통량 증가가 인상적”이라며 “그만큼 북한의 경제활동도 활성화되고 있다는 얘기”라고 평했다.
2025년 9월 하순 단둥 유람선 선착장에서 찍은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 뒤쪽 다리)와 압록강단교(앞쪽 다리). 조중우의교 위를 신의주에서 단둥 방향으로 대형 화물 트럭이 달리고 있다. 교각 아래 불빛이 들어온 고층 건물군은 수해복구가 끝난 하단리의 주상복합아파트 군이다.
분주해진 변경 교량
압록강·두만강을 낀 북-중 교량의 물동량 증가도 확연하다.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로 해가 진 뒤에도 대형 화물트럭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2023년 9월과 2024년 8월엔 화물차 이동을 보지 못한 만포-지안 인도교에도 지안세관을 거쳐 화물을 가득 싣고 만포로 들어가는 대형트럭 행렬이 꼬리를 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만포 인도교’는 해방 뒤 북-중 접경에 북한이 세운 유일한 다리다. 창바이현과 혜산을 잇는 인도교에도 해가 지고 나서도 화물을 가득 실은 트럭 행렬이 이어졌다.
그런데 화물의 이동이 일방향이다. 중국→북한 방향 화물트럭엔 예외없이 화물칸이 꽉 차 있는데, 북한→중국 방향은 대부분 화물칸이 비어 있다. 북한의 대중 무역 역조의 현장이다.
2025년 9월 하순 창바이현의 강변 테마파크 ‘천년애성’(千年崖城)에서 내려다본 혜산시 압록강변 지역. 이 사진에서만도 최소 8군데에 각종 차량과 중장비가 밀집주차돼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혜산은 수입차 집결지?
창바이현이 관광객을 끌어모으려 만든 테마파크인 ‘천년애성’(千年崖城)에 99위안을 내고 들어가 ’유리잔도’에 오르면 혜산시 외곽 위연역 인근이 한눈에 들어온다. 위연역에서 압록강변에 이르는 지역의 공터 곳곳에 각종 차량과 중장비 등이 밀집 주차돼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어림잡아 십수곳, 적어도 수백대는 되는 듯하다. 대부분 번호판이 없다. 운행 차량이 아니라, 누군가한테 넘길 차량이라는 방증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2397호’(2017년 12월22일)는 7조에서 “운송수단, 산업용 기계류”를 북한에 “직·간접 공급·판매·이전”하는 행위를 금한다. 이 많은 차량은 누가, 어떤 경로로 구해서, 어디에 쓰려고 혜산시에 모아뒀을까? 궁금증을 풀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북-중 무역에 관여하는 이들의 오랜 경구라는 “위에 정책이 있다면 밑에는 대책이 있다”는 말은 곱씹을만하다.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남양정’이 있는 지린성 투먼 ‘연경무역센터’ (圖門 延景 86界碑店)에 진열된 북한 과자류.
제재는 무력화됐나?
수입차 집결지를 방불케 하는 혜산시의 풍경은 제재 무력화의 증거인가? 중국 정부는 대북 제재 이행에 무관심한가?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다.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남양정’이 있는 지린성 투먼 ‘연경무역센터’에서 만난 중년 상인의 설명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우리 가게가 아마 조선 물품을 가장 많이 갖췄을 거다. 우리가 파는 조선 상품은 모두 세관 검사를 받았다. 공식무역이다. 우리는 조선 물건을 모두 선불로 구매하는데 (대북 제재 탓에) 송금이 안 된다. 우리가 조선에 들어가 달러나 위안화 현금으로 지불한다.” 대북 송금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2016년 3월2일)를 중국 정부가 이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북-중을 잇는 교량을 오가는 대형 화물트럭은 모두 중국 번호판을 달고 있고, 운전기사도 중국인이다. 조선의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중국차·중국기사’만 교량을 오가는 이유는 밀수가 스며드는 걸 막으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안전장치’일 수 있다.
북-중 접경에서 대북 제재는 ‘전면적 이행’도 ‘무력화’도 아닌 그 사이 어디쯤 ‘제한적 이행’의 얼굴을 하고 있는 듯하다.
2025년 9월 하순 출근 시간 직후의 단둥세관 모습
북-중 무역의 복원과 불균형 심화
접경의 풍경이 드러내듯이 북-중 무역은 상승 추세다. 중국 해관의 통계를 보면 지난 1~7월 북한의 대중국 수입은 12억2078만달러다. 2024년 같은 기간의 9억1408만달러보다 33.6% 늘었다. 수출은 2억450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9716만달러보다 24.3% 늘었다. 수입이 수출보다 5배 많다. 북-중 무역이 대북 제재가 본격화하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데, 무역 불균형은 심화하는 추세다. 김정은 위원장이 9월4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회담에서 “양국 간 호혜적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하여 보다 많은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한 까닭이다.
김 위원장의 ‘희망’은 조만간 현실이 될까? 쉽지 않아 보인다. 제재가 북한 경제의 기본 제약 요인이지만, 상품 경쟁력 부족도 간단치 않은 문제다. ‘연경무역센터’의 중년 상인은 “조선 사람들은 열번에 한번 정도나 (납기) 약속을 지킨다. 더구나 요즘 젊은 여행객은 큰 포장을 사지 않는데, 작은 포장으로 만들어달라고 해도 무반응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높은 물류비 부담에 소비자 지향적이지 못한 태도는 북한 물건이 상품이 아닌 기념품으로 취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9월 하순 강건너 자강도 우시군이 보이는 수풍호변 언덕엔 “나는 압록강에서 당신을 생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G331 ROUTE 此生必駕, Must go in your life” 입간판
2025년 9월 하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지린성 투먼의 ‘남양정’에 올라 남양노동자구를 배경으로 틱톡 등 SNS에 올릴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있는 중국 MZ 연인.
중국 MZ들의 로망 G331 여행
압록강·두만강 1334㎞를 따라 이동하며 강건너 북한을 관찰하려면 중국의 ‘G331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동북 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의 경제를 관광을 지렛대로 일으키려는 중국의 지방·중앙 정부는 ‘G331 도로’의 독특한 매력을 관광자원화하려는 듯하다. ‘G331 도로’는 압록강 하류 단둥에서 옌지를 거쳐 내몽골~간쑤~신장위구르까지 9301㎞에 이르는 중국 북쪽 변경 도로다. ‘G331 도로’는 한국의 강원도 해변을 달리는 ‘7번 국도’와 비무장지대 여행을 결합한 것에 가까운데, 시베리아 횡단철도(9288㎞)보다 길다. “G331 ROUTE 此生必駕, Must go in your life”라 적힌 노란색 입간판이 자주 눈에 띈다. ‘이 생에 반드시 와봐야 할 길’이라는 뜻이다. 자강도 우시군이 보이는 수풍호변 언덕엔 “나는 압록강에서 당신을 생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이 있다. ‘G331 도로’ 주요 지점마다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비슷한 크기·시설을 갖춘 관광 조망소 공사가 한창이다. 중국 정부가 2012년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심혈을 기울이는 사회주의애국주의 ‘홍색 관광’에 ‘엠지(MZ) 감성’을 덧씌우는 관광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2025년 9월 하순 백두산 천지.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가 걸려 있다.
9월28일엔 중국 동북의 최대도시인 선양과 백두산(중국 이름 창바이산)을 잇는 고속철도 ‘선바이(瀋白)’선이 개통했다. 430.1㎞ 거리를 2시간 안에 달린다. 이전보다 2시간 남짓 절약할 수 있다. 백두산관광을 활성화해 동북의 경제를 부양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김 위원장도 2016년부터 삼지연을 중심으로 ‘백두산관광문화지구’를 “세계적 산악 관광지”로 만들겠다며 심혈을 기울여온 터다.
중국의 ‘G331 도로’ 관광자원화와 백두산 고속철 개통은 북-중 변경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접경과 백두산관광의 ‘중국화’일까, 아니면 김 위원장의 바람대로 백두산(창바이산)을 거점으로 한 북-중 연계 관광의 활성화로 나아갈까? 지켜볼 일이다. 다만 압도적 자본과 사람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를 북한이 효과적으로 활용하리라 낙관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중국인의 북한관광은 왜 아직도 이뤄지지 않을까? 동북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북한관광은 된다는 말은 많은데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받으면서 중국 사람들은 받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투덜거렸다.
2025년 9월 하순 해질 무렵 단둥의 강변에서 바라본 신압록강대교. 사진 오른쪽이 신의주다.
신압록강대교의 희망고문
신압록강대교라 불리는 ‘중조압록강대교’는 북-중 협력 방향·강도의 가늠자다. 북-중 접경 최대·최장의 4차선 현수교(길이 3016m)로 2015년 완공됐는데, 10년째 개통이 미뤄지고 있다. 단둥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조선과 무역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 2026년엔 개통한다는 얘기가 있긴 한데, 10년째 들어온 소리”라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다리 끝 북쪽 세관 건물로 추정되는 공사는 아직 터닦기 수준이다.
접경 경협을 둘러싼 북-중의 셈법은 복잡미묘하다. 2010년 5월 김정일 위원장 방중 때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합의한 ‘(압록강 하구)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창설 계획은 사실상 폐기 수순이다. 위화도엔 김정은 위원장 주도로 축구장 625개 크기(450정보)의 초대형 온실농장이 들어서고 있다.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관리위원회’ 건물은 바람찬 황금평에 유령처럼 서 있다.
2025년 9월 하순 한 중국인이 중국의 동북쪽 끝 훈춘시 팡촨 용호각에 올라 ‘조-러 우정의 다리’(철교)와 그 바로 뒤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 건설 상황을 담은 영상. 사진 왼쪽 철교 뒤쪽 우뚝 솟은 기둥이 하산에서부터 자동차다리 터닦기 작업을 하는 모습이고, 하진 오른쪽 열차 바로 뒤가 북한 두만강리부터 자동차다리 터닦기 작업을 하는 현장이다. 북쪽의 공사 진척도가 러시아 쪽보다 빨라 보인다. 바이두 영상 갈무리
접근을 거부하는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
북한과 러시아는 2024년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평양 방문 계기에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 건설에 합의했고, 지난 4월30일 착공했다. 중국의 동북쪽 끝 훈춘시 팡촨 용호각에 50위안을 내고 오르면 ‘조-러 우정의 다리’(철교)보다 400m 두만강 하류의 자동차다리 건설 상황을 살필 수 있다. 그런데 외국인 관광객은 팡촨 방문이 극히 어렵고 용호각 입장은 ‘금지’다. 지난해 말부터라는데, 이유는 공지되지 않았다. 북·중·러 3국의 국경이 교차하는 팡촨의 안보 민감성 탓이라고만 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청 말기인 1860년 러시아에 연해주를 빼앗겨 아직도 동해 항구가 없다. 팡촨에서 두만강을 따라 북-러 국경 16.93㎞를 더 가야 동해에 이를 수 있다. 그런데 러시아 쪽 설계도면을 보면 자동차다리의 교각 높이는 수면에서 7m 남짓으로 기존 철교와 사실상 같다. 이래선 중국의 선박이 조-러 양국의 협조 아래 동해로 나아갈 수 없다. 장쩌민 전 중국 주석이 “역사의 꿈”이라 한 중국의 동해 출해는 아직 손에 잡히지 않는다. 북·중·러가 마주한 이곳의 동향은 북중·북러·중러, 3개의 양자 관계와 북·중·러 삼각 관계의 향배를 가늠할 시금석인데, 의미심장한 ‘답보’다.
두만강리와 하산을 잇는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가 완공되면 조-러 교역이 크게 늘 거라는 관측이 많다. 그런데 러시아 전문가의 평가는 차갑다. 지난 9월 중순 블라디보스톡에서 만난 안나 바르달 ‘러시아 극동경제연구원(ERI)’ 수석연구원은 “두만강자동차다리는 기존 철교와 마찬가지로 러-북 경제협력의 상징성과 국제사회에 신호 보내기 차원일뿐 경제성은 전혀 없다”라고 잘라말했다.
2025년 9월 하순 ‘3월5일 청년동광’이 있는 자강도 중강군 호하노동자구의 한복판에 돋을새김된 정치구호들.
김정은 사상 일색화 압록강·두만강변
북녘의 또다른 변화는 정치구호다. 거의 모든 구호가 ‘김정은’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달라지고 있다. 압록강 하류 신의주항의 “주체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 구호는 만포와 혜산을 거쳐 두만강변 함북의 남양역 외벽에서도 발견된다. “전당과 온 사회를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일색화하자”라는 구호도 ‘3월5일 청년동광’이 있는 자강도 중강군 호하노동자구의 한복판, 혜산시 호텔 외벽 등 도처에 내걸렸다. 2026년 1월로 예상되는 조선노동당 9차 대회를 계기로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을 당규약에 명시해 “조선노동당의 유일한 지도사상”이라는 ‘김일성-김정일주의’와 같은 반열에 올리기라도 하려는 걸까?
글·사진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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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한복판을 지나는 압록강은 분주하다. 압록강변 북한의 농촌마을은 가을걷이에 한창인 사람들로 흥겹다. 만포·혜산 등PIONEERSRI 주식
의 시멘트공장은 24시간 가동하며 높이 솟은 굴뚝으로 연기를 거세차게 내뿜는다.
지난해 7월 말 압록강 범람으로 초토화된 압록강변 북녘은 새로 지은 10여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건물이 줄줄이 늘어섰다. 그뒤로 끝 간 데 없이 온실이 펼쳐진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올해 세 차례나 현지지도에 나선 북한 최대 규모라는 ‘신의자문형랩
주온실종합농장’이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의 참상을 상징하던 낡고 야트막한 단층 살림집들과 산비탈을 타고 오른 뙈기밭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중국을 잇는 국경 교량으로 대형 화물차들이 바삐 오간다. 북-중 최대 무역 창구인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열차와 자동차가 오가는) 복합교인 ‘조중우의교’, 내륙 최대주식투자설명회
무역 거점인 혜산과 창바이현을 잇는 인도교 등의 물동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압록강 너머 북녘의 강변길엔 전기자전거와 오토바이, 승용차·에스유브이(SUV) 따위를 타고 질주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등짐을 이고지고 걷거나 자전거를 탄 이들이 대세이던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말 북한의 ‘실질 릴게임 확률
국내총생산(GDP)’, 곧 경제성장률이 2023년 +3.1%, 2024년 +3.7%로 상승세라고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따라 1334㎞의 북-중 접경을 따라 살펴본 북녘의 변화는 한국은행의 분석보다 더 도드라진다.
2024년 8월 하순 단둥 호산장성에서 바단타
라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어적도(평안북도 의주군)의 홍수에 전쟁 폐허처럼 변해버린 북녘 마을.
2025년 9월 하순 중국 호산장성에서 바라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어적도(평안북도 의주군)의 농촌마을. 지난해 7월말 압록강 범람으로 전쟁 폐허처럼 변해버린 옛 살림집·건물이 모두 철거되고 3~7층 높이의 새 살림집·건물이 들어섰다.
김정은의 ‘보복복구’, 위화도·어적도의 변신
이성계의 회군으로 유명한 압록강 하류 위화도의 하단리(평안북도)는 지난해 7월말 “큰물피해가 큰 지역”으로 노동신문이 지목한 곳이다. 지난해 8월말 접경을 찾았을 때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의 침수 살림집·건물 철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압록강 너머 어두운 무채색의 풍경은 처참했다.
13개월 만에 단둥 강변공원에서 살핀 하단리의 풍경은 ‘상전벽해’라는 옛 비유가 무색하다. 단둥의 고층아파트에 뒤지지 않겠다는 듯 10여층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즐비하다. 1층엔 ‘하단1약국·하단식당·하단종합상점·하단도서관·하단정보기술보급실·식량공급소’ 따위의 편의시설 간판이 내걸렸다. ‘식량공급소’는 국가가 양곡을 배급하는 거점이다. 국가가 독점적으로 싼값에 양곡을 판매하는 ‘양곡판매소’와 함께 북녘에서 합법적으로 양곡이 유통되는 양대 창구다.
‘한걸음이면 조선에 닿는다’는 뜻의 ‘일보과’(一步跨)를 품은 호산장성에 60위안을 내고 오르면 어적도(평북 의주군)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압록강 범람으로 하단리처럼 쑥대밭이 된 어적도의 농촌마을도 헌집을 버리고 3~7층짜리 살림집으로 새 단장을 했다. 호산장성은 고구려 옛성 ‘박장성’ 터에 세워진 산성으로, 중국이 ‘만리장성의 동단 기점’이라 주장하는 복잡한 역사를 품은 곳이다.
2025년 9월 하순 중국 호산장성에서 내려다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어적도(평안북도 의주군)의 제방 공사 현장. 기존 제방의 두배 높이로 쌓고 있는데, 바로 옆 논흙을 파서 쓰고 있다.
김정은식 속도전, 수해복구의 역설
김정은 위원장이 주도하는 수해복구는 어림잡아도 새도시 몇개를 만들 정도의 엄청난 규모다. 그일을 ‘청년돌격대’와 ‘인민군 건설부대’를 앞세워 한해 만에 해치우려 한다. 어적도에선 제방을 기존의 두배 높이로 쌓고 있는데, 바로 옆 논흙을 파내서 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 시절부터 앞세운 ‘속도전’을 떠올리게 한다. 많은 북한 연구자들은 그 ‘속도전’이 자원 배분을 왜곡시켜 결과적으로 북한 경제의 기반을 훼손했다고 지적해왔다. ‘김정은식 속도전’은 아버지의 그것과 다른 결과를 낳을까?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수해복구의 여파일까? 수해 피해를 크게 입지 않은 접경 지역의 변화 속도는 눈에 띄게 더뎌졌다. 신의주시의 압록강변 세쌍둥이 원통형 아파트 사이에 올라오던 두 동의 건물은 2024년 8월말 접경을 찾았을 때와 같은 상태다. 변화가 없다. 접경 연구자들이 “압록강변 북녘의 현실·변화·지향을 한데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라 부르는 자강도 중강군 중상리 강변 농촌마을도 큰 변화가 없다. 압록강 범람에 쓸려나간 마을의 제방을 보수한 정도다. 짓다만 3~4층짜리 살림집 여러 동은 13개월 전과 같은 모습이다.
압록강 범람에 대응해 강변 제방을 정비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중국은 제방을 더 높이 더 많이 쌓고, 철책을 설치하고는 그 위에 윤형(둥근) 철조망을 얹고 있다. 북한도 강변 철책에 커다란 폐회로티브이(CCTV)를 새로 달았다. 강을 낀 이웃마을 같던 북-중 접경에 ‘차단’ 장치가 더 많아진다.
2025년 9월 하순 압록강변 량강도 김형직군을 지나는 화물열차.
자전거→전기자전거·오토바이
압록강변 북한 쪽의 교통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경제활동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 후커우 공원에서 유람선을 타고 수풍호를 거슬러 오르면 북한 청수노동자구를 지나는데, 전기자전거·오토바이·승용차·승합차·화물트럭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함경북도 온성군의 남양노동자구에 있는 ‘남양역’, 량강도 혜산시 외곽의 ‘위연역’ 등 접경의 주요 역마다 석탄 등을 실은 화물칸을 최대 17칸까지 이어붙인 열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만포혜산청년선 구간에선 남쪽의 지하철 객차 1~2량 길이의 여객열차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13개월 전보다 서너배는 는 듯하다.
북-중 접경 내륙 물류와 ‘밀무역’의 거점으로 불리는 혜산시의 교통량 증가는 인상적이다. 창바이현 ‘빈강공원’에서 강 건너 혜산시의 영흥동과 성후동 사이를 오가는 자동차를 세어봤다. 토요일 밤 10시를 넘어서는 5분에 11~15대가, 일요일 오전 11시쯤엔 5분에 34~38대가 지났다. 승용차는 창청이나 비야디, 대형 화물차는 중궈이치 자동차가 많았다. 대부분 중국 가솔린차다. 이는 한국의 경북 봉화, 강원 인제, 전북 진안의 같은 시간대 교통량에 견줄 수 있다. 혜산시의 교통량이 남쪽의 ‘중소도시 외곽 국도 또는 군청 소재지 주변 지방도 수준’이라는 뜻이다. 국책연구기관의 북한경제 연구자는 “교통량 증가가 인상적”이라며 “그만큼 북한의 경제활동도 활성화되고 있다는 얘기”라고 평했다.
2025년 9월 하순 단둥 유람선 선착장에서 찍은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 뒤쪽 다리)와 압록강단교(앞쪽 다리). 조중우의교 위를 신의주에서 단둥 방향으로 대형 화물 트럭이 달리고 있다. 교각 아래 불빛이 들어온 고층 건물군은 수해복구가 끝난 하단리의 주상복합아파트 군이다.
분주해진 변경 교량
압록강·두만강을 낀 북-중 교량의 물동량 증가도 확연하다.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로 해가 진 뒤에도 대형 화물트럭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2023년 9월과 2024년 8월엔 화물차 이동을 보지 못한 만포-지안 인도교에도 지안세관을 거쳐 화물을 가득 싣고 만포로 들어가는 대형트럭 행렬이 꼬리를 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만포 인도교’는 해방 뒤 북-중 접경에 북한이 세운 유일한 다리다. 창바이현과 혜산을 잇는 인도교에도 해가 지고 나서도 화물을 가득 실은 트럭 행렬이 이어졌다.
그런데 화물의 이동이 일방향이다. 중국→북한 방향 화물트럭엔 예외없이 화물칸이 꽉 차 있는데, 북한→중국 방향은 대부분 화물칸이 비어 있다. 북한의 대중 무역 역조의 현장이다.
2025년 9월 하순 창바이현의 강변 테마파크 ‘천년애성’(千年崖城)에서 내려다본 혜산시 압록강변 지역. 이 사진에서만도 최소 8군데에 각종 차량과 중장비가 밀집주차돼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혜산은 수입차 집결지?
창바이현이 관광객을 끌어모으려 만든 테마파크인 ‘천년애성’(千年崖城)에 99위안을 내고 들어가 ’유리잔도’에 오르면 혜산시 외곽 위연역 인근이 한눈에 들어온다. 위연역에서 압록강변에 이르는 지역의 공터 곳곳에 각종 차량과 중장비 등이 밀집 주차돼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어림잡아 십수곳, 적어도 수백대는 되는 듯하다. 대부분 번호판이 없다. 운행 차량이 아니라, 누군가한테 넘길 차량이라는 방증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2397호’(2017년 12월22일)는 7조에서 “운송수단, 산업용 기계류”를 북한에 “직·간접 공급·판매·이전”하는 행위를 금한다. 이 많은 차량은 누가, 어떤 경로로 구해서, 어디에 쓰려고 혜산시에 모아뒀을까? 궁금증을 풀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북-중 무역에 관여하는 이들의 오랜 경구라는 “위에 정책이 있다면 밑에는 대책이 있다”는 말은 곱씹을만하다.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남양정’이 있는 지린성 투먼 ‘연경무역센터’ (圖門 延景 86界碑店)에 진열된 북한 과자류.
제재는 무력화됐나?
수입차 집결지를 방불케 하는 혜산시의 풍경은 제재 무력화의 증거인가? 중국 정부는 대북 제재 이행에 무관심한가?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다.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남양정’이 있는 지린성 투먼 ‘연경무역센터’에서 만난 중년 상인의 설명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우리 가게가 아마 조선 물품을 가장 많이 갖췄을 거다. 우리가 파는 조선 상품은 모두 세관 검사를 받았다. 공식무역이다. 우리는 조선 물건을 모두 선불로 구매하는데 (대북 제재 탓에) 송금이 안 된다. 우리가 조선에 들어가 달러나 위안화 현금으로 지불한다.” 대북 송금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2016년 3월2일)를 중국 정부가 이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북-중을 잇는 교량을 오가는 대형 화물트럭은 모두 중국 번호판을 달고 있고, 운전기사도 중국인이다. 조선의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중국차·중국기사’만 교량을 오가는 이유는 밀수가 스며드는 걸 막으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안전장치’일 수 있다.
북-중 접경에서 대북 제재는 ‘전면적 이행’도 ‘무력화’도 아닌 그 사이 어디쯤 ‘제한적 이행’의 얼굴을 하고 있는 듯하다.
2025년 9월 하순 출근 시간 직후의 단둥세관 모습
북-중 무역의 복원과 불균형 심화
접경의 풍경이 드러내듯이 북-중 무역은 상승 추세다. 중국 해관의 통계를 보면 지난 1~7월 북한의 대중국 수입은 12억2078만달러다. 2024년 같은 기간의 9억1408만달러보다 33.6% 늘었다. 수출은 2억450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9716만달러보다 24.3% 늘었다. 수입이 수출보다 5배 많다. 북-중 무역이 대북 제재가 본격화하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데, 무역 불균형은 심화하는 추세다. 김정은 위원장이 9월4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회담에서 “양국 간 호혜적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하여 보다 많은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한 까닭이다.
김 위원장의 ‘희망’은 조만간 현실이 될까? 쉽지 않아 보인다. 제재가 북한 경제의 기본 제약 요인이지만, 상품 경쟁력 부족도 간단치 않은 문제다. ‘연경무역센터’의 중년 상인은 “조선 사람들은 열번에 한번 정도나 (납기) 약속을 지킨다. 더구나 요즘 젊은 여행객은 큰 포장을 사지 않는데, 작은 포장으로 만들어달라고 해도 무반응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높은 물류비 부담에 소비자 지향적이지 못한 태도는 북한 물건이 상품이 아닌 기념품으로 취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9월 하순 강건너 자강도 우시군이 보이는 수풍호변 언덕엔 “나는 압록강에서 당신을 생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G331 ROUTE 此生必駕, Must go in your life” 입간판
2025년 9월 하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지린성 투먼의 ‘남양정’에 올라 남양노동자구를 배경으로 틱톡 등 SNS에 올릴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있는 중국 MZ 연인.
중국 MZ들의 로망 G331 여행
압록강·두만강 1334㎞를 따라 이동하며 강건너 북한을 관찰하려면 중국의 ‘G331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동북 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의 경제를 관광을 지렛대로 일으키려는 중국의 지방·중앙 정부는 ‘G331 도로’의 독특한 매력을 관광자원화하려는 듯하다. ‘G331 도로’는 압록강 하류 단둥에서 옌지를 거쳐 내몽골~간쑤~신장위구르까지 9301㎞에 이르는 중국 북쪽 변경 도로다. ‘G331 도로’는 한국의 강원도 해변을 달리는 ‘7번 국도’와 비무장지대 여행을 결합한 것에 가까운데, 시베리아 횡단철도(9288㎞)보다 길다. “G331 ROUTE 此生必駕, Must go in your life”라 적힌 노란색 입간판이 자주 눈에 띈다. ‘이 생에 반드시 와봐야 할 길’이라는 뜻이다. 자강도 우시군이 보이는 수풍호변 언덕엔 “나는 압록강에서 당신을 생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이 있다. ‘G331 도로’ 주요 지점마다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비슷한 크기·시설을 갖춘 관광 조망소 공사가 한창이다. 중국 정부가 2012년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심혈을 기울이는 사회주의애국주의 ‘홍색 관광’에 ‘엠지(MZ) 감성’을 덧씌우는 관광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2025년 9월 하순 백두산 천지.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가 걸려 있다.
9월28일엔 중국 동북의 최대도시인 선양과 백두산(중국 이름 창바이산)을 잇는 고속철도 ‘선바이(瀋白)’선이 개통했다. 430.1㎞ 거리를 2시간 안에 달린다. 이전보다 2시간 남짓 절약할 수 있다. 백두산관광을 활성화해 동북의 경제를 부양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김 위원장도 2016년부터 삼지연을 중심으로 ‘백두산관광문화지구’를 “세계적 산악 관광지”로 만들겠다며 심혈을 기울여온 터다.
중국의 ‘G331 도로’ 관광자원화와 백두산 고속철 개통은 북-중 변경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접경과 백두산관광의 ‘중국화’일까, 아니면 김 위원장의 바람대로 백두산(창바이산)을 거점으로 한 북-중 연계 관광의 활성화로 나아갈까? 지켜볼 일이다. 다만 압도적 자본과 사람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를 북한이 효과적으로 활용하리라 낙관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중국인의 북한관광은 왜 아직도 이뤄지지 않을까? 동북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북한관광은 된다는 말은 많은데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받으면서 중국 사람들은 받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투덜거렸다.
2025년 9월 하순 해질 무렵 단둥의 강변에서 바라본 신압록강대교. 사진 오른쪽이 신의주다.
신압록강대교의 희망고문
신압록강대교라 불리는 ‘중조압록강대교’는 북-중 협력 방향·강도의 가늠자다. 북-중 접경 최대·최장의 4차선 현수교(길이 3016m)로 2015년 완공됐는데, 10년째 개통이 미뤄지고 있다. 단둥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조선과 무역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 2026년엔 개통한다는 얘기가 있긴 한데, 10년째 들어온 소리”라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다리 끝 북쪽 세관 건물로 추정되는 공사는 아직 터닦기 수준이다.
접경 경협을 둘러싼 북-중의 셈법은 복잡미묘하다. 2010년 5월 김정일 위원장 방중 때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합의한 ‘(압록강 하구)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창설 계획은 사실상 폐기 수순이다. 위화도엔 김정은 위원장 주도로 축구장 625개 크기(450정보)의 초대형 온실농장이 들어서고 있다.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관리위원회’ 건물은 바람찬 황금평에 유령처럼 서 있다.
2025년 9월 하순 한 중국인이 중국의 동북쪽 끝 훈춘시 팡촨 용호각에 올라 ‘조-러 우정의 다리’(철교)와 그 바로 뒤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 건설 상황을 담은 영상. 사진 왼쪽 철교 뒤쪽 우뚝 솟은 기둥이 하산에서부터 자동차다리 터닦기 작업을 하는 모습이고, 하진 오른쪽 열차 바로 뒤가 북한 두만강리부터 자동차다리 터닦기 작업을 하는 현장이다. 북쪽의 공사 진척도가 러시아 쪽보다 빨라 보인다. 바이두 영상 갈무리
접근을 거부하는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
북한과 러시아는 2024년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평양 방문 계기에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 건설에 합의했고, 지난 4월30일 착공했다. 중국의 동북쪽 끝 훈춘시 팡촨 용호각에 50위안을 내고 오르면 ‘조-러 우정의 다리’(철교)보다 400m 두만강 하류의 자동차다리 건설 상황을 살필 수 있다. 그런데 외국인 관광객은 팡촨 방문이 극히 어렵고 용호각 입장은 ‘금지’다. 지난해 말부터라는데, 이유는 공지되지 않았다. 북·중·러 3국의 국경이 교차하는 팡촨의 안보 민감성 탓이라고만 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청 말기인 1860년 러시아에 연해주를 빼앗겨 아직도 동해 항구가 없다. 팡촨에서 두만강을 따라 북-러 국경 16.93㎞를 더 가야 동해에 이를 수 있다. 그런데 러시아 쪽 설계도면을 보면 자동차다리의 교각 높이는 수면에서 7m 남짓으로 기존 철교와 사실상 같다. 이래선 중국의 선박이 조-러 양국의 협조 아래 동해로 나아갈 수 없다. 장쩌민 전 중국 주석이 “역사의 꿈”이라 한 중국의 동해 출해는 아직 손에 잡히지 않는다. 북·중·러가 마주한 이곳의 동향은 북중·북러·중러, 3개의 양자 관계와 북·중·러 삼각 관계의 향배를 가늠할 시금석인데, 의미심장한 ‘답보’다.
두만강리와 하산을 잇는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가 완공되면 조-러 교역이 크게 늘 거라는 관측이 많다. 그런데 러시아 전문가의 평가는 차갑다. 지난 9월 중순 블라디보스톡에서 만난 안나 바르달 ‘러시아 극동경제연구원(ERI)’ 수석연구원은 “두만강자동차다리는 기존 철교와 마찬가지로 러-북 경제협력의 상징성과 국제사회에 신호 보내기 차원일뿐 경제성은 전혀 없다”라고 잘라말했다.
2025년 9월 하순 ‘3월5일 청년동광’이 있는 자강도 중강군 호하노동자구의 한복판에 돋을새김된 정치구호들.
김정은 사상 일색화 압록강·두만강변
북녘의 또다른 변화는 정치구호다. 거의 모든 구호가 ‘김정은’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달라지고 있다. 압록강 하류 신의주항의 “주체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 구호는 만포와 혜산을 거쳐 두만강변 함북의 남양역 외벽에서도 발견된다. “전당과 온 사회를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일색화하자”라는 구호도 ‘3월5일 청년동광’이 있는 자강도 중강군 호하노동자구의 한복판, 혜산시 호텔 외벽 등 도처에 내걸렸다. 2026년 1월로 예상되는 조선노동당 9차 대회를 계기로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을 당규약에 명시해 “조선노동당의 유일한 지도사상”이라는 ‘김일성-김정일주의’와 같은 반열에 올리기라도 하려는 걸까?
글·사진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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