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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조금 지난 시각, 김해 생림중학교 체육관에는 배구공 튀는 소리와 함께 학생들의 숨소리가 울려 퍼진다. 새벽같이 일어나 교내 체육관에 모인 학생들이다. 누가 시켜서도, 억지로 끌려 나와서도 아니다. 배구로 하루를 여는 건 오롯이 그들의 선택이다. 전교생 47명의 작은 학교지만, 그 안에서 피어나는 열정은 결코 작지 않다. '단 한 번도 이긴 적 없는' 배구 동아리. 그러나 그 안에는 패배보다 더 깊은 성장과 유대의 시간이 담겨 있다. 아직 승리는 없지만, 이들은 누구보다 뜨겁게 자라고 있다. 땀과 웃음, 때로는 눈물까지. 김해 생림중학교 배구 동아리가 함께 쌓아온 그 시간을 들여다본다.
새벽 깨우는 배구 열정
지난 5일, 생림중학교 개교기념일. 학교 체육관은 dormitory 쉬는 날답지 않게 아이들 목소리로 가득 찼다. 배구 수업은 금요일 방과 후 한 차례뿐이지만 수업이 없는 날에도 훈련은 계속된다. 주말이면 더 많은 학생이 모이고, 여름방학에도 훈련은 멈추지 않았다.

주중 이른 아침에도 꾸준히 체육관에 모인다. 이른 시간,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서는 학생들은 서로 이끌고 배우며, 팀워크 소비자대출 를 쌓아간다. 3학년이 동생들을 이끌고, 동생들은 선배를 따르며 익힌다.




생림중 배구 동아리 학생들이 훈련을 마치고 함께 찍은 단체 사진. /문정민 기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학생 15명가량이 주부 자발적으로 모여 땀 흘리며 연습에 열중한다. 전교생 47명 중 절반 가까운 20여 명이 배구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다.
훈련의 강도는 만만치 않다. 기초 체력과 심폐지구력, 순발력으로 몸을 풀고, 리시브·서브·패스·연결·공격으로 이어지는 기술 훈련이 이어진다. 마지막은 실전 게임이다. 3시간만 연습하자고 모였는데도, 막상 시작하면 시간이 부산개인회생상담 훌쩍 지나 있다.
생림중은 통학 여건이 녹록지 않다. 대부분 김해 시내 삼계동에서 통학하기 때문에 거리는 멀고 교통도 불편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데, 배차 간격이 1시간에 한 대꼴이다. 한 번 놓치면 다음 버스를 한참 기다려야 한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기꺼이 새벽을 깨운다. 곽의찬(2학년) 학생 언제든지전화해 역시 그중 한 명이다. 삼계동에서 통학하는 그는 매일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난다. 학교에 도착하면 오전 7시 조금 지난다.

"누나가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말릴 때도 있어요. 그래도 저는 그냥 재미있어서 와요. 스파이크가 한 번만 제대로 맞아도, 그 순간 기분이 확 좋아지거든요."




개교기념일인 9월 5일, 공식 수업은 없지만 생림중학교 체육관은 여느 날처럼 열기로 가득했다. 자발적으로 모여 훈련에 임하는 배구 동아리 학생들. /문정민 기자


'1승'을 향한 간절함, 하나된 마음으로
생림중은 3년 연속 김해교육장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출전했다. 생활체육 9인제 배구 경기를 치르려면 9명이 꼭 필요하다. 누구 하나 빠지면 경기가 어렵다. 실력보다 먼저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
열악한 환경 속에도 생림중은 해마다 9명을 채워 출전하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번에는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이유는 하나. 그동안 흘린 땀을 믿기 때문이다.
모두가 간절히 바라는 '1승'을 향해 함께 땀 흘리는 시간. 그 속에서 아이들은 점점 더 단단히 하나로 뭉쳐간다.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심현준(3학년) 학생은 1학년 시절, 혼자 잘하려는 마음이 컸었다. 하지만 이제는 후배들을 먼저 챙기며 훈련을 이끄는 존재가 됐다.
"애들한테 연락해서 '오늘은 꼭 와야지' 하고 챙겨요. 같이 훈련하고 나면 뿌듯해요."
김민겸(2학년) 학생은 "이겨본 적이 없는 팀"이란 말을 들을 때마다 복잡한 마음이 든다. 전국대회 진출이 목표지만, 그보다 더 바라는 건 "승리의 기쁨을 팀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최근 연습경기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경험했다. 상대 팀도 생림중이 달라졌다고 인정했다. 학생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승패를 떠나, 배구는 학생들에게 스스로를 이겨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배구 동아리의 몇 안 되는 여학생 중 한 명인 노현주(2학년) 학생은 처음엔 운동이 너무 버거웠다.

"숨이 차고, 체력도 부족해서 몇 번 포기하고 싶었어요.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새 체력이 붙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짧은 쉬는 시간에도 배구공을 놓지 않는 학생들. 배구는 이들에게 놀이이자 일상이다. /생림중


경기보다 값진 시간들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마다 남녀 구분 없이 배구공을 튄다. 주말에도 대화는 늘 배구로 이어진다. 함께 웃고, 함께 땀 흘리며 학생들은 점점 더 하나로 엮인다. 배구는 생림중에서 단순한 '운동'을 넘어, 일상이자 모두의 공통 관심사다.
이런 풍경을 지켜보는 김영일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정이말로 '진짜 교육'이라고 여긴다.
"배구 덕분에 남학생, 여학생, 선후배가 하나로 묶여요. 작은학교라 운동 재능이 특별히 뛰어난 아이가 많은 건 아니에요. 대신 매일 꾸준히 나와요. 재미를 느끼고, 학교에 소속감을 느끼니까요."
그에게 가장 소중한 건 '승부'보다 '몰입'이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인다는 게 중요하죠. 그게 바로 교육이잖아요. 학생들이 진심이니까, 저도 진심으로 함께하게 돼요."
이기옥 교장 역시 같은 마음을 전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오는 학생들은 처음 봤어요. 쉬는 시간에도 나와서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값진 경험이라는 걸 느낍니다. 운동을 하면 정서가 좋아지고, 혼자가 아니라 '우리'라는 감각이 생겨요. 그 유대감이 학교를 단단하게 만들어줘요."
이렇게 함께 쌓아 올린 경험은, 학생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이기지 못해도 괜찮아요. 우리는 함께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언젠가 첫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그 순간은 단순한 스코어 이상의 의미가 될 것이다. 서로를 믿고, 함께 버텨온 시간들이 만들어낸 눈부신 결과. 지금 이 순간에도 생림중학교 배구 동아리는 그 '과정'을 땀으로 써내려가고 있다.
/문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