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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방문한 한남2구역의 전경. 2025.04.18/뉴스1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이 시공사 대우건설의 공약 미이행 문제를 두고 조합 내 내홍을 겪고 있다. 조합은 대우건설(047040)이 수주 당시 내건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시공사 전면 교체를 추진 중이다.
다만 일부 조합원들은 득보다 실이 크다며 교체에 반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대표이사까지 나서 조합원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2구역 조합은 4월 27일 총회를 열고 '대우건설 시공사 재신임' 안건을 투표에 부쳐 시공사 교체 여부를 결정한다. 2023년 총회에서는 조합원 909명 중 kt휴대폰요금 찬성 414표, 반대 317표로 대우건설이 재신임받았다.
'118 프로젝트' 무산에 시공사 변경 추진…조합 내에서도 '갑론을박'
대우건설은 2022년 시공사 선정 당시 고도 제한을 90m에서 118m로 완화하고 최고 층수를 21층으로 높이는 '118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한남2구역을 관통하는 도로 폐지 조건도 내세워 쌍용자동차 추석 롯데건설을 따돌리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이같은 계획에 인허가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프로젝트가 좌초됐다. 조합장 등 일부 조합원은 대우건설이 ‘118 프로젝트’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신임을 묻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며, 시공사 교체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한 조합원은 "이번 재신임은 당시 약속에 대한 책임 소교 을 묻는 절차다"고 말했다.
홍경태 한남2구역 조합장도 "대우건설과의 계약 해지 시 최고 시공사가 참여할 것을 확신한다"며 "조합장직을 걸고 책임지겠다"고 했다.
시공사 교체 두고 다양한 의견 나와…지연 우려 커져
조합 내부에서는 시공사 교체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일부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급여압류기준 등 대형 건설사 참여를 기대하는 분위기인 반면 재선정에 따른 지연과 비용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한남2구역조합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 후 심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 시공사 재선정 시 관리처분 계획을 수정해야 하고, 심의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해 어느 정도의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다. 사업 지연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 등 발생하는 독일성적 추가 비용에 대한 우려도 높다.
또 다른 조합원은 "이주가 눈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다시 시공사를 선정한다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며 "급하게 시공사 재선정을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한남2구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마음은 이해되지만, 시간·비용 측면에서 시공사 교체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귀띔했다.
대표이사 나서 재신임 호소…'공문' 통해 경고도



17일 한남2구역의 한 다세대주택 벽면에 시공사 재선정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5.04.18/ 뉴스1 윤주현


대우건설은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합원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사업이 기존 일정대로 진행하면 6월 관리처분계획인가 후 하반기 이주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시공사를 교체하면 시공사를 교체하면 최소 2698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세부 항목은 △공사비 증가 2015억 원(1년 6개월 지연 기준) △금융비용 503억 원(브릿지론 지연배상금) △인허가 용역비 180억 원 등이다.
최근에는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가 나서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 150% △최소 이주비 10억원 △이주비 상환 시기 1년 유예 등을 제시하며 조합원들의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이와 별개로 18일 대우건설은 공문을 통해 "이번 재재신임은 118 프로젝트에만 평가받고 신임받는 자리이며 타시공사의 교체를 전제로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다"며 투명한 재재신임 총회를 조합 측에 요청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재재신임 총회 자체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의 공문"이라며 "최근 허위사실에 가까운 내용이 공유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27일 열릴 재신임 총회 결과에 한남2구역의 재개발 사업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조합 내부에서도 의견이 각자 갈린 만큼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남뉴타운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은 계속된 줄다리기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며 "결과가 어떻게 되든 빨리 상황이 정리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