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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새해 첫날 아침, 임실 오수천 징검다리 풍경


ⓒ 이완우




2025년 새해 첫날 아침의 희망찬 햇살을 맞이하며, 임실 오수천에서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삼계석문을 찾아갔다. 삼계석문은 오수면에서 삼계면으로 오수천이 흘러 내려가는 경계의 협곡 지역을 이름하는 지명이다. 냇가 서울대학교 대학원 옆 큰 바위에 '삼계석문'(三磎石門)이라고 새겨진 한문 각자(刻字)를 말하기도 한다.

삼계석문은 40년 전까지만 해도 오수천의 맑은 냇가에 하얀 모래밭이 넓게 형성되고 너른 바위가 펼쳐졌었다. 남원과 전주에서 여름철에는 피서객들이 많이 찾았던 천렵의 명소였다. 전라선 서도역에서 삼계석문까지 2km의 논길이니, 교통도 편 주택금융공사 전세자금대출 리하였다.

지역 주민들은 삼계석문을 사랑하며 이런 노래를 흥얼거렸다. 물빛 맑은 매안천과 서도천 율천 냇물, 서류하다 합수하는 삼계석문 빼어남이 그 어디만 못 하리오. 남원 읍내 광한루나 관촌 마을 사선대는 오늘 갔다 오늘 오는 하룻길로 모자라니. 산도 좋고 물도 좋은 삼계석문 찾아가자, 우리 고장 자랑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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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수천 협애의 삼계석문 풍경, 완주순천고속도로가 통과. 협애 오른쪽에 단구대, 삼계석문 각자. 왼쪽 대학생대출금리 에 석련대 바위.


ⓒ 이완우




삼계석문은 양쪽에 산줄기가 흘러와서 오수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여 이룬 협곡으로 협애(狹隘)이다. 남원부 고지도(1872년)에 현재의 임실 삼계면의 일부인 3년이내 말천(末川)방에서 삼계석문 앞 험애를 지나 현재의 남원시 사매면의 일부인 사동(巳洞)방으로 향하는 소로가 표시되어 있다. 이러한 협애에 완주순천고속도로가 높은 교각을 세워서 양쪽의 산줄기를 교량으로 연결하여 달리고 있다.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의 산줄기가 분기하여 장수 팔공산에 이른다. 장수 팔공산에서 남원 방향으로 천황지맥이 기세 좋게 뻗어 내려가며 하나의 산줄기가 사매면의 노봉을 거쳐 삼계석문의 오수천에 멈춘다. 장수 팔공산에서 임실 방향으로 성수지맥이 뻗어내려 하나의 산줄기가 노산을 거쳐 이곳에 도달하였다.

천황지맥과 성수지맥의 두 산줄기로 포근하게 에워싸인 지역이 오수분지를 이루었다. 이 오수분지의 중앙에 오수천이 흐른다. 삼계석문은 오수분지의 하천이 모여서 흘러 나가는 수구(水口)였고, 오수분지로 진입하는 입구였다.










▲  단구대와 구로정


ⓒ 이완우




흘러가는 오수천을 가운데 두고 삼계석문 협애의 오른쪽에 단구(丹丘)의 큰 글씨가 새겨진 단구대(丹丘臺)가 있다. 냇가에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가 붉은색이어서 자단(紫丹)이라고도 하였다.

이 단구대 높은 바위 위에 평평하고 넓은 터전이 있는데, 구로정(九老亭)이 세워져 있다. 구로정(九老亭)은 17세기 중엽에 세운 둔덕방 구로회(九老會)의 누정이었다. 구로회에는 병자호란(1636~1637)에 의병으로 참여했던 선비들이나 그 가족들로 9명의 모임이었다.

단구대와 구로정에서 오수천이 흘러가는 서쪽으로 70m 위치의 가까운 바위 절벽이 냇가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 바위에 암각서 삼계석문(三磎石門)이 새겨졌다. 네 글자는 전체 길이 4m가 되는 거대한 암각서 글자 행렬이다. 글씨 한 자의 크기는 가로 70cm, 세로 80cm로 당당하여, 옛날 분들은 이 글씨들을 대들보같이 튼실하게 여겼다.










▲  삼계석문 바위와 암각서(三磎石門 삼계석문)


ⓒ 이완우




이 삼계석문 글씨는 17세기 중엽에 새겨졌다. 고운 최치원(857~?)의 글씨를 쌍계사 입구에 새긴 쌍계석문(㕠磎石門) 글씨체를 본뜬 것이라고 한다.

17세기에 삼계석문 글씨를 이곳에 새기고, 이 글씨를 최치원의 글씨라고 여겼다. 단구대 위에 구로정에서 모임을 가졌던 선비가 쓴 오언절구 한시를 보면, 최치원이 지향했던 이상 세계를 이 지역의 선비들이 염원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萬古三溪洞(만고삼계동)天敎石作文(천교석작문)孤雲四大字(고운사대자)留與護仙源(류여호선원)
예로부터 삼계동(삼계석문)이 있었네하늘을 본받아 바위에 글자를 새기니고운(최치원)의 큰 네 글자(삼계석문)라네.(이곳에) 머물러 함께 다스려가네, 무릉의 세상을.
쌍계석문은 지리산 하동 쌍계사의 어귀에 세워진 두 개의 바위이다. 이 두 바위에 쌍계(雙磎)와 석문(石門)이 각각 새겨졌다. 쌍계석문은 쌍계사의 일주문 역할을 하였다.
기자는 50년 전 젊은 시절에 전라선 서도역에 철도원으로 근무하였다. 그 시절, 서도역 직원들과 함께 삼계석문에 여름철 피서를 왔었다. 삼계석문이 자연 지형으로 오수분지의 수구로서 출입문을 이룬다면, 하동 쌍계사의 쌍계석문처럼 마주 보는 바위가 두 개 있어야 마땅하다고 오랫동안 궁금했었다.

2025년 새해 첫날 아침 일찍 이곳 삼계석문을 찾은 목적은 사실 단구대에 대칭되는 오수천 건너의 어떤 바위를 찾아보기 위한 탐방이었다. 삼계석문 협애 단구대가 오수천 오른쪽에 있다. 오수천 왼쪽에 이에 버금가는 바위가 있어야, 대칭이 되어 자연스러울 것이다.










▲  석련대


ⓒ 이완우












▲  연꽃 형상 바위와 암각서(石蓮臺)


ⓒ 이완우




삼계석문에서 마주 보이는 오수천 건너 산기슭으로 올라갔다. 삼계석문에서 이쪽으로 살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노적봉으로 향사는 등산로와 안내판이 보였다. 등산로를 따라 50m 정도 올라갔는데, 겨울철이어서 낙엽이 진 나무들 사이로 커다란 바위가 보였다. 거대한 바위가 절리가 발생하고 오랜 풍화를 거쳐서, 큰 바위 아래 많은 작은 바위들이 흘러내려 있었다.

거대한 바위가 나타났다. 오수천 건너편의 단구대와 삼계석문 바위보다 수십 배는 더 큰 규모의 바위였다. 커다란 바위는 4단으로 층계를 이루었다.
3단의 위치에 커다란 연꽃 형상의 바위가 있는데, 석련대(石蓮臺, 글씨 크기 50cm 정사각형 모양) 암각서가 새겨졌다. 큰 바위가 수직 절리로 틈을 이루고 세워진 형상이 연꽃 모양이 흡사했다. 3단의 석련대 암각서 바위 위로 빙 돌아서 올라가 보니, 규모가 작은 연꽃 바위가 또 있었다.

석련대 4단 바위 전체 크기는 가로 20m, 높이 15m 이상 되는 규모였다. 석련대 바위에서 조금 떨어져 노적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옆에 연꽃 봉오리 형상의 바위가 하늘로 솟아 있었다.










▲  위쪽 바위 절리가 형성한 연꽃 모양과 암각서, 아래 왼쪽, 오른쪽의 석련대 암각서 바위의 앞으로 연꽃잎처럼 펼쳐진(기울어진) 형상


ⓒ 이완우












▲  석련대 암각서 절리 바위 위의 평형한 바위 상면에 있는 다시 작은 연꽃 모양의 바위 절리 형상


ⓒ 이완우




석련대 바위를 크게 네 가지 형상으로 구분하여 보았다. 연꽃이 핀 바위, 그 연꽃 바위가 얹혀있는 좌대 역할의 더 큰 바위, 연꽃 핀 바위 위에 있는 다시 작은 연꽃 바위(이 바위는 석련대 아래에서는 안 보임), 등산로 건너편의 연꽃 봉오리 바위.

석련대에서 오수천 냇물 소리가 들리고, 완주순천고속도로 고가 교량 위를 달리는 차량의 소리가 들린다. 오수천 건녀편 단구대와 삼계석문 암각서 바위 위치가 잘 보인다. 삼계석문의 문기둥인 단구대와 대칭이 되는 다른 문기둥으로 석련대를 처음 만나보았다. 연꽃으로 피어나는 거대한 바위 석련대는 참으로 인상 깊었다.
삼계석문, 단구대 암각서와 구로정은 문화유산으로 안내판이 잘 정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안내판 하나 없이, 석련대는 지금까지 잊혔었다.
삼계석문 단구대에서 '단구'는 이곳 바위가 붉은색이어서 유래한 명칭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구'는 동해에 있으며 신선이 산다는 전설상의 선경이다. 이곳 '석련대'의 연꽃은 미륵부처 이상세계를 상징하는 꽃의 의미가 될 수 있겠다. 석련대에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노봉 아래 호성사지의 마애미륵불좌상 바위가 있다.

임실 삼계석문 가까운 오수천의 제방에서 멀리 천황봉(만행산)의 너른 품에 안긴 오수분지 풍경이 평화로왔다. 오수천이 방향을 여러 번 바꾸어가며 삼계석문으로 흘러 내려간다. 삼계석문의 오른쪽에 단구대, 왼쪽에 석련대로 두 문기둥 역할을 하는 바위가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하였다. 임실 오수천의 삼계석문은 동쪽 해 떠오르는 방향인 단구대와 석련대에서 2025년 새해의 밝은 희망을 활짝 열고 있었다.










▲  석련대 가까운 곳의 연꽃 봉오리 형상의 바위


ⓒ 이완우












▲  멀리 천황봉(만행산)의 너른 품에 안긴 오수분지 풍경, 삼계석문 앞 오수천 제방에서 본 풍경.


ⓒ 이완우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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