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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롤터해협은 대서양의 바닷물이 지중해로 들어오는 유일한 통로다. 폭이 14km밖에 안 돼 지브롤터산에 오르면 아프리카 대륙이 눈앞에 보인다. 지브롤터라는 지명은 '자발 타리크'에서 유래한다. 이슬람어로 '자발'은 산, '타리크'는 처음 군대를 이끌고 해협을 건너 이베리아반도를 정복한 이슬람 장군의 이름에서 땄다. '자발 타리크'가 세월을 거쳐 '지브롤터'로 된 것. 15세기 이후 이슬람이 물러난 뒤에도 이름은 남았다.
흥미롭게도 지브롤터는 영국 땅이다. 영국과 스페인은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여러 번 전쟁을 벌였고, 결국 18세기부터 영국이 이곳을 갖게 되었다. 그 후 지금까지 스페인은 여러 신탁
번 반환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주민들도 90% 넘게 영국 시민으로 살 것을 희망한다. 면적은 약 7㎢로 강화도의 3분의 1 정도다. 인구는 4만 명. 지브롤터는 인접한 스페인 지역의 경제를 지탱해 준다. 연간 1,000만 명이 지브롤터를 찾고, 그들 대부분이 스페인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국경검문소는 매우 혼잡했다. 길게 늘어바다이야기배당
선 줄에 붙어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국경 심사는 의외로 간단했다. 세관원이 여권에 스탬프 하나 찍어 주며 '안녕히 가세요' 라며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인사를 건넸다.
이번 여행은 전문가이드와 함께 12명이 뭉쳐 다니기로 했다. 가이드는 운전도 직접 했다. 들어보니 지브롤터 태생 영국인이다. 영국 땅이지만 영국인 비중은 겨우 10% 100만원주식투자
남짓이라고 한다. 스페인계가 대부분이며 모로코와 유대계 사람들도 많이 산다고 한다.



지브롤터 시내.


가이드는 악센트가 심한 영어로 안내를 했다. 영국식 억양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일단 속도가 엄청 빨랐다. 영어가 트루스탁
공식 언어지만 스페인어와 아랍어, 이탈리어와 섞인 지브롤터만의 언어 '야니토'도 통용된다고 한다.
곧 사진으로만 보던 지브롤터를 실제로 마주하게 되었다. 바다를 향해 솟아오른 거대한 바위벽에 압도당했다. 약 400m의 마치 칼로 도려낸 듯 반듯한 거대한 벽이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다. 유럽의 관문이라는 것이 실감났다. 대서양에서 오는 바람과황금성용가리
파도는 이곳에서 모두 부서진다. 무엇이든지 다 막아낼 듯한 위엄이다. 보험회사 '프루덴셜'이 지브롤터를 회사 로고로 쓰고 있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고대에는 지브롤터 너머가 위험한 곳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렇기에 헤라클레스가 이곳에 두개의 기둥을 세우고 세상의 끝이라는 표시를 했다고 한다. '헤라클라스의 기둥'을 넘어서면 낭떠러지니 더 이상 나아가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였다.



바바리 원숭이.


원숭이 신세가 사람보다 낫다
오래 전 지중해는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의 충돌로 만들어진 내륙 호수였다. 그 깊이는 수천m에 달하고 일조량이 높아 지금의 사해보다 염분이 더 높았다. 이후 대서양 물이 유입되면서 지브롤터 지역의 둑이 터지면서 바다가 되었다.
지금도 지브롤터해협의 바닷물은 대서양에서 지중해로만 흘러든다. 그리고 유속은 엄청나게 빠르다. 지브롤터 정상에서 바다를 보고 있으면 물살이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푸른 물줄기가 세차게 지중해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스페인 남부 해안의 바닷물이 여름에도 찬 기운이 느껴지는 건 대서양에서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령 지브롤터의 진정한 주인은 원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바리Barbary 원숭이다. 원래 북아프리카가 원산지이며, 꼬리가 없다고 할 정도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가이드는 이들을 지브롤터의 왕족이라고 표현했다. 원숭이는 지브롤터 지역 경제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원숭이를 모델로 하는 다양한 관광 아이템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유럽 유일 야생원숭이다.
먹이주기는 당연히 금지. 또 먹이를 뺏겨서도 안 된다. 그래서 음식물은 반드시 가방 안에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숭이에게 강탈당한다.
강도짓을 해도 무적이다. 지위가 영국시민 급이다. 처칠이 '바바리 원숭이가 살고 있는 한 이곳 지브롤터는 영원한 영국 땅'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후 영국은 국가 차원에서 원숭이를 보호한다.



산 미카엘 동굴.


한편 지브롤터 산 바로 아래에는 산 미카엘St. Michael이라는 동굴이 있다. 내부에는 넓은 무대와 객석이 설치되어 있고 공연도 종종 열린다고 한다. 멀리 않은 곳에는 고르함Gorham동굴이 있다. 약 2만8,000년 전 네안데르탈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된 곳이다. 기존 학설은 최소 4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인이 자취를 감추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동굴의 발견으로 뒤집혔다.
지브롤터는 존 레논과 오노 요코가 결혼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결혼절차가 신속하고 간편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피하고 싶었던 커플은 이곳을 택했다. 이로 인해 지브롤터는 한층 더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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