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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6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 날이 어두워지자 시민들은 각자 챙겨온 응원봉을 하나씩 꺼내들더니 조명을 켰다. 집회 참가자들로 가득찬 10개 차선은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 형형색색 불빛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윤석열 체포"를 외치며 함성 소리를 냈다.
반대편에는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한 채로 대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위법 행위로 많은 시민들 불편이 발생했다"며 "해산 명령을 내린다. 즉시 해산해달라"고 수차례 말했다. 시민들은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며 가수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날 오후 6시55분 기준 민주노총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에는 경찰 측 추산 2만명이 모였다. 한남동 루터교회 방면에서 진행 중인 보수 집회의 경우 경찰 추산 인원은 3만명이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한강진역 3번 출구에 모여 행진해 한남동 관저 근처에 모여 긴급행동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비상행동은 철야농성으로 시민과 함께 한다. 일요일에도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집회를 이어간다"고 말했다.
4일 오후 7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 일대 차선에 집회 참가자들이 모인 모습. /영상=송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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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체포" VS "대통령 지키자" 아침부터 모인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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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9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근처에 맞불 집회로 보수단체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오석진 기자
이날 한남동 관저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집회 참가자들로 붐볐다. 민주노총은 전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을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도로 위에 자리를 잡고 '윤석열 즉각 체포' '내란수괴 즉각 체포' '내란공범 쓸어버리자' 등의 팻말을 들었다. 한 손에는 핫팩, 다른 한 손에는 팬클럽 조명을 든 채 "아침은 온다" 등을 외쳤다.
대학생 이모씨(26)는 이날 새벽 5시 첫차를 타고 인천에서 이곳까지 왔다. 그동안 그는 매주 토요일마다 집회 현장을 찾았다고 했다. 이씨는 "집에만 있어도 뉴스만 볼 것 같아서 머릿 수 채우자는 심정으로 왔다"고 했다.
보수단체인 신자유연대는 지난 3일 오전 6시부터 '탄핵 기각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싸우겠다' '새해 소원은 이재명 체포' '사법부 척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해산'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 측 무대를 바라봤다.
한 쪽에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주셔서 감사하다' '배신자들 속 빛난 경호처장 감사' '우리의 대통령 지킵시다' 등의 화환도 수십개씩 줄지어 있었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70대 남성 김모씨는 "오전 아침 7시30분부터 나왔다"며 "공수처가 어제 왔는데 돌아가서 너무 좋았다. 체포하려고 하면 지지자들이 관저 앞으로 다들 뛰어갈 것이다. 옳고 그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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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VS 민주노총 1시간 대치… 조합원 2명 체포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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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12시5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빌딩 앞에 경찰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 /사진=오석진 기자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날 오후 12시50분쯤 민주노총 조합원 2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하기도 했다. 이날 민주노총 조합원과 집회 참가자들이 한남동 관저 방향으로 행진하려고 하자 경찰은 이를 불허한다며 철수하라고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가 "집회를 방해하지 말라"고 말하자 경찰은 "2차 해산 명령에도 점거를 해 시민 불편을 초래했다"고 맞받아쳤다.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윤석열 체포하라" "경찰 비켜라" 등을 외쳤다.
조합원 중 일부가 체포되자 시민들은 경찰에 등을 돌린 채 도로 위에 앉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1시간 넘는 대치 끝에 오후 1시18분쯤 한남동 관저 반대편 쪽인 본 집회 방향으로 이동했다.
민주노총은 관계자는 "집회신고한 구간을 행진하던 중 경찰은 제한 구간이라며 가로 막았다"며 "경찰은 내란범 윤석열 호위무사 역할 중단하고 내란수괴를 체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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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몰려간 시민들… 10개 차선 모두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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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3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도로 모든 차선에 집회 참가자들이 서있다. /사진=송정현 기자
이날 오후 3시10분쯤에는 윤 대통령의 체포를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전 차선을 모두 확보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한남동 관저 앞에는 인파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일부 시민들은 "압사 당할 것 같다" "서 있을 자리가 없다" "경찰은 차를 빼고 공간을 만들어라" 등을 외쳤다. 이곳을 방문한 20대 여성은 "집회 참여자 수가 너무 빨리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시민들 안전 확보해달라고 요청 중이다. 우리도 앉을 공간이 없어서 지금 인도에 서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안전을 위해 직접 질서유지선을 밀고 일대 10개의 모든 차선을 확보했다. 공간이 좀 더 여유롭게 되자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옆으로 이동했다. 집회 측은 "계속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한남대로 일대가 막히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며 "경찰들은 더 빨리 차도를 열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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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김밥·핫팩… 한남동에 몰려든 기부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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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시민들에게 무료로 컵라면, 간식거리 등을 전달하는 부스가 마련됐다. /사진=송정현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빌딩 앞에는 민주노총이 시민들을 위한 간식 테이블을 마련했다. 도넛을 비롯해 핫팩, 따뜻한 물, 쌍화탕, 컵라면 등이 있었다. 이들은 시민들을 향해 "무료로 가져가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따뜻한 커피와 사탕을 나눠주던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은 "어제 밤 8시부터 나눠주기 시작했다"며 "어제는 커피와 라면 중심이었는데 오늘은 시민들 후원 물품이 다양하게 도착했다. 라면과 도넛이 인기가 많아서 가장 먼저 품절됐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물품 후원을 받는 카카오톡 단체방도 운영됐다. 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은 김밥과 생수, 핫팩 등을 각자 주문해 집회 장소로 배달을 신청했다. "타지에서 출발해 늦게 도착할 것 같은데 생수를 가져가는 게 좋겠느냐" "약소하지만 김밥 10줄을 보냈다" 등의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배달이 된 물품은 현장 자원봉사자들이 1차적으로 수령해 주변에 있는 부스에 배분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20대 김모씨는 "온라인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참여하게 됐다"며 "어제 밤 8시30분부터 이곳에 배송된 물품을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어제부터 날을 샜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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