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이종욱이 떠오르는 까닭

2006년 5월 뇌출혈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WHO의 故 이종욱 사무총장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구를 흔들고 있습니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3일
“유럽이 코로나 팬데믹의 진앙(epicenter)이 됐다”고 말한 것처럼,
서구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브러여수스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될 때
중국을 옹호하면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에 미적거린 과오 때문에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그는 사무총장 취임 초
짐바브웨의 독재자 무가베를 WHO 친선대사로 임명하려고 했고
뜬금없이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고 나서 WHO의 정치논란을 자초하더니
이번 코로나 팬데믹에서도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일본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크루즈선 감염자들의 국적을
일본이 아닌 ‘기타’로 분류했고, 치사율을 경솔하게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이종욱 박사를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겁니다.
2006년 5월 WHO의 이종욱 사무총장이 뇌출혈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이 박사의 뒤를 이은 마거릿 챈과 거브러여수스 모두 중국의 후원에 따라
WHO 사무총장에 올랐지만, 오십보백보라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 총장의 장례식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헌사를 보면,
이 총장의 부재가 더욱 더 안타깝습니다.
“이 박사는 결핵, 에이즈와 싸우는 것에서부터 소아마비를 박멸한 것에까지
수백만 명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피로를 모른 채 일해 왔습니다.
인플루엔자 팬데믹의 위기를 포함해서 국제사회가 21세기의 위기와 맞서는데
엄청난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그의 공헌으로 말미암아 세계의 리더와 기관들은
공중보건의 위기가 잠재적으로 얼마나 파괴적인지 알게 됐습니다.”
이 박사는 서울대 의대 재학시절 안양 나자로 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를 돕다가
그곳에서 만난 일본인 자원봉사자 레이코 여사와 결혼합니다.
부인과 함께 사모아의 린든 존슨 병원에서 환자를 정성껏 돌봐
‘아시아의 슈바이처’로 불렸습니다.
WHO 서태평양 지역사무처 한센병 자문관에 위촉돼 WHO와 인연을 맺고,
나중에 WHO 본부로 들어가서 기적같은 업적을 내다가 사무총장에 오릅니다.
그는 세계의 리더들로부터 ‘행동하는 사람(Man of Action)’으로 불렸습니다.
2003년 사무총장이 되고 2005년까지 300만 명의 에이즈 환자에게
치료제를 보급하겠다는 ‘3 by 5 계획’을 발표하자
주위에서는 목표를 못 달성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주위사람에게 이렇게 말하고 밀어붙입니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수많은 이유가 있고 그럴 듯한 핑계가 생기지.
시작하기도 전에 고민만 하다간 아무것도 못 해.
옳은 일만 하면 다들 도와주고 지원하기 마련이란 걸 명심하라고.”
결국 300만 명에는 못 미치지만 100만명을 치료하는 엄청난 성과를 거둡니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TV에 자주 등장하는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 총장의 전기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라》에서 이렇게 전합니다.
“옳다고 생각하면 바로 행동해야 해.
돈이 없어서 전문 인력이 부족해서, 같이 일할 지원 인력이 필요해서,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렸다가…
이런 식으로 하지 않을 핑계를 대면 한이 없거든,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면 일단 시작해야 해.”
이 박사가 이런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꿈이 명확했고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일 겁니다.
페루 리마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부인, 레이코 여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비가 올 때면 어디엔가 태양이 떠 있다며 그것을 찾으러 가자고 했어요.
그리고 따라가다 보면 태양이 보였지요. 그걸 보면서 어린이 마냥 즐거워했습니다.
그는 꿈을 꾸었고 이를 이루려고 노력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박사는 WHO 사무총장 취임식 때
“우리는 옳은 일을 해야 합니다.
올바른 장소에서 해야 하며, 올바른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 정신을 잊은 듯한 WHO의 후임 사무총장들을 보면서
이 박사의 부재가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리더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위기에서는….
---------------------------------------------------------------
2006년 5월 22일 세계보건기구 총회 준비 중
지주막하출혈로 쓰러져 사망했으며, WHO장으로 장례식이 치러졌다.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다.
한국 정부는 세계보건 증진을 위한 혁혁한 업적을 쌓아 국위를 선양한 공적을 기려
2006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가운데 최고등급인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보건복지부 국민훈장 모란장, 한국언론인연합회 자랑스런 한국인대상,
대한적십자사 적십자 인도장 금장, 대한의사협회·한미약품 한·미 자랑스런 의사상,
세계한센포럼 한센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故 이종욱 박사 추모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ieddY9Kvisk&lc=z22vgvnorky5xruyx04t1aokgmueapmhtsnunug5agpvbk0h00410&fbclid=IwAR0cRRXUAvVgMXM5vASkp6RdJScYQbl86L_FWI60XZjvhBnWBIWL0f-QXRI
- 29262 휘선회 이순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종욱이 떠오르는 까닭 2020-03-20
- 29261 휘선회 이순실 산중문답(山中問答) - 이백(李白) 2020-03-13
- 29260 휘선회 이순실 ‘철부지 시니어’의 ‘내맘대로 지구한바퀴’ - 꼬리뉴스 2020-03-13
- 29258 휘선회 이순실 철부지 시니어 729일간 내 맘대로 지구 한 바퀴 - 책소개 2020-03-12
- 29257 휘선회 이순실 마실수록 목마른 소금물처럼, 욕망은 더 큰 욕망 부르는 법 2020-03-11
- 29256 휘문56회 서갑수 휘문고 56산우회 ‘20년 03월 정기산행(제301회) 및시산제 안내 2020-03-11
- 29254 휘선회 이순실 재두루미의 아름다운 날개짓 2020-03-11
- 29253 휘문북부교우회 최원복 2020 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고교별 순위 2020-03-10
- 29252 휘선회 이순실 [팔당] 큰고니(백조)의 비상 2020-03-09
- 29251 휘선회 이순실 팔당 한강 [기러기]의 비상 2020-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