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老-老케어'
본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30대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압도적 다수(76.4%)가 "80대 이후 내 집에나 혼자 혹은 배우자와 단둘이 살겠다"고 했다. 하지만 80대 이상 노인 중에 남의 도움 없이 혼자 생활할 수있는 사람은 소수다. 건강도 장담 못한다. 요양원에 가지 않고 '내 집'에서 버티려면 살림 거들어주고 건강챙겨줄 일손이 필요하지만, 돈으로 해결하려 하다간 개인도 국가 재정도 거덜나기 쉽다. 그래서 건강한 노인이허약한 노인을 챙기며 공동체를 이루는 '노노케어'(老老-care) 시스템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핀란드-당번제로 가사 해결하는 노인 전용 아파트 '로푸키리']
'로푸키리'(Loppukiri·마지막 전력질주). 2006년 4월, 핀란드 노인 73명이 헬싱키 시내에 58가구가 살 수 있는7층짜리 노인 전용 아파트를 짓고 붙인 이름이다. "시설은 아무리 좋아도 시설일 뿐, 노인이 끝까지 '내 집'에서버티려면 노인끼리 서로 도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6년 넘게 똘똘 뭉쳐 발품 판 성과였다.
2010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밤 9시, 입주자 50여명이 이곳 로비에 모여 기운차게 와인잔을 부딪쳤다. "휘배 우타 부오타(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돈 내고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요양원과 달리 로푸키리는 엄연한 '내 집'"이라고 했다. 식사·청소·빨래·건물 관리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노인들끼리 협동해서 해결한다는 뜻이다. 돌아가며 밥을 짓고 세탁실·관리실·사우나·체조실·회의실 청소도 같은 요령으로 해결한다. 건강이 극도로 악화 되지 않는 한 요양원으로 옮기지 않고 이웃에 의지해 계속 이곳에 산다. 핀란드 경제는 1990년대에 극심한 불황을 겪었고, 노인 자살이 줄줄이 이어졌다. 그 대안이 로푸키리였다.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이들이 헬싱키시에 "시유지를 염가에 임대해달라"고 요청하자, 노인 자살로 골치를 앓던 시청에서 선뜻 땅을 내줬다. 노인들은 주택조합을 설립해 아파트를 세웠다. 호텔처럼 1층과 꼭대기층에 공용공간을 넣고 2~6층에 살림집 58채를 배치했다. 입주금(56㎡·17평형 2억5500만원)도 시가보다 저렴했다. 우체국에 다니다 은퇴한 입주자 헬리 스텐발(Stenvall·64)씨는 "외로운 독거노인들이 우체국 창구에 와서 하염없이 신세 한탄할 때마다 속으로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면서 "이웃과 교류하는 공동체에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로푸키리에 들어왔다"고 했다. 전문극단의 도움을 받아 극장에서 공연했다. '재능나눔' 활동도 한다. 최고령 할머니(92)가 소말리아 이주 여성을 불러 수영을 가르치고 대신 영어를 배우는 식이다. 올해 목표는 공동주택을 짓고 싶어하는 다른 노인 들을 도와 헬싱키에 '제2의 로푸키리'를 짓는 것이다.
[일본-아파트 공동식당으로 밥 굶는 노인 없앤 '후랏토 스테이션 드림']
1970년대 초반, 일본 요코하마 도심에서 차로 20분쯤 떨어진 주택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 '드림하이츠'가 완공됐다. 입주자 2300세대는 대부분 어린애를 키우는 20~30대 부부였다. 이곳 놀이터에서 참새처럼 짹짹 거리고 놀던 아이들이 대학에 가고 직장을 잡으며 차례로 동네를 떠났다. 2011년 1월 현재 드림하이츠는 전체 주민 25%가 노인, 노인 중 80%가 독거노인인 '실버 단지'다. 서로를 돌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2005년, 시마즈 레이코(島津禮子·76)씨 등 동네 할머니들 10여명이 한데 뭉쳐 단지 상가에 있는 빈 약국 (33㎡·10평)을 개조해 '후랏토 스테이션 드림'이라는 문패를 걸었다. '후랏토'는 '부담없이 들른다'는 뜻이다. 시마즈씨 등 60대 이상 운영진들이 40~50대 주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삶은 무조림, 달걀샐러드, 미역·두부를 넣은 된장국 등을 주민 누구에게나 저렴하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점심은 400엔(5600원), 음료는 250엔(3500원)이다. 거동이 불편해 밥 굶는 주민, 외로움이 사무쳐 우울증 걸리는 주민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山口秩男·70)씨는 "집에선 혼자 쓸쓸히 끼니를 챙겨 먹어야 하지만, 이곳에선 또래 말벗에 둘러싸여 균형 잡힌 점심·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몇 년 전 대장암에 걸렸다 완치된 그는 후랏토 부이사장을 맡은 시마즈씨를 가리키며 "우리 엄마나 마찬가지"라고 농담했다. 성공 사례로 입소문을 타면서 중국·타이완·한국은 물론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견학하러 오는 사람들이 생겼다. 공간으로 빌려주고 받는 대관료(2주 3000엔·4만2000원), 전시작품을 판매하고 받는 수수료(판매가 10%) 등이다. 소소한 '기부'도 많다. "혼자 먹기엔 밥을 너무 많이 지었다"며 밥을 가져오는 주민도 있고, "텃밭에서 가꾼 채소"라며 야채 바구니를 안기고 가는 주민도 있다. "노인 복지는 결국 남을 위한 게 아니라 나 스스로를 위한 것이었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경로당을 살림집으로 개조한 김제 그룹홈 '수의제']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경로당 거실에서 김점순(72)씨가 노래 한 곡을 뽑아내자 박수소리와 함께 까르르 웃음소리가 번졌다. "앙코르! 앙코르!"
동네 노인들이 모여 노래도 부르고, 고구마도 삶아 먹고, 고스톱도 치는 사랑방인 이곳은 특히 홀몸이 된 할머니 17명에게는 하루 24시간을 보내는 '우리 집'이기도 하다. 95세 왕언니부터 72세 막내까지 한 세대가 차이가 나는 셈이니, 딸뻘인 할머니들이 엄마뻘의 할머니들을 돌보며 오순도순 산다. 노인들이 평생 살아온 동네에서 이웃들과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한 이른바 '정든마을 그룹홈(한울타리 행복의 집)'을 만들었고, 수의제가 그 1호 그룹홈이다. "건강한 노인들이 덜 건강한 노인을 돌보며 모여 살면 서로 보호자가 될 수 있고, 도시에 나가 있는 자녀들도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살게 되면서 서로 챙겨주고 의지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해결한다. 황씨는 "동네사람들이 쌀·김치·채소 등을 가져다주거나 각자 기른 것을 가져다 먹으니 큰돈 들 건 없다"며 "함께 지내니 뭘 먹어도 맛있고, 뭘 해도 재밌다"고 했다. 김제시는 인구(9만4346명)의 24%(2만2332명)가 65세 이상 노인으로, 이 중 혼자 사는 노인은 6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남성노인을 위한 그룹홈은 아직 없다. '노노(老老) 케어'에 대한 수요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100세 쇼크 축복인가 재앙인가] 인사이드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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