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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군대가 좋아졌어요.
🧑 김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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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08 11: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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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9
지난 9월 27일 큰 놈을 군대에 보내고 노래방 18번은 "이등병의 편지"입니다.
27일 새벽 용산에서 진주로 가는 기차를 타겠다고 나선 큰 놈은
마치 아침에 외출을을 하듯 "다녀올께요."하고 갔고
"어, 그래. 잘 다녀 와."하고 아침 등교를 하듯 큰 놈을 보냈습니다.
가사 중 부모님께 큰절하고...하는 대목에서 갑자기 울컥합니다.
이 쓰불 놈은 그래 그 먼 곳에 2년동안 가면서 멀뚱히 이웃동네 나들이 가듯 가버려?!
1주일후인가?
공군에서 택배가 왔습니다.
입고간 옷가지와 신발까지 종이박스에 가지런히 담겨져 왔는데
"기숙사 생활과 자취경력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지난 4년여 잘 있었듯이
여기서도 잘 지내다 갈테니 걱정마세요."라는 쪽지와 함께........
지난 11월 13일 훈련을 마치고 잠시 집에 올 수 있다며 전화가 와서 기다리는데
온다는 시간보다 훨씬 늦어 걱정을 했더니... 할머니한테 먼저 들렀다가 온다더군요.
...뭐 별로 달라진 것이 없더군요.
하루를 집에서 자고 담담하게 집결지로 갔습니다.
아! 원하던 병과로 배치를 받아 다시 4주간 훈련을 받는다는 말은 하고 가더군요.
공군을 강권한 것도 큰놈이 전공하는 공부를 군대에서 썩히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였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보냈습니다.
엊그제....입력되지 않은 전화를 받았는데
큰놈을 담당한 훈련소 원사라고 밝힌 후 큰놈이 원하던 곳으로 배치를 받았다고 알려주고
이런저런 큰놈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데 안심이 되기도 하고 섬, 그것도 이번 사고들과
인접한 지역으로 자원했다기에 걱정도 전했습니다.
그러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놈, 섬을 무지하게 좋아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아래로 3놈년의 동생을 둔 녀석이니 책임감도 있고 홀로 계신 할머니를 생각해
외박을 나오기 무섭게 할머니 댁을 먼저 들른 속깊은 놈이라 나름 생각을 했겠다 싶었습니다.
부대야 어디든 상관없이 큰 놈이 공부하던 것을 2년동안 멈추지만 않았으면 했던
소원이 이루어져 기분이 좋아 깜빡 잊고있었는데.....
참...군대가 좋아지긴 했더군요.
직속상관(?맞나)이 훈련병을 앞에 앉혀두고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자상하게
부모를 안심시키며 아이의 상황을 설명해주다니.....
모두는 모두의 자리에서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이 되면 됩니다.
군인이란..... 지키기위해 무력을 쓰는 자리입니다.
나도 갔다왔고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거의 대부분이 다녀온 곳이고
복무를 하는 동안은 다른 어느 세상보다 더 정밀한 부속품으로 소모될 수 있음을
각오하고 있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살상을 할 수 있는 무기를 들고 당연히 살상을 당할 수도 있는 곳-
개인이 소수가 다수를 위해 죽음이라는 희생이 될 수도 있는 곳.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젊은 사내아이들이 부모와 형제, 그리고 주변 사람을 위해
청춘의 일부를 원하지 않았지만 희생해야하는 곳.
.....그래도 예전 내가 경험했던 그때보다는 모든 것이 나아진 듯 보여 안심이 되었습니다.
불안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살아야하는 국민이기에 자식을 맡긴 애비로...
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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