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10월10일) 불암산 산행을 하며 진주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진주가 우리나라의 말과 어원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데 놀랐다.
옛날에 신문에 났던 기사를 복사해 놓은 생각이 나서 그에 대한 얘기도 나누었다.
어렵사리 그 기사를 찾아 요점을 추려 워드로 옮겨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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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고대국가 지배층은 異民族
고구려, 백제는 몽골, 신라는 만주, 터키계
통일신라, 고려 거쳐 단일민족으로 동화
한국어는 길약어족 바탕
원로 비교언어학자 강길운 박사 주장 - 한국일보 1990년 11월9일(금요일) 자 옮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등 고대국가의 지배층은 이민족집단이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원로 비교언어학자 강길운박사(67)는 최근 간행된 [고대사의 비교언어학적 연구](새문사 간) 에서 고구려와 백제는 몽골계가, 신라는 만주계와 터키계가, 가야는 드라비다계가 각각 지배층을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고대지명이나 관직명 등 공용어에 나타난 한반도 주변민족의 언어학적 영향을 살피는 과정에서 얻어진 이 같은 주장이 역사고고학적 검증을 거칠 경우 한국고대사 서술의 전면적인 체계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강박사가 이 책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고대한반도와 만주일대에는 古아시아족의 한 갈래인 토착민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길약족(현재 사할린섬과 그 대안인 아무르강 일대에 분포한 소수민족)과 동일한 계통이다. 한반도 남부에는 아이누족도 살고 있었다.
북방민족인 알타이제족(만주-퉁구스족, 몽골족, 터키족)은 우세한 무력을 바탕으로 고조선으로부터 부여, 동예, 옥저, 고구려, 백제, 신라에 이르기까지 지배세력이 됐다. 한편 드라비다족은 문화적 우위를 통해 가야의 지배층을 형성했다.
토착민이 다수를 이루었던 이들 각 인종집단들은 통일신라, 고려를 거치면서 동화돼 단일민족집단으로서 韓族을 형성했다.
한편 가야지배층인 드라비다계는 백제에서 인척세력으로 남아있다 백제의 남천 이후 왕권을 직접 장악했으며 백제 멸망 후 일본으로 대량이주, 일본고대국가의 지배층이 됐다.
강박사의 이 같은 주장은 사학계가 간과해온 비교언어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귀납적 결론으로 독특한 추론과정을 밟고 있다.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충남대 수원대 교수 등을 역임한 저자는 지난 57년 [일석 이희승 선생송수기념 논총]에 산스크리트어의 초기번역문제를 다른 [5대진언 음역고]를 발표한 이래 30여년 동안 만주-퉁구스어, 몽골어, 터키어 등 알타이제어와 아이누어, 길약어등 고아시아언어, 드라비다어와 산스크리트어 등의 연구에 매달려왔다.
그의 연구결과는 통설인 한국어의 알타이어 계통설을 부정하는 것으로서 70년대 중반부터 속속 발표됐으며 88년 [한국어계통론](형설출판사 간) 으로 체계화됐다.
[고대사의 비교언어학적 연구]도 한국어는 알타이어계가 아니라 길약어와 동계이고, 일본어와 가까운 독자적 언어갈래라는 발견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신라 경덕왕 16년(757년)에 대대적인 지명개칭이 있었다. 왕권에 의한 것이기는 하나 당시의 언어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일 수는 없었으리라고 생각했다. 한자음독으로는 풀 수 없는 지명변경을 모든 지식을 동원해 풀어 나갔다.
삼국사기 지리지에 풍부하게 실려있는 향찰식 지명표기를 풀어 읽는 작업은 30여년 동안 계속됐다. 공교롭게도 고구려, 백제 지명은 몽골어로, 초기 신라지명은 만주어로, 후기 신라지명은 터키어로, 가야지명은 드라비다어로 풀이됐다.
지명등 공용어의 변천이 지배층의 의사를 반영한다면 고대국가 지배층의 출신을 이를 통해 추정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각종 사서를 재해석해 본 결과가 [고대사의 비교언어학적 연구]다.
이와 같은 방법론을 바탕으로 그는 신화가 아닌 만주-퉁구스족일파의 건국사로서 단군조선기사를 재현하고, 고려지배층이 몽골계임을 밝히고, 일본 만엽집의 열쇠가 가야지배층의 언어임을 주장한다.
또 백제의 첫 도읍지로 삼국사기가 적고있는 하남 위례성이 타산(통일신라) à 직산(고려시대)으로 개명된 곳임을 밝혀내 이병도 이래 부인돼 온 하남 위례성의 실재를 드러냈다.
한편으로 다양한 이설이 남무하고 있는 [아리랑]의 어원과 관련, 아리랑은 아리라메(alirame – 산을 넘어) 아라리요는 아라라메( alarame – 고개를 넘어)라는 만주어에서 나온 것으로 유목민의 애환을 담은 노래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한국어의 알타이어족 설을 정면 거부하면서, 이를 고대사 해명에 적용하는 강박사의 주장이 학계로부터 얼마만한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최근 알타이어 전문가로 평가받아온 정신문화연구원의 송기중교수가 [역사산책] 11월호에서 “전통적인 어족수립 준거에 의한 국어의 알타이어족 설은 증명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실토했듯이 국어학계에서도 기존통설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앞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함께 사학계도 강박사의 비교언어학적 방법론에서 많은 시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문예춘추사의 의뢰로 [만엽가의 재생]을 탈고해 출간을 앞두고 있는 그는 “향가를 당시의 원음으로 복원하고 한국어 어원 사전을 내놓는 것을 여생의 업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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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을 이기려면 고대사 바로잡아야”
일본서 ‘왜의 정체’ 출간한 비교언어학자 강길운옹
일본어로 쓴 ‘倭の正體(왜의 정체)’를 일본에서 출간한 원로 비교언어학자 강길운(87)옹은 펴낸 책이 한 달여 만에 3쇄를 하며 날개 돋친 듯이 팔린다는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9일 서울 도봉구 창동 자택에서 만난 강옹은 “일본 우익들이 출간을 방해할까 봐 출판사에서는 광고도 안 하고 서점 유통망을 통해 2월 초부터 책을 전시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도 책이 팔린다는 사실에 놀랄 뿐”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강옹은 강명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의 부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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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길운옹은 “앞으로 ‘계림유사’만 더 연구하면 내 할 일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
책은 또 광개토왕비문, 이소노가미 신궁의 칠지도 등 한일 고대관계사의 쟁점을 비교어학적 방법으로 명쾌하게 설명한 게 특징이다. 그가 일어로 책을 내는 것을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한이 있기 때문이다.
“내 아버지는 항일독립운동을 했던 분입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일본을 이길 수 있는 길은 잘못된 고대사를 바로잡도록 하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연구밖에 없었습니다.”
강옹의 그야말로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은 것이다.
그의 극일에 대한 집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1992년 국내에서 일어로 ‘만엽집가(萬葉集歌)의 발생과 재생’을 출간했고, 일본에서는 1995년 ‘만엽집가의 원형-그 발생과 재생’이란 이름으로 책을 출간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만엽집은 7∼8세기에 나온 것으로 알려진 일본 최고의 가집(歌集)이다. 강옹은 일본인에게는 정신적 고향과도 같은 만엽집 연구를 통해 일본 고대문학의 뿌리가 한반도에 있음을 밝혔다.
이에 앞서 1991년 그는 ‘일본어의 기원’ 저자이자 일본 최고의 국어학자로 불리는 오노 스스무(大野 晋) 가쿠슈인(學習院)대학 교수를 만나 자신의 지론을 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오노 교수는 이와나미(巖波)신서에서 펴낸 ‘일본어의 기원’의 타밀어와 일본어, 조선어의 공통점을 비교한 대목에서 강옹의 조언을 근거로 한 사실을 기술하기도 했다.
그의 연구가 값진 것은 덕성여대, 충남대 교수를 거쳐 수원대에서 정년 퇴임한 1988년 이후 이뤄졌다는 점이다. 그는 “뭔가 하나 둘 씩 풀려갈 때의 기쁨은 뭐라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옹은 “내 책 말이죠. 어떻게 된 게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유명해요”라며 한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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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운 "우리말 기원 찾기 쉴 수 없어요" 米壽의 열정
"국어의 진짜 토박어는 길리약어…
해야 할 공부가 아직도 많아
새벽까지 연구하지만 시간이 부족"
"연구에 정년이란 없어요. 해야 할 공부, 하고 싶은 연구는 아직도 많고, 내 눈과 정신이 멀쩡하니 하는 데까지 해야죠."
6일 오후 찾아간 서울 도봉구 창동 강길운(88)씨의 3평 남짓한 방은 온갖 사전으로 채워져 있었다. 국어와 영어, 독일어, 일본어 사전에서부터 이란어(페르시아어), 몽골어, 터키어, 만주퉁구스어, 아이누어, 드라비다어, 길리약어…. 미수(88세)를 넘긴 세월의 흔적인 듯 수전증으로 그의 손은 간간이 떨렸지만 노 학자는 조그만 책상용 조명에 의지해 자료집을 붙들고 여전히 하얀 원고지의 여백을 채워가고 있었다.
강씨는 우리 비교언어학계의 몇 안 되는 원로 가운데 한 분이다. 하지만 그는 <통시국문법강설>등 저서를 통해 우리말의 기원을 알타이어가 아니라 길리약족의 언어라는 학설을 주장, 국어학계의 정설에 맞서 왔다. 그 탓에 보이지 않는 냉대도 없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모교인 서울대에서 교수로 임용됐지만 갑자기 취소된 적도 있다"며 "당시 학계에서 인정받던 한 교수의 설과 다른 얘기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고 씁쓸해했다.
그는"유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던 국어의 기원을 들으며, 언어를 통해 한국인의 뿌리를 찾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에 진학해 비교언어학을 전공했다.
국어의 진짜 토박어라고 강씨가 주장하는 길리약어는 현재 사할린 북쪽 근처의 흑룡강 강구 일대에 살고 있는 소수 민족 길리약족의 언어다. 강씨는 "고뿔이란 말도 감기로 사용하는데, 원래는 병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길리약족이 현재 고뿔을 병이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국어는 한자어와 외국에서 빌려온 차용어로 거의 다 이뤄져 있다"며 "터키어, 만주퉁구스어, 드라비다어, 아이누어 등이 혼재돼 있고 진짜 고유어는 700~800개 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육군사관학교, 공주사범, 덕성여대, 충남대를 거쳐 수원대에서 교수 정년을 맞는 동안 그는 자신의 학설을 굽히지 않았고, <한국어계통론> <고대사의 비교언어학적 연구> 등 연구와 저술도 이어졌다. 퇴직 후에 그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모아 '한일고대관계사의 쟁점' 등 13편의 논문집을 발간했고, 최근에는 <왜의 정체>라는 제목으로 일본에서 책을 내기도 했다.
"언어학 연구를 위해 고대사를 정리하다 보니 일본 역사의 뿌리까지 흘러간 거죠." 강씨는 "일본 천황의 역사는 가야국의 역사"라며 "일본의 숭신천황은 가야국의 김수로를 지칭하는 것으로 일본 천황의 초기 역사는 가야국의 역사를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죽는 날까지 연구는 계속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지금도 야침 7시부터 새벽 1시가 넘을 때까지 연구를 하지만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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