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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하하.. 달구야... ^^

정확히.. 1976년 3월 초.. 원서동 휘문고 운동장에서 만났슴다.. 달구를요..

이 넘은 입학식때부터 범생(우리들 관점에서요..)이었슴다..
검은 교복(스마트..약간 반짝거리는~) 하얀 칼라안에 하얀 목티를 받쳐입구..
검은구두는 고참티 내려고 일부러 닦지 않고 허옇게 탈색시킨채..
팔자걸음으로 어기적 어기적 운동장을 휘젓고 다닐 때..
영등포에서 원정입학한 저의 동물적 감각으론
'흠.. 저 넘이구나.. 저 넘을 꺽든지.. 친해지든지.. 둘중 하나야...'했거등요...

근데 그 넘이 그 담날 첫 수업시간에.. 그것도 첫 조례시간에.. 지각을 하더군요..
영원한 담임이신 양원영 샘이 첫날 군기를 바짝 잡고 있던 그 순간..
일학년층 건물전체가 쥐 죽은듯.. 조용한 그 순간..

따가닥 따가닥(한참 걸어들어오드군요..)..

약간 늦은 숨에 맞춘 팔자걸음으로 실내화도 신지않고..그 허연 구두를 신은채..
1학년 5반 교실문을 드러럭 그것도 뒷문도 아닌 앞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평창으로 멋을 부린 흰선이 아름다운 교모 우측 창에.. 오른 손을 약간 댄채 동네 아저씨에게 하듯..

'안냐쎄요.. !!".. 하더군요...

벙쩌버린 양원영샘.. '에잉 뭐 이런 넘이 있어'라는 표정으로 허망하게 그 넘을 바라보았구요..

그 넘이 바로 요글 밑에 '대학이 뭐길래'란 글을 올린 조진행동지.. 조달구임다..

조달구.. 그 날이후 학교 생활에서 얼마나 모범적이었단 건 이미 울 동지들 다아 알구 계실거구요...

결국.. 그 넘과 저는 영원한 아삼륙 동지가 되었구.. 지나 내나 딸둘 두고 사는 조개탕집 머슴이구요..

달구네 큰 딸아이는 작년에..안산 동산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서울대에 입학하였구요..
제 큰 딸아이는 지금 고3인데.. 공부안합니다.. 한국대학가는 공부 안하구 미국대학 바로 가겠다고..
혼자서 이런 저런 공부하고 있슴다..

글구.. 달구네 둘째 딸아이는 아래 글에서 보았듯이.. 지 아빨 지방으로 댈구 다님서 수시준비하고 있구요..제 둘째 딸아이는 중2인데.. 공부라곤 담을 쌓고 오직 춤, 운동, 모임, 행사에 빠져 다님다..

그래도.. 달구나 저나 아무 걱정안함다...

우리가 지나온 학창시절..젊은 시절..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동지들이 다아 암다.. ^^

별로 걱정 근심없이 살았구요.. 어디가서 호구 잡힌 적도 없구요..
달구나 저나 아내, 아이들과 사이좋게 서로 사랑하며 잘 살고 있슴다..

분명.. 그 아이들에겐 그 아이들에게 꼬옥 맞는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 있을겁니다..
딴 게 아닐 겁니다.. '지 하고픈 일' 하고 사는 사람이 행복한 겁니다..

'지 하고픈 일 하면서 넘 넘 신나고 즐거워 잠도 덜 자고 밥도 건너뛰게 하는 일'

그런 삶이 그 아이들에게 있을 겁니다..

그져 달구나 저는 겐세이 하지 말고.. 즉 아이들 가는 길에 끼어들어서 '이거해라 저거 하지 마라'고
귀찮고 피곤하게만 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반드시 자기들의 길을 가는 겁니다..

달구나 제가 저희들 아버님, 어머님으로부터 그런 사랑과 신뢰를 받으며 컸듯이요..

달구와 함께 한 세월이 35년을 넘어가고 있지만.. 특이하게도(당연한 건가??) 둘 사이에 감정 상하는 일이 한번도 없었슴니다.. 다툰 적도 삐진 적도 없네요..
이렇듯 친구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온 인생이라면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닐 거라고 여겨지구요..

울 아이들도 반드시 그리 살아갈 겁니다.. 

ㅎㅎㅎㅎㅎ.. 그쟈?? 달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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