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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작 달 비/詩


작 달 비 (권경업)


그여름 장기 산행은 먼지잼 한 번 없었다

악양서 출발한 남부 주능(南部主稜)

삼신봉을 넘어 거림골 샘에서도 헉헉 목이 타올라

잔돌배기 목전에서야 겨우 음양수(陰陽水)로 갈증을 풀었다

얼마나 가물었던지 혀를 빼물고 헐떡 나자빠진 장터목

천왕봉엔 인적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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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 누구들도 그랬을, 게거품 허옇게 물고 다다를 치밭목

조개골 한참을 내려가 물을 떴지만

그곳은 우리에 세상이었다

어둠살이 찾아들면

칠월 염천도 목이 시려 모닥불 모으고

휘파람새 울 때쯤 꼬불쳐 놓은 소줏잔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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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별밤 아득히 산노래 퍼져 가듯

그렇게 우리에 젊은 여름은 갔고

땀내 흠뻑 배인 뒷모습 두고 하산한 조릿대밭 사잇길

아직 누구 돌아 오지 않는데

오늘 작달비 한 차례 짜든다

이 비 그치면, 안개는 중봉 비알에서

수묵 담채 그리움 아련한 산수화 한 폭 쳐 내거라

산벗의 모습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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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달비/굵고 거세게 퍼붓는비,
*먼지잼/먼지 겨우 나지 않을 정도로 조금 오는비,
*잔돌배기/세석평전,
*음양수/지리산 남부능선과 주능선이 만나는지점에 있는샘으로 음양의 조화로
           자손없는자가 마시면 아기를 갖을수 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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