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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와, 저녁 사줄께..하는 소리에...

토요일 오후-

며칠 더위를 식혀준 비와 바람 덕분에 이제 여름이 갔나보다 했다가

믿을 걸 믿어야지...하며 헥헥거리고 있는데.....


"어디야? 저녁 사줄께, 시장앞으로 나와."

으음....오후 3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저녁을 사준단다.

음... 그 얘기는... 일단 당구를 치며 시간을 보내고 밥을 산다는 얘기겠지?

"정말이야? 공수표면 죽는다."

.
.
.

가양대교앞이니 시장앞에 나와서 기다리란다.

옷을 입고 태양을 피해 그늘로 숨어 가다보면 시장앞 건널목까지는 느긋하게 10분-

대충 올만한 시간에 맞춰 나간다고 나갔음에도 길바닥에서 지나가는 여인네들의

꿀벅지 훔쳐보기를 다시 10분여-


차가 막히는 것을 봤기에 더위에 길가에서 기다린 것은 용서하기로 했다.

뭐...지나가는 여인네들의 시원스러운 꿀벅지 감상 기회가 많았던 탓은 절대 아니다.

가끔 심심할 때 부르라던 친구 몇에게 두시간 정도 당구장에 있을테니 시간되면 오라는

문자를 보내고 어차피 져도 이겨도 오늘은 아마 이 친구가 다 쏠테니..하는 느긋함으로

게임에 임하니.... 아니, 왜 그렇게 잘 되는고야?


그래도 4판을 2시간에 나누어 치고 3:1로 이기고 나니

-가만! 이거 이렇게 솔직하게 쓰면 다마수 올리라고 수작부리는 거에 넘어가는 게 아닐까?-

미안하기도 했지만 주머니 가벼운 친구를 위해 멀리서 안쓰러워하던 친구가 위로해주러

왔다고 스스로 자위하며 손을 깨끗이 씼었다.


"저녁 뭐 사줄래?"

저번에는 삼계탕으로 느닷없이 바가지를 썼으니 미리 확답을 받으려고 물었다.

"뭔 소리야? 이긴 네가 사야지!"

허걱!!

@#!$@#!%넘!

...이...이럴줄 알았다.

"야 시키야, 니가 저녁 산다고 나오랬잖아!"

"어허! 우리 룰이 그게 아니잖아. 내가 이겼을 때 산다는 거였지."


에이!

이 시키는 무슨 높은 자리에 올라가도 이렇게 4가지가 돌아오질 않냐?

길바닥에서 으르렁 쿵쾅대며 네가 산다고 나오랬잖느냐는 둥,

무슨 룰을 그렇게 쉽게 뒤집으려 하냐는 둥의 설왕설래를 이바구질을 하다가

"씨벌넘! 걍 집에 가서 각자 쳐먹자!"..로 결론을 내렸다.


"그래, 그럼 그냥 집까지 걸어가."

6시-

아직 해도 쨍쨍하니 걸어가지니 20분동안 땀을 빼야하고

버스를 타자니 너무 가까워 차비가 아깝다.

"니 차 어딨어 시키야. 내 기쓰라도 내놓고 가야겠다."

...그래도 가끔 구청앞이 아닌 다른 곳에서 밥을 먹엇던 터라

집근처 어딘가에서 사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차를 탔는데....

일부러 건널목을 지나 100m쯤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더니 내리란다.


"시키! 정말 안 사주고 가는거지? 앞으로 니 시키 전번은 스팸이야!"

"맘대로 해."
.
.
.


"밥 먹고 온다며?"

보통 예닐곱시간은 기본인데 해도 떨어지기 전에 들어온 나를 보고

호랭이가 의아한 듯 묻는다.

.
.
.

"앞.으.로. 전화받고 헤죽거리며 나가면 중.는.다."

자초지종을 목이메어 설명하니 호랭이가 애려주는 결론이다.

밥상을 치우던 중이었으니 다시 밥을 차려주려니 호랭이도 열이 받았나보다.

4가지!

넌 이제 찍혔스~~~~



거울을 보며 앞이마를 훌러덩 까본다.

아씨!

내 이마는 왜 이렇게 좁은고야?

난 아직 공짜를 더 바래도 되는겨.


태풍 콘파스가 지나간 주말....

세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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