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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키 큰 남자

키 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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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키 큰 남자를 밝힌 건 석기시대부터의 일이다. 큰 키가 사냥에 훨씬 유리했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짝짓기 상대를 고르는 여자의 우선 기준은 남자의 부양 능력. 가족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키 큰 사냥꾼이 1등 신랑감으로 꼽힌 건 당연지사다.

사냥으로 밥벌이하지 않는 요즘도 키·능력·인기도 간의 함수 관계는 여전하다. 키가 크면 승진이 빠르고 월급을 많이 받아 여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CEO들의 키는 평균 1m83㎝였다. 미국 남자 평균보다 7~8㎝가 더 크다. 키 1m88㎝ 이상은 미국 전체 남자 중 4%가 채 안 되는데 이들 CEO 중엔 3분의 1이나 됐다. ‘키=돈’임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키가 1인치(2.54㎝) 클수록 연봉이 97만원씩 높아진다는 거다. 1m83㎝인 남자는 1m65㎝인 남자보다 한 해 679만원쯤 더 버는 셈이다. 30년간 일한다 치면 그 차이가 수억원대다(말콤 글래드웰, 『블링크』).

키 작은 남자들이 열 받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열등감 탓에 다른 보상을 공격적으로 추구하는 이가 많다고 한다. 이른바 ‘나폴레옹 콤플렉스’다. 지칠 줄 모르는 권력욕으로 프랑스 황제까지 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게서 따온 말이다. 그러고 보니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군사위 주석,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 세계 지도자 중엔 유독 단신(短身)이 많다. 작은 키가 오히려 성공의 강력한 성취 동기가 됐으니 굳이 기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많이 가져도 딱 하나 못 가진 것 때문에 괴로운 게 인간이다. 1m63㎝ 안팎에 불과했던 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은 자기 모습을 곧이곧대로 그린 초상화가를 여럿 총살시켰다고 한다. 날반디안이란 화가가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구도를 잡아 키가 커 보이게 그려준 뒤에야 비로소 흡족해했다나.

최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공장 시찰 때 키 작은 직원들만 엄선해 주위에 세웠다가 구설에 올랐다. 평소 굽 높은 구두를 즐겨 신고 사진 촬영 땐 까치발까지 했다 하니 안쓰럽기 짝이 없다. 현역 최단신 정상 자릴 놓고 경합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보다는 장신이란 점만으론 위로가 안 되는 모양이다. ( 옮
겨온 글 )

신예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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