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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 쉬운 직업 없지..

`판사는 쓰레기 청소부`
 자살한 우울증 판사가 밝힌 직업 애환 [조인스]

 

2010.08.03 10:34 입력 / 2010.08.03 10:49 수정

“판사는 세상 사람들이 토하거나 배설한 물건들을 치우는 쓰레기 청소부 같은 역할…”

최근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투신 자살한 A 부장판사가 자살 전 남긴 글이 뒤늦게 발견됐다. 지난해 12월 이 판사가 다니던 교회 게시판에 ‘판사들의 애환과 직업병’이란 제목으로 올린 글이다. 이 글에는 판사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와 직업병으로 인한 고통 등이 묻어난다.

그는 “판사… 물론 모든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이죠” 라며 글을 시작한다. “의사는 부인과 자식들이 좋고, 검사는 친익척들이 좋으며, 판사는 오직 자기 자신만이 좋다고 하더라”는 세간의 농담도 곁들였다. 하지만 이어 직업의 애환을 털어놓았다.

그는 “판사는 생산적인 직업이 아니다”라며 “막말로 이야기하면 세상 사람들이 토하거나 배설한 물건을 치우는 쓰레기 청소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진실을 가려 죄를 물어야 하는 직업적 무게도 그를 짓눌렀다. 그는 “진실을 아는 사람은 판사가 아니라 당사자 본인인데, 왜 우리 판사들에게 판단을 하여 달라고 조르는지…”라며 “참 한심한 생각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판사는 모두 마음 속에 저울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라며 “원고ㆍ피고ㆍ검사 모두를 의심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심지어 아내와 부모님의 말마저 의심하곤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막중한 업무량도 마음의 병을 낳았다. 그는 “다른 직역과 달리 판사는 올라가면 갈수록, 승진하면 할수록 업무량이 더 많아다”며 대법관 사무실을 예로 들었다. “노안으로 침침한 눈을 비비며 대법관들은 밤 새워서 사건 기록과 씨름을 한다. 오직 명예 하나만을 드시기 위하여 고된 정신적 육체적 노동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래도 자녀들을 판사 시키겠느냐”고 되물으며 “전 우리 아이들이 자기가 원하는 생산적인 일을 하면서 살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 판사가 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해보니까 참으로 보람된 일도 많더라”며 글을 맺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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