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공원 산책길을 한바퀴 돌고 들어오며 세정은 생각한다.
아, 오늘 저녁 메뉴는 뭘로 하나?
돼지 고기를 넣은 김치찌게?
아님, 얼큰 시원한 꽃게탕?
보글 보글 된장 찌게?
심심한 무우국에 짭쪼롬하니 바삭 하게 구운 고등어 자반?
야채실에 있는 배를 채 썰어 새콤 달콤 파래 무침?
무, 숭덩 숭덩 썰어, 다시마 국물에 어묵을 꼬지에 꿴 어묵탕에
새콤 달콤 매콤 골뱅이 무침?
새콤, 달콤, 매콤, 얼큰이 자꾸 떠오르는 것을 보니,
세정은 지금 몹시 시장기를 느끼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고 보니 오늘 그녀가 먹은 것은
커피 두잔과 딸기 잼 듬뿍 바른 식빵 한쪽 뿐 이다.
어쩐지, 그녀의 신경줄이 팽팽해 져 오는 이유를 이제야 깨닫는다.
아, 밥이 고프다..
그녀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손폰이 운다.
'온리! 러브 남편’ 이라고 뜬다.
네~ 여보~ --- 어디?
집 앞! --- 어엉~ 나갔었어?
응.. --- 그랬구나.. 나, 오늘 저녁 먹고 들어 간다구…
알았어요.. 많이 늦어요? --- 아니,, 저녁만 먹을 거야, 아마…
네… --- 당신도 저녁 잘 챙겨 먹어..
라면이라도 끓여 먹어야 겠다고 생각한 그녀는
현관에 들어서며 아들 아이에게 문자를 보낸다.
‘사랑 하는 아들! 어디인고?
엄마는 아사 직전!, 하여, 먼저 라면이라도 끓여 먹을 것이니,
아들, 먹고 싶은 것 있음 문자로 날릴 것!’
‘엄마! 저 오늘 약속 이 있어서….죄송! 밥을 드시지요…’
세정은 라면 물을 올리는 대신 커피 머신에서 커피를 내린다…
머그 컵 한가득 커피를 따라 들고, 베란다 창가로 가 선다…
노을이 진다…
사랑의 색깔이 있다면 저 색깔 일까?
문득 광현을 떠올린다.
그는 내가 보낸 멜을 보고 어떤 느낌 이었을까?
열심히 답을 써 보낸 자기의 멜이 되돌아 갔을 때 그는 어땠을까?
라디오에서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 나온다.
겨울 바다…
겨울 바다로 가자~~~
세정은 이 노래 때문에 한동안 힘들어 했었다..
아린 상처를 헤집어 놓는 듯 한 음과 가사에 펑펑 운 적도 있었다.
실제의 겨울 바다를 좋아 하는 세정.
특히 비바람이 몰아치고, 눈보라가 몰아 쳐 바다가 미친듯 울부짖는 모습,
그것을 보고 싶어 그녀는 바다를 찾는다.
아무도 없는 황량한 바닷가.
외로움과 쓸쓸함이 지독하게 묻어나는 바다를 그녀는 사랑한다.
노래가 끝나 갈 무렵, 해도 넘어가 어둠이 내려 지고 있다.
해거름 시간을 가장 힘들어 하는 세정.
곳곳에 피워 놓는 향초 대신 불들을 환하게 켜 놓는다.
우울을 몰아 내기 위함 이다.
라디오 볼륨도 크게 올린다…
사랑.
사랑이라는 게 뭘까? --- 믿음!
그래, 맞어, 믿음이 가장 중요 한 거야…
근데, 또 누가 그러더라구…
사랑이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구…
……………………………………………………………………………………………….
송 승 범 아내.
- 7289 휘정산악회 이종원 관악비경 6봉 코스 2010-05-23
- 7288 한티산악회 조한혁 95차 남한산성 후기! 2010-05-22
- 7287 휘문애교동지회 조현행 2008.11.20 송년회 참석하셨던 선배님들의 사진 2010-05-21
- 7286 휘문69회 정연보 서부 사나이 계옥아 2010-05-21
- 7285 휘문애교동지회 조현행 애교동지 회원 사진 (3) 2010-05-21
- 7284 휘문애교동지회 조현행 애교동지 회원 사진 (2) 2010-05-21
- 7283 휘문애교동지회 조현행 애교동지 회원 사진 (1) 2010-05-21
- 7282 휘문 기우회 안용진 [기보]박정상 -한웅규 2010 아시안게임 선발전 2010-05-21
- 7281 휘문 기우회 안용진 [기보]천야오예 - 구링이 제9회 중국초상은행배 결승 2010-05-21
- 7280 휘문69회 송승범 (소설) 사랑, 그 심한 착각. 12 2010-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