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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야구에 미친 학교 휘문.

어제 게시판 순시를 하는데 광주일고 어쩌고 하길래 읽었다.

역전승 어쩌고...하길래  그렇군. 잘했군. 하고 말았다.

4강이라는데 오랜만에 분위기나 볼 겸 갈까 말까하는데

응원단장님, 교우회에서 문자가 온다.

백수에게까지 문자를 보내줄 정도면 웬만한 친구들한테 다 보냈겠지...하고

또 알리미 때려치운다고 흰소리도 했었으니 -솔직히 귀찮아서. - 문자는 생략하고

혼자 주섬주섬 가방 챙겨서 목동 운동장을 찾아 갔다.

..가면서 매번 깨져 열받는 놈의 야구장을 내가 뭣하러 또 가고 있나...피식 웃는다.

4강?

오랜만에 듣는 소리다.

재욱이 야구부장으로 다시 되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응원 한 번 못했으니 그냥 가는거다.

4강이고 뭐고 나랑은 아~무~ 상관없어!....하면서.


오목교역에서 내려 슬금슬금 걸어가는데....

에고, 에고....뻔하다.

앞에 가는 꼰대, 뒤에 오는 꼰대... 다 이마에 휘문이요...하고 써붙혀 놓았다.

하여간 나도 야구장으로 발길을 옮기지만 다들 야구에 미쳤쓰.


웃기는 건.... 얼굴이 팽팽한 30~40대는 별로 안 보인다는 거다.

하긴...야구장에 들어서면 대충 낯익은 얼굴들을 보면 무조건 허리부터 굽혀야 한다.

69회?

100년이 넘은 학교에 69회가 막내 취급받는다.


표를 사려는데.... 어랍쇼?

교우회 회장님도 오셨다.


에고...오늘이 마지막 응원이라 생각하고 오셨겠지.

결승에 응원하러 간 기억이 막내 낳고 처음인 듯싶다.


어?

왕신이가 보인다?

저눔시키, 정기모임에는 콧배기도 안 보이더니!!!

(하긴...재욱이 놈은 보였었나?)


방가방가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1회 만루 찬스를 못 살리더니 무득점 무실점으로 8회까지 0:0으로

그렇지만 수비도 공격도 예전에 보던 휘문 야구가 아니다.

투수의 공이 안정되어 보이는 건 비전문가이면서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확실하다.


궁금해하는 몇놈에게 7회말 득실점 없다고 문제를 날려주는데, 아니다,

상균이 놈이 전화를 했던가?

대타로 나왔던 최 뭐라는 아이가 시원한 한방 3루타를 날린다.

주자는 1루와 2루에 있었는데!


...어떤 흥미진진한 소설이 이만큼 짜릿할까?

각본없는 드라마라더니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니 그 짜릿함은 표현 불가다.


9회초 대구고교의 공격이 맥없이 끝났는데 정말 이겼나싶은 의문까지 든다.

꿈?

학배나 왕신이 그리고 근처에 포진한 휘문 노딸들 표정을 보니 절대 꿈은 아니다.

미친다.

그래!

이 맛에 미치는거야.

맨날 이기고 맨날 지면 누가 이런 기분을 맛보겠어?


다들 그렇게 말했지만 오늘 게임은 정말 기가막힌 게임이었다.

고교야구답지않게 흥들림없고 실수도 없는 그러면서도 양념처럼 끼어드는

고교야구다운 어설픔까지!


2:0-

야구장을 빠져나오니 선수들이 나올 출입구는 이미 휘문 출신들로 북새통이다.

관중석에서 보던 선수들의 얼굴을 보니 참 앳되다.

그런 놈들이 까마득한 선배들의 애간장을 녹이며 오늘 14년 묵은 체증을 확 씻겨주었다.


재욱이놈은 내일 붙을 덕수와 충암 경기를 보겠다고 야구장으로 다시 들어가고

67회 선배 예닐곱과 73회 후배 그리고 학배, 왕신이랑 근처 술집에 갔다.


현장감이라는 거.

모니터를 통해 보는 것과는 정말 다르다.


문자를 보냈다.

난 야구에 미친 놈은 아니다.

누구에게 내가 미치지도 않는 일에 미치자고 헛심 쓸 놈도 절대 아니다.

그런데.....

내 소속에 대한 단결된 모습, 그리고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승리를 맛보는

그것도 현장에서 맛 보는 그 기분을 나 혼자보다 함께 느끼고싶다는 마음에

때려치운다던 알리미 노릇을 다시 했다.


그 현장감을 내가 느끼지 못했다면  알리미 때려치웠다는 걸 기억했었을첸데...

몇명이 내일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승패에 상관없이 질러대는 고함과 녹아나는 긴장감....

느낄 친구들은 목동 야구장으로 내일 오면 된다.


잊지마라.

5월 5일 오후 1시다.


세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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