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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감가는 기사 하나
🧑 김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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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22 20: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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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2
언젠가 큰 아이가 묻는다.
"아버지, 휘문고가 명문이에요?"
"그럼."
내가 나온 학교가 명문이냐고 묻는 아들에게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이부자리를 깔고나서 문득 다시 생각했다.
명문-
인문계 고등학교가 좋은 대학교에 많은 학생을 입학시키면 명문이 맞다.
추첨이지만 추첨이후 배출한 졸업생들이 소위 일류대에 더 많은 합격률을 보였다고 한다.
학교 터를 잘 옮겼다는 풍수지리설까지 들먹일 만큼 일류대 진학률이 높아졌다.
졸업 30주년 행사를 하느라 교우회에 자주 출입도 해봤고 그동안 동기회 일을 하느라
학창시절보다 더 많은 동기들과 중년이 넘어서 더 잦은 만남을 가졌다.
짝반과 홀반, VS 우반과 열반.
추첨 VS 시험
대부분 친구들은 그런 단어에 시큰둥하지만 아직도 그런 단어에 민감한 친구들을 본다.
대부분은 그랬던가?..하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라 나 역시 그랬대..하고 넘어가는데
가끔은 소수의 민감한 반응의 친구들 행동에 놀랄 때가 있다.
몇몇 선배와 동기에게서 그런 반응을 느끼면서 날카로운 날에 상처를 받는 느낌도 받았었다.
아래 기사가 왜 옮기고 싶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아래 기사를 옮기면서 왜 굳이 이런 변명을 함께 쓰는지도 잘 모르겠다.
오늘...내가 왜 이럴까?
봄에 겨울이 끝나지 않았다고 발악을 하듯 내리는 눈 때문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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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도 없는 변호사, 아우디 모는 빵집 주인
오마이뉴스 | 입력 2010.03.22 17:25
[오마이뉴스 이화열 기자]일요일은 우리 동네 장이 서는 날이다. 지난 일요일(14일), 겨울 바캉스(프랑스는 매년 2월 말과 3월 초에 걸친 2주 겨울 바캉스가 있다)에서 돌아온 사람들로 장터는 부산했지만 지난주에 이어 여전히 휴업인 점포가 많았다. 닫힌 생선가게 앞에 서서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겨울 바캉스 때마다 서인도제도 섬에서 바캉스를 보내고 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돌아왔던 생선가게 총각 모습이 떠올랐다.
그 많은 빵집들이 문을 닫은 사연
장바구니를 대충 채우고 집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빵 가게로 뛰어갔다. 그런데 빵 가게 앞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1930년대 세계경제공황 때 사람들이 빵을 사기 위해서 줄을 서 있던 광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거운 장바구니를 다른 손으로 바꿔 들고 나도 줄을 서는 수밖엔 없었다.
3월 둘째주 예순 명의 생명을 앗아갔던 폭풍은 겨울바람으로 바뀌어 매섭게 불고 있었다. 바로 내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남자가 투덜거렸다.
"이건 정말 말도 안돼. 동네의 그 많은 빵 가게들이 전부 문을 닫았으니 이럴 수밖에. 빵 가게 주인들은 손님들 생각은 눈곱만치도 하지 않고 자기들의 바캉스만 챙기는 이기주의자들이라고요." 그 말을 듣고 있던 한 여자가 심드렁한 말투로 말했다.
"뭐 빵 가게 주인이라고 다른 사람들처럼 바캉스를 떠나지 말란 법이 있겠어요?" "내 말은 그러니까, 약국처럼 서로 정해놓고 돌아가면서 문을 닫으면 이런 일은 없지 않겠느냐는 말이오!" 남자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까웠다. 하지만, 매서운 바람도 늘어선 줄도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 한 노인이 빵 가게에서 나오면서 차례를 기다는 손님들에게 말했다.
"빵이 다 떨어졌대요. 한 시간 뒤에 오래요. 한 시간 뒤." "내 이럴 줄 알았다고."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은 투덜거리며 발길을 돌렸다. 2주의 겨울 바캉스, 나는 해마다 똑같은 장면이 재생되고 있는 필름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주민들은 빵 가게를 습격한 일도 없었고, 빵 가게를 열어달라고 데모하는 일도 없다.
빵 가게 주인들은 2주 뒤에 안경 자국만 남고 까맣게 그은 얼굴로 상점을 열고 나서는 손님과 알프스의 날씨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다급하게 빵을 사러 온 손님을 줄 세우게 될 것이다. 노동의 수고로움이 바캉스로 알뜰하게 환산되는 나라에서 살기 위해서는 닫힌 상점 앞에 걸린 '휴가로 문을 닫습니다'라는 팻말 앞에서 자신의 분노를 가라앉힐 줄 알아야 한다.
퇴근 시간과 바캉스가 행복의 기준이 되는 사람들
단골 빵 가게 주인, 베르나뎅씨는 키가 크고 말이 없는 빵 기술자다. 베르나뎅씨가 프랑스어를 읽고 쓰지 못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소문이 사실인지 모르겠으나 확실한 것은 그는 정말 맛있는 빵을 만드는 기술이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나오는 베르나뎅씨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당신 봤어? 베르나뎅씨 말야. 아우디를 몰고 가더라." 남편이 말했다.
"빵을 만드는 사람들은 수탉보다도 먼저 일어난다는 말이 있어. 그의 노동을 생각해봐.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지." 변호사라는 그 멋진 직업을 가지고도 자동차는커녕 택시 값조차 없는 날이 많은 여자친구 꺄띠가 떠올랐다. 프랑스 정부에서 지정한 일반의사의 기본 진료 수가는 22유로, 배관공의 출장비는 최소한 50유로다. 아무리 전화로 불러도 오지 않는 파리의 콧대 높은 배관공들….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남편은 재경부의 애널리스트이다. 퇴근시간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승진시험을 보이콧한 남편과 15년을 살면서 프랑스에서 직업의 귀천이란, 얼마큼 일찍 퇴근하느냐, 얼마큼 바캉스를 가 있느냐의 항목이 얼마큼 돈을 버느냐는 항목만큼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베르나뎅씨가 하얀 가운을 입고 학교에 딸아이를 찾으러 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매일 죄수나 환자를 다루는 일보다 향긋한 빵을 굽고 사는 일이 더 행복한 일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파리에서 화가로 활동하는 발레리는 불임 진단 끝에 마흔 둘에 기적처럼 죠셉을 얻었다. 어느 날 차를 마시며 학교 이야기를 하던 중에 발레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조셉은 학교에서 12점을 받아오는 날이 많아. 하지만, 난 그 점수가 꼭 나쁜 점수라고 생각하지 않아(프랑스는 2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다). 모든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서 전부 그랑제꼴에 갈 필요는 없는 거잖아. 또 그랑제꼴에 들어간다고 그 아이들이 다 행복해질까? 나는 만약에 죠셉이 행복하다면 빵을 만드는 기술자가 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프랑스 사람들은 일등에 그다지 열광하지 않는다. 올림픽 금메달 숫자에도 지독히 관심이 없다. 그랑제꼴이라는 엘리트 선발시스템의 치열한 경쟁도 존재하지만, 그것은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기술전문학교를 간다고 열등감을 가질 이유도 없다. 과외공부를 시켜서 억지로 성적을 끌어올리려는 부모를 아직까지 만나본 적이 없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일등에 열광하지 않는 프랑스인들의 '보통의 삶'
유행을 만들어 팔지만 유행을 거부하는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을 들여다보면 '보통사람의 삶'에 대한 강한 자긍심이 숨어 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성공을 추구하는 삶이, 평범한 노동을 통해서 얻어지는 보통 사람의 일상적 행복 위에 절대 군림하지 않는 곳. 아이를 잘 만드는 사회, 유럽의 다산국이라는 명예는 바로 프랑스 사람들의 이런 존재방식에서 배양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는 누구나 각자의 가치관을 가지고 인생의 행복이라는 질적, 양적인 수익성(Rentabilite)을 저울질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 곳이다.
오래전 장터 달걀가게 아저씨가 나에게 건넨 이 한 마디는 평범한 프랑스 사람들의 사고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다. 그는 돋보기 안경 너머로 나를 지긋이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지금 행복을 밀어둔다고, 그 행복이 날 기다려 줄 것 같소?" [☞ 오마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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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빵집들이 문을 닫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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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둘째주 예순 명의 생명을 앗아갔던 폭풍은 겨울바람으로 바뀌어 매섭게 불고 있었다. 바로 내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남자가 투덜거렸다.
"이건 정말 말도 안돼. 동네의 그 많은 빵 가게들이 전부 문을 닫았으니 이럴 수밖에. 빵 가게 주인들은 손님들 생각은 눈곱만치도 하지 않고 자기들의 바캉스만 챙기는 이기주의자들이라고요." 그 말을 듣고 있던 한 여자가 심드렁한 말투로 말했다.
"뭐 빵 가게 주인이라고 다른 사람들처럼 바캉스를 떠나지 말란 법이 있겠어요?" "내 말은 그러니까, 약국처럼 서로 정해놓고 돌아가면서 문을 닫으면 이런 일은 없지 않겠느냐는 말이오!" 남자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까웠다. 하지만, 매서운 바람도 늘어선 줄도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 한 노인이 빵 가게에서 나오면서 차례를 기다는 손님들에게 말했다.
"빵이 다 떨어졌대요. 한 시간 뒤에 오래요. 한 시간 뒤." "내 이럴 줄 알았다고."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은 투덜거리며 발길을 돌렸다. 2주의 겨울 바캉스, 나는 해마다 똑같은 장면이 재생되고 있는 필름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주민들은 빵 가게를 습격한 일도 없었고, 빵 가게를 열어달라고 데모하는 일도 없다.
빵 가게 주인들은 2주 뒤에 안경 자국만 남고 까맣게 그은 얼굴로 상점을 열고 나서는 손님과 알프스의 날씨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다급하게 빵을 사러 온 손님을 줄 세우게 될 것이다. 노동의 수고로움이 바캉스로 알뜰하게 환산되는 나라에서 살기 위해서는 닫힌 상점 앞에 걸린 '휴가로 문을 닫습니다'라는 팻말 앞에서 자신의 분노를 가라앉힐 줄 알아야 한다.
퇴근 시간과 바캉스가 행복의 기준이 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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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봤어? 베르나뎅씨 말야. 아우디를 몰고 가더라." 남편이 말했다.
"빵을 만드는 사람들은 수탉보다도 먼저 일어난다는 말이 있어. 그의 노동을 생각해봐.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지." 변호사라는 그 멋진 직업을 가지고도 자동차는커녕 택시 값조차 없는 날이 많은 여자친구 꺄띠가 떠올랐다. 프랑스 정부에서 지정한 일반의사의 기본 진료 수가는 22유로, 배관공의 출장비는 최소한 50유로다. 아무리 전화로 불러도 오지 않는 파리의 콧대 높은 배관공들….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남편은 재경부의 애널리스트이다. 퇴근시간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승진시험을 보이콧한 남편과 15년을 살면서 프랑스에서 직업의 귀천이란, 얼마큼 일찍 퇴근하느냐, 얼마큼 바캉스를 가 있느냐의 항목이 얼마큼 돈을 버느냐는 항목만큼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베르나뎅씨가 하얀 가운을 입고 학교에 딸아이를 찾으러 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매일 죄수나 환자를 다루는 일보다 향긋한 빵을 굽고 사는 일이 더 행복한 일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파리에서 화가로 활동하는 발레리는 불임 진단 끝에 마흔 둘에 기적처럼 죠셉을 얻었다. 어느 날 차를 마시며 학교 이야기를 하던 중에 발레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조셉은 학교에서 12점을 받아오는 날이 많아. 하지만, 난 그 점수가 꼭 나쁜 점수라고 생각하지 않아(프랑스는 2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다). 모든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서 전부 그랑제꼴에 갈 필요는 없는 거잖아. 또 그랑제꼴에 들어간다고 그 아이들이 다 행복해질까? 나는 만약에 죠셉이 행복하다면 빵을 만드는 기술자가 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프랑스 사람들은 일등에 그다지 열광하지 않는다. 올림픽 금메달 숫자에도 지독히 관심이 없다. 그랑제꼴이라는 엘리트 선발시스템의 치열한 경쟁도 존재하지만, 그것은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기술전문학교를 간다고 열등감을 가질 이유도 없다. 과외공부를 시켜서 억지로 성적을 끌어올리려는 부모를 아직까지 만나본 적이 없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일등에 열광하지 않는 프랑스인들의 '보통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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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누구나 각자의 가치관을 가지고 인생의 행복이라는 질적, 양적인 수익성(Rentabilite)을 저울질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 곳이다.
오래전 장터 달걀가게 아저씨가 나에게 건넨 이 한 마디는 평범한 프랑스 사람들의 사고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다. 그는 돋보기 안경 너머로 나를 지긋이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지금 행복을 밀어둔다고, 그 행복이 날 기다려 줄 것 같소?" [☞ 오마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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