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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막걸리 대중화 ‘1등공신’은 등산객들
🧑 이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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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22 11: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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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0
막걸리 대중화 ‘1등공신’은 등산객들
2010/02/21 17:40 당크
주5일제와 국립공원 무료개방으로 막걸리 찾는 등산객 급증

지난번에 블로그에 쓴 ‘막걸리 패러독스’라는 글에서 나는 일제(日帝)와 박정희가 막걸리를 죽인 ‘원흉’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막걸리의 부활에 일조한 ‘은인’이라고 주장했다. 표현을 좀 누그러뜨리자면,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 경제발전 대신에 민주주의를 억누른 박정희는 막걸리에도 ‘병(病)주고 약(藥)준’ 셈이다.
일제와 박통(박정희 대통령)이 막걸리에 ‘병’을 모두 준 것에 대해서는 허시명 막걸리학교 교장도 그렇게 진단했고, 국순당 배중호 사장도 같은 생각인 모양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에 쌀로 술 담그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폈다. 국순당 배중호 사장은 "박 대통령 집권기는 일본 강점기와 더불어 전통 술의 명맥이 끊어졌던 기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그 시기를 겪은 막걸리업체 사장들은 대부분 그를 옹호했다. (“막걸리 인기에 '박정희 향수' 솔솔”, 조선일보, 2009. 11. 4)
막걸리에 ‘병(病)주고 약(藥)준’ 일본과 박정희
서울탁주 이동수 회장도 일본이 막걸리에 ‘병주고 약준’ 것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이었으나 박정희에 대해서는 달랐다.
“지금의 '막걸리 붐'이란 것도 일본에서 '막걸리가 몸에 좋다'고 하면서 시작됐고, 막걸리 칵테일도 워낙 칵테일을 좋아하는 일본 쪽에서 먼저 개발한 겁니다.”...(중략)..."(박정희 대통령이) 쌀 막걸리를 못 만들게 했고, 양조장들을 통합해버린 장본인 아니냐"고 기자가 묻자, 이 회장은 "그땐 당연한 거죠. 먹을 쌀도 없는데 술을 어떻게 만듭니까. 또 양조장 통합으로 관리가 이뤄졌기 때문에 그나마 막걸리의 품질이 지금처럼 유지될 수 있었던 겁니다"라고 말했다.('막걸리 열풍의 중심' 서울탁주 이동수 회장, 조선일보, 2009. 10. 12)
평생 술장사를 해온 이 회장이 “먹을 쌀도 없는데 술을 어떻게 만드냐”고 항변하는 것이 아이러니컬하다. 더구나 금주법 시대의 풍속도에서 보듯이, 먹을 식량이 없고 정부에서 금지해도 몰래 술을 만들어 먹은 것이 동서고금의 역사가 아니던가.
“양조장 통합으로 관리가 이뤄졌기 때문에 그나마 막걸리의 품질이 지금처럼 유지될 수 있었다”는 진단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철권통치를 한 전두환이 80년 각도에 일간신문을 1개씩만 허용하는 언론통폐합을 시행하면서 내세운 논리도 언론의 품질 유지였다. 그것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미덕을 하찮게 여기는 강자의 논리다.
박통이 즐겨 마셨다는 배다리막걸리는 지난 66년 경에 박통이 원당 한양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오던 길에 인근 실비옥이라는 허름한 선술집에서 배다리술도가 막걸리를 마신 것이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박통이 79년 궁정동 안가에서 시해되기까지 14년 동안 청와대에 납품되었고, ‘박정희 막걸리’를 보내달라는 김정일 위원장의 부탁으로 현대그룹에서 배다리막걸리를 주석궁에 가져간 뒤로는 ‘통일막걸리’라는 브랜드로 출시되기도 했다.
‘박정희 막걸리’가 ‘장수막걸리’에 맥을 못추는 이유
몇 해 전에 고양시 주교동(舟橋洞)의 배다리술박물관에 갔을 때, 박관원 관장에게 “박통이 즐겨 마셨다는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왜 배다리막걸리가 고양시 관내에서조차 ‘서울 장수막걸리’에 밀려 맥을 못추냐”고 물은 적이 있다.
박 관장은 일정한 규모의 경제가 되지 않으면 유통망을 갖추기 어려운 현실 외에도 품질 관리의 어려움을 들었다. 서울탁주의 장수막걸리는 대량생산하기 때문에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가 있는데 배다리막걸리는 소량생산하기 때문에 균질한 품질관리가 어려워 경쟁이 안된다는 거였다.

원래는 서로 다른 맛을 비교하기 위해, 부산금정산성 막걸리와 맑은내일 막걸리, 그리고 감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ㅌ 막걸리 등 3종의 막걸리를 시음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미리 주문해 놓은 ㅌ 막걸리가 도착하지 않아 포천생막걸리로 대체해야 했다. 이유는 고집 센 사장님이 당일 막걸리가 제대로 빚어지지 않아 보낼 수가 없다는 거였다. 소량생산하면 그만큼 품질이 균질하게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막걸리제조업체 사장들에 따르면 양조장의 통합관리가 막걸리 대중화에 기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서울 장수막걸리’가 균질한 품질관리가 가능한 정도의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진 데는 이른바 웰빙 붐을 탄 등산객의 급증과 국립공원의 무료개방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막걸리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였다. 그런데 그 전에 2007년 국립공원 무료 입장과 주5일 근무제(토요일 휴무) 시행으로 등산 인구가 엄청 증가했다. 그리고 입장료(1600원) 없이 산행을 하게 된 늘어난 수도권 등산객들은 입장료보다 더 싼 ‘장수막걸리’ 맛을 알게 돼 산에 갈 때마다 배낭에 1병씩 넣어 다니는 것이 이제는 풍속도처럼 되었다.
막걸리 대중화의 ‘숨은공신’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이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2007년부터 전국 국립공원에 대해 무료입장을 실시했지만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리산국립공원과 설악산국립공원은 탐방객들이 눈에 띄게 늘지 않았다. 그런데 북한산과 도봉산을 품은 북한산국립공원만큼은 무려 100% 넘게 탐방객이 증가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집계한 2006년 및 2007년 연간 탐방객수를 비교하면, 수도권에서 가장 먼 지리산은 262만명에서 273만명으로 4% 늘고,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설악산은 268만명에서 349만명으로 30% 증가한 데 비해, 수도권인 북한산은 488만명에서 1,019만명으로 무려 109%나 늘었다. 전세계적으로도 연간 1천만명이 넘는 탐방객이 찾는 산은 북한산이 거의 유일하다.
특히 북한산 무료입장 이후 여성 등산인구가 늘어난 것도 막걸리 열풍에 일조했다. 여성 등산인구가 늘어난 상황에서 일본 여성들이 다이어트 건강식품으로 막걸리를 마시는 막걸리웰빙 바람까지 불어 요즘은 산에 가는 여성들도 막걸리 1병은 기본으로 챙길 정도다.
결국 막걸리 대중화의 ‘일등공신’은 급증한 등산객들이고, 그 배경에는 주5일(주40시간) 근무제와 국립공원 무료입장이라는 정책적 고려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ILO의 오랜 권고사안인 주5일 근무제는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었다. 노사정위원회의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국무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안을 마련토록 해 노무현 정부 출범후 시행되었다. 국립공원 무료입장은 2006년 5·31 지방선거를 겨냥한 열린우리당의 선거공약이었다.
그러고 보면, 막걸리의 부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조했다면, 막걸리 대중화의 ‘숨은공신’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인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 한식의 세계화와 막걸리 고급화를 강조하지만, 막걸리 장려책의 토대는 두 전직 대통령 시절에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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