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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들이 많았지만....
🧑 김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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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1-14 02: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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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1
뜬금없이 회비를 걷지않고 정기모임을 하자고 하니 의아해하는 친구들이 많다.
시간을 돌려서 휘문69회의 모임에 관심이 없을 때인 2003년이었다.
인용이가 모임을 만든다고 3번을 전화를 해주었다.
20년하고도 몇년 더 지났을 때이니 나가야지...생각은 있었지만
회비 3만원도 부담이었지만 백수가 뭐하냐고 묻거나 하면 어색한 자리가 되지 않을까 망설여졌다.
동호회처럼 예쁘고 젊은 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저런 이유로 대접받을 자리도 아니고
이십수년전에 어쩌면 아직도 앙금을 가진 놈도 있을거고 지금 내 모습에 비웃는 놈도 있을지 모르고...
돈 3만원을 내고 갔다가 어색함과 괜히 참석했다는 후회만 품고 돌아오면 어쩌나...싶었다.
당시 형편을 알던 동익이가 대납해줄테니 오라고 했고
당시 여의도에서 신영증권 임원이던 진오가 사무실로 와서 같이 가자고 권했다.
3번이나 연락을 준 인용이도 인용이지만 동익이나 진오가 아니었다면
막판에 '에라! 그 돈으로 애들 고기나 사서 집에서 배 터지게 먹자.'...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동호회 회원들과 번개나 때려서 고민스러운 동창회 모임은 아예 잊었을지 모른다.
요즘은 동창들 모임이라면 "오바"를 한다.
왜냐고 묻는다면 구체적으로 너희들을 이해시킬 문장이 없어 난감하지만.....
뭐.. 장인상에 와주었던 동기들 모습에 호랭이가 고마움을 가진 것도 있을거고...
별 볼일없던 불량 청소년에게 과분한 찬사를 던져준 친구들의 고마움...등등등?
정기 모임만은 전체적으로 많은 친구들이 부담없이 만나기를 바래왔다.
여유가 있고 친구들과의 만남에 애정과 관심이 있는 동기가 자발적으로 여윳 돈을 기부하고
여유가 없으면 없는대로 친구들과 만나 살아온 이야기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하루 몇시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다 갔으면 싶었다.
어쩌다 기분 좋은 친구가 끌고가는 술집에서 서너명이 마시는 술값이
어떨때는 수십명의 친구가 이렇게 즐기는 비용보다 더 나올 때가 있다.
어떤 친구는 밤늦게 술에 취해 취기를 빌려 힘든 삶을 푸념하기도 한다.
어떤 친구는 분위기에 취해 부담을 안가져도 될만큼의 여유를 부리기도 한다.
우리 나이에 인생역전의 대박을 가질 친구가 있을까 모르겠지만
이제 그런 행운을 바라는 것도 그런 행운에 업혀가는 것도 바라기 어려운 나이들이다.
회비가 10만원이 있어도 걱정이고 1억, 10억이 되어도 걱정이다.
쥐고있다는 것만이 좋은 때는 아닌 나이라는 생각이다.
동기들에게 걷어서 동기들에게 쓸 경비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너무 넘쳐나도 그놈의 돈에 붙은 인간의 욕심이 불행을 불러온다.
이번 모임에 회비를 안 걷겠다는 발상은 내가 우겼기에
그 결과에 걱정이 참 많다.
어중이 떠중이 다 모인다고 다음부터는 안 나오고 협조 안하겠다는 친구도 있을 수 있고
누구는 늘 후원을 하는 놈이고 누구는 당연히 얻어먹는 놈이란 인식을 가질 수도 있다.
내가 처음 우리들과 만났을 때
내게 나올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준 친구들에게 나는 감사한다.
우리가 행사를 치르면서 걷는 1/n은 서로에게 가장 부담이 적은 방법이다.
그렇지만 그 금액만큼 내가 여기서 얻어가는 마음의 수확이 있어야 후회가 안된다.
나는 알리미라고 나름 나불대지만 실지로는 '삐끼'다.
내가 속한 모임에 더 많은 친구들이 나와서 잊어버린 시절의 그 친구들과 만나
당시로 돌아가 인연을 이어갈 수 있다면 내게는 보람있는 일이다.
난 우리 휘문 69회의 모임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비즈니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늘 긴장했던 이성적인 모임이 아닌 가끔은 풀어주어야 할 감상적인 만남이라고 믿는다.
모임을 주선하는 입장으로 모임에 필요한 경비를 감당하기위해 모금함을 만든다고는 했지만
모금함이 텅 비어도 상관하지않는다.(다음 기회가 없어지는 게 아쉽지만..)
몇몇, 아니, 대부분의 친구들이 걱정을 한다.
계산이 어떻게 되고 경비가 어떻게 되고.....
거기까지가 내 한계고 동키호테같은 발상이었다면 이번 일은 한번의 해프닝으로 끝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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