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문 자녀 결혼식장에서 만난 한 선배가 나를 보자 때뜸 불러 하는 말이,
선배 : " 야 너 이리와서 고개 좀 숙여봐."
나 : " 왜요."
선배 : " 아 글쎄 이리 와서 고개 좀 숙여 보라니까. "
나 : " 이렇게요."
선배 : " 그래." " 야, 근데 너 머리 위에 왠 헬기장 이냐 ? 하하 "
탈모가 시작된 것은 한 십여년 전 인 것 같다. 탈모 방지 샴푸도 써보고 이런 저런 노력을 해보았지만 탈모 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해 지더니 뒷통수가 거의 대머리가 되고 말았다. 세월을 어떻게 붙잡겠느냐 하며 머리카락이 있고 없고 크게 연연하지 않는 척 , 대범한 척 하지만 아직도 머리 숱이 무성한 친구들 보면 우선 부러움이 앞선다. 아닌 척 해보지만 주변 머리가 없는 것은 나의 컴플렉스의 하나이다. 그런 연유로 나는 내 뒤에 누가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게 싫다. 극장에 가도, 식당에 가도 뒷자리 시선에 신경을 쓰고 시내 버스를 타도 가급적 제일 뒷 자리에 가 앉는다.
그런데 아주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다른 말은 일체없이 내 머리만을 보며 헬기장이라고 놀려대며 좋아하니, 그날 나의 불쾌함은 실제로 심각한 정도였다.
옛날에 많이 가까왔지만 오래동안 소원했던 친구들을 보면, 사실 무슨말 부터 건네야 좋을 지 모를 경우도 많다. 고등학교 동창들 처럼 나이와 관계없이 막역한 친구끼리는 그저 만나서 얼굴 보기만 해도 즐거운 일이고 이제는 유치하게 들릴 수 밖에 없는 옛날 별명을 부르거나 어렸을 때 자주 쓰던 상소리 몇마디 오간다고 해도 기분 상하기는 커녕, 오히려 옛날 생각을 하며 더 흥에 겨워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63회 야유회에서는 누구든 내 헬기장을 가지고 놀려대고 기분 나빠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 붙이고 싶은 것은 조금 각도를 달리하여 이제 모두 60을 코 앞에둔 우리 나이에는 서로 칭찬하거나 덕담을 나누며 교우관계를 갖더라도 더 이상 낯 간지럽거나 사내의 호기에 창피한 일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특별히 소중한 와이프 분들을 모시고 소풍가는 자리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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