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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의 땅 일곱째 날 -뉴욕에서 L.A로-


전날 기분이 up된 영진이가 조금 취기가 과했음을 아셨는지
영진이 부인께서 콩나물 해장국을 끓여 두셨다.
-으음...출발전에 호랭이가 다툰게 사실은 해장국때문이었는데...-

영진이의 사무실에 들러 잠시 동부에서의 마지막 날을 아쉽게 정리하다가
예약 환자때문에 직접 배웅 못하고 영진이의 둘째 아들 스테판이 공항까지 따라와
수속을 밟아 주었다.

촌놈 짓한거 하나를 더 밝히면....
비행 예약 상황을 꼼꼼이 체크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인데...
한국-미국, 미국-한국은 수하물로 부치는 짐이 2개까지는 무료인데
미국-미국은 수하물 하나당 20$을 받는다는 사실을 미처 확인 못한 것이다.
피같은 40$-
더 웃기는 건 기내식이라고 공짜로 주는 줄 알았더니 그것도 팔더라.
양많고 싼 걸 찾아-영어로만 쓰여있으니 찾느라 고생했다.- 주머니 쌈짓돈을 꺼내 쥐고 있는데
아니,,이것들이! 내가 주문한 것은 없단다.
홧김에 맥주 한 캔과 건과물이 섞인 마른 안주를 주문해 울분을 달랬다.
이놈의 비행기 승무원은 내가 생각하던 쭉쭉빵빵한 미모의 승무원이 아니다.
조금 뻥을 치자면 내 나이쯤되는 엉덩이가 펑퍼짐한 내 덩치 2배는 됨직한 아줌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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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한줄에 3좌석씩 둘로 나뉘어 가운데 비좁은 통로가 그만인 좁은 내부를 가진 비행기다.
그 좁은 통로를 그 펑퍼짐한 아줌씨들이 장악하고 헤집고 다니니 나는 지루하더라도
붙박이로 좌석에 앉아 있을 수 밖에.....

더 황당한 일은 이놈의 나라가 얼마나 큰지 같은 나라에 시차가 있다는 거다.
뉴욕에서 오후 1시에 떠나 오후 4시에 도착한다니 까짖 3시간쯤이야 참겠지...하고
연보가 나를 불쌍히 여겨 준 니코틴 패취를 안 쓴 것이 패착이었다.
뉴욕과 L.A는 3시간의 시차가 난다.
그러니....3시간이 아니라 6시간이지.

말이 안 통하는 괴로움, 기존 경험했던 비행기와 틀린 기내 서비스....
거꾸로 매달려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던 옛 성현들의 말씀은 틀리지않았다.
눈에 촛점이 사라지고 하다못해 라이타 불이라도 켜서 잠시 흡연을 위한 착륙을 협박해야하지 않을까
심각하게 고민하는데.... 드디어 비행기는 L.A 공항에 착륙했다.

개당 20$이나하는 수하물 부치는 값때문인지 수하물을 찾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하물을 찾아 나오니 바로 건물 밖이다.
"응 지금 공항으로 들어왔으니까 금방 갈테니 거기서 기둘려라."
계옥이에게 전화를 거니 막 공항 입구에 도착했다고 기다리란다.
"천천히 와도 된다. 느긋하게 담배 피우고 있을테니 오기만 하면 돼."
계옥이의 목소리가 그리도 반가운 것은 L.A에서 미아가 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때문이다.
담배 한가치에 불을 부치고 안심을 하고나니 슬슬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헐리우드가 있는 곳이라 그런가?
아니면 내눈이 삐었나?
다양한 칼라의 제법 눈에 띄는 여자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에구...이놈의 밝힘증.-

10분도 안됐는데 계옥이가 부른다.
몇년전 서울 서부지역 모임에 계옥이와 대길이가 참석한 적이 있다.
반갑다.
일단 공항을 벗어나기위해 계옥이의 차에 짐을 싣고 출구로 가니 ...주차비가 안나왔다고 그냥 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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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앞에 걸린 갖가지 현수막중에 한글로 된 현수막도 있어 반가운 마음에 한장 찍었다.-


아직 모임에 참석할 친구들의 참석여부가 확정되지않았나보다.
한인타운으로 가면서 계옥이는 계속 연락을 하고 있었다.
일산에 있던 정 상구, 한국에 와서도 보기 힘들던 영중이, 한인타운에서 심장내과의를 한다는 정문이
L.A로 들어오는 중이라는 똥차 인진이, 은호, 정민이, 강 훈이, 린기, 또.....
66회 선배가 운영한다는 "소향"이라는 식당에서 강 정민이를 만났다.
...정말 처음보는 친구다.
기내식이 신통찮아 소향에 먼저 와 기다리던 정민이가 시켜둔 이름도 모를 음식이 눈에 더 들어온다.
쏘주 한잔을 따라주니 목젖이 싸하니 따라주는 정민이가 그렇게 이뻐보인다.

"걔가 동익이야? 나 그놈 기억나."
정민이는 게시판을 둘러본 적이 있는지 뜬금없이 동익이 이름을 들먹인다.
전화를 연결해주니 서로 족보를 물으며 얼마쯤 통화를 하고 반가워 하는 표정이다.
삘이 받았는지 영진이와도 서로 통화를 하더니 같은 반을 한 적이 있다고 신기해 한다.

결국 연락이 되어 만난 친구는 정민이, 인진이, 그리고 계옥이가 전부였다.
인진이는 전문 드라이버가 되더니 술을 끊었는지 자제한다.
나와 정민이, 계옥이가 거의 한병씩 마시고 소향의 사장님이자 선배님도 가끔 들어와 술잔을 거들고...
슬슬 취해간다.

...내게도 이곳 엘에이에는 친척이 몇 있다.
사촌누나 두분과 숙모님이 계시는데... 오기 전 연락처를 알아와 전화를 하니 반긴다.

"응, 넌 오늘 일단 L.A에서 하루 자고 내일 아침에 관광버스를 타고 요새미티와 샌프란시스코를
2박3일간 관광하면 된다. 그리고 돌아오면 은호네 집에서 애들 만나는 일정이다."
내 일정을 내가 모르니 계옥이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그래? 그럼 여행 끝나면 우리 집으로 와."
어렵게 연결된 누나는 반가워 하면서 자기 일정도 모르는 내가 이상하다는 듯 생각하는 것같다.

"여기까지 왔으니 헐리우드는 밟고 가야지."
인진이와 계옥이는 일이 있다고 먼저 간 정민이를 보낸 후 나를 데리고 또 어디론가 간다.

아씨! 취했다.
어디가 어딘지 헤롱거리는데 발밑을 보란다.
어라?
잘 모르는 영어를 떠듬떠듬 읽으니....올리비아 뉴톤존, 찰스 브루튼 손, 쥴리 앤드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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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조르는 놈이 인진이고 졸린 놈이 계옥이다.
잘 보이지 않지만 바닥에는 유명 연예인들이 직접 찍은 손과 발이 싸인과 함께 즐비하다.
오늘도 사진은 졸라게 느리게 올라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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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벨트면...미국 대통령이름인데...그 양반 이름의 호텔이 있고 건물벽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참..이 친구들 발상은 우리랑은 달리 참신 발칙하다.
"전두환호텔"..이러고 해학적인 그림을 벽면에 그려넣는다면...어덯게 될까?

무슨 일식집이라고 언덕위에 있는데 거기가 유명한 장소인가보다.
오밤중에 그리 끌고가길래 식당에 뭔 볼일이 남았나 의아했는데....
야경이 죽인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찍었다면 멋졌을텐데.... 죄다 흔들린 그림들이라 전시는 생략한다.

아침 8시20분에 여행사에서 데리러 온다는 것이다.
로텍스호텔이라던가?
워싱톤에서의 일이 생각나 더럽건 냄새가 나건 흡연이 가능한 객실로 달라고 우겼다.
6시간동안 날라서 오자마자 친숙한 소주로 속을 달랬더니 취기와 잠이 몰려온다.
객실까지 안내해준 계옥이에게 주의 사항(?)을 듣고 일단 2박3일 진짜 미국을 구경하고
7일에 은호네 집에서 보기로 하고 L.A에서의 첫날 밤을.......독수공방으로 보냈다.

서부로 오면 가장 먼저 보고싶었던 놈이 태원이라는 놈이다.
재수를 같이 했고 담배를 같이 피웠고 온갖 추억을 공유한 놈인데 아쉽게도 연락이 끊어졌단다.
친했던 인진이도 모른다니 -사정이 있다고 들었으니- 무리하게 찾을 마음은 포기했다.
지난 1999년에 동기 모임때 우연히 만났던 것처럼 또 어디선가 우연히 만날 수 있을테니까.
30수년만에 만나는 놈도 있는데 인연이 닿으면 또 어제 헤어졌던 놈처럼 웃으며 만날 수 있겠지.

미국은 새벽이면 비가 오나보다.
깜빡 잠들었다 일어나 밖을보니 부슬부슬 비가 온다.

내일부터는 진짜 미국을 구경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풍경보다는 기억이 가물거리는 친구들의 얼굴이 더 크게 보여서 찍은 사진의 풍경조차도
기억이 가물거리지만....이제 풍경에 집중하리라.


비록 미국이라는 나라에 왔지만 내 목적은 친구들 보기였다.
마지막 날이라고 할 6월 7일 저녁에 은호네 집에서 만난 서부 친구들 모습만 보면 끝이다.
여덟째날과 아홉째날은 사실 친구들이 나오질 않는다.

가이드에게 집중해 듣고 보았던 미국 풍경은 나 아니더라도 누구나 쓸수 있다.
이쯤에서 여덟째날과 아홉째날, 그리고 열흘째 되는 날 저녁까지는 생략할까한다.

그러면 미국을 떠나기 전날 밤 은호네 집에서의 일과 마지막 날 잠깐의 해프닝이 남는다.
여행기를 쓰고 나면 후기 하나쯤 생각나는대로 더 쓸지 모르겠다.

그동안 읽어준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생각해볼 생각이다.

세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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