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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의 땅 닷세째 날 -필라에서 뉴져지로-

은근히 스트레스다.
마구잡이로 찍은 사진을 메모리 카드를 비우기위해 아무 DVD에 저장했더니
이것저것이 뒤섞여 여기가 거기 같고 저기가 거기같다.

어쨋거나 어제 연보네 집에서 밤늦게까지 있다가 선물을 받았는데 그 얘길 깜빡했다.
종현이가 준 향수와 연보가 준 선물은 -뭔지 안 갈쳐주지~~ ㅎㅎ- 이미 배달을 끝냈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축축히 오는데... 문자가 들어와 있다.
로밍된 내 전화는 문자 수신은 무료인데 보내는데는 1통에 400원이란다.
황이를 잘 배웅했으니 걱정말라는 도연이와 승범이, 신철이의 문자가 와 있고
상국이는 문자를 못 보내 직접 전화를 해서 땍땍거린다.

기껏해야 13시간에서 14시간 차이인데 영 적응이 되질 않는다.
대길이 부인은 네일아트 가게를 하신단다.
엊저녁에 함께 가지 못한 이유도 저녁늦게 손님이 와서 시간을 맞출 수 없었단다.
흐음....그러고보면 대길이놈은 이제 샷따맨이다. -가장 좋은 직업이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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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장 더 올릴까했는데.... 워낙 등록되는 시간이 오래 걸려 다음에 올리도록 해야겠다.

대길이 말인 즉슨, 아이들의 등하교를 돌봐주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은 어정쩡한 직업을 갖기보다는
주식거래를 하면서 애들을 봐주는 것이 낫단다.
대길이 부인의 네일숍을 구경하고 곧장 차를 몰아 연보네 가게가 있는 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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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말했지만 연보가 근무하는 가게는 무지하게 큰데다 보안이 잘 되어있었다.
잘 잤냐..부터 대길이가 해꼬지는 않했냐는 둥의 안부를 묻다가 내 팔뚝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야, 이거 내가 차고 다니던 건데 그 시계는 놔두고 이거 차고 다녀."..라며 시계를 풀어준다.
아씨~!! 공짜라 낼름 받아 팔뚝에 차니 팔이 휘청한다.
가물거리는 영어를 읽어보니 명품이다.
큰놈이 아날로그 시계 하나 사오랬는데 이거 그놈한테 줘야겠다...했더니 대번에 안색이 바뀐다.
큰놈 건 니가 사다주고 그건 니가 차고 다녀 새꺄. 아끼던 거 줬는데.... 궁시렁댄다.
알써, 짜샤... 고맙다는 말이 입에서 잘 안나오니 그렇게 뻗댔다, 짜샤.

대충 통밥을 잡은 대길이놈, 내가 아닌 딴놈이 받았으면 그놈 뒤통수를 패서라도 뺏을 표정이다.
그만큼 좋은 시계라는거겠지.
그러고보니, 몇년전 영진이놈도 시계를 하나 줬는데... 이것들이 내가 얼마나 게으르게 보였으면
다들 시계만 주고 GR들이야?
노트북 내지는 신형 컴퓨터가 더 쌀텐데...그런거나 하나 선물하지....칫!!
그나저나 난 왜 머리도 안 벗겨지는거야? ^^*

같이 있는 직원에게 뭐라 몇마디하더니 밖으로 나와 무조건 차에 태워 다시 시내로 들어간다.
오전에 같이 돌아다니면서 안내를 해주려고 했는데 갑자기 창고에 물건이 들어와 바쁘단다.
어제 타려다 시간관계상 타지못한 오리 관광차를 타는 곳에 내려주고 점심때 연락하라고 하고는
대길이와 나를 남겨두고 가게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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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관광차는 수륙양용차다.
예쁜 짙은 갈색피부의 여자가 안내를 하는 데...........영어라 한마디도 못 알아먹겠다. -.-
실베스타 스텔론이 나오던 로키라는 영화의 음악이 흐르고 그건 알아들었는지
대길이가 옆에서 이곳이 로키를 찍은 촬영현장이란다.
베트남 참전용사의 기념공원, 2차 세계대전의 기념관 등등...오라지게 기념할 곳도 많다.
200년이 조금 넘은 나라가 웬 오지랖이 그리 넓어 기념할만한 일들이 그리 많누?
그것도 죄다 남의 땅에 쌈박질하러 갔던 일을 기념하는.....
아니다, 사실 그보다 부러운 건 뮤지엄이다. (뮤지엄이 박물관이 맞지?)
그건 조금있다 다시 씨부리기로 하고....

오리차를 타니 기념품으로 오리소리가 나는 호루라기같은 걸 하나씩 나눠준다.
그걸 불면 꽥꽥 소리가 난다.
20여분 이곳저곳을 끌고다니던 버스는 갑자기 강가(바단가?)에 선다.
그러더니 기사가 바뀐다.
버스로 모는 기사가 다르고 배로 모는 기사가 다른갑다.
대충 들어보니 캡틴이 어쩌고 하는걸 보면... 요딴 걸 몰아도 선장 소리는 딥따 듣고싶은가보다.
버스가 갑자기 배로 변하는 순간이다.
폴짝 물로 뛰어든 버스는 배가 되어 물보라를 일으키며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닌다.
물에 뛰어들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햇볕이 따가운 탓인가? 되게 덥기만 하다.
물위를 달리던 버스 배는 20여분쯤 건너편은 어디고 이쪽편은 어디고를 떠들더니 다시 뭍으로 올라온다.
다시 기사가 바뀌고 비슷한 코스를 돌아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는데 한 70분 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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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장소로 돌아오니 대길이는 연보를 불러 치즈스테이크가 유명하다는 식당으로 간다.
롯데리아의 불갈비 버거인가와 같은 길쭉한 빵에 불고기처럼 얇게 썰은 고기를 넣고 그안에
치즈맛이 나는데 치즈맛이 고소해 맛이 좋아 먹기에만 정신이 팔렸다.
믿거나말거나.... 이 식당은 이나라에 맛자랑 멋자랑같은 프로에 나왔다는데 영어로만 주문을
받는다고 대길이와 나는 줄을 서지도 못하고 연보가 주문하는대로 기다렸다가 먹었다.

연보말로는 이식당의 치즈스테이크 맛이 최고란다.
그래서 일부러 그 맛을 보여주기위해 시간을 내서 나왔다고 다시 가게로 들어가봐야한단다.
그러면서 우리를 떨궈준 곳은 바로 박물관-
정 싫으면 강변따라 걷다보면 아가씨들이 수영복을 입고 있는 걸 볼지도 모르니 그리 가보란다.
뮤지엄은 무슨 얼어죽을 뮤지엄!
야, 우리 죽쭉빵빵한 여자들이 있다는 강변으로 내려가자.....했는데
이놈의 대길이 쉐이! 무슨 심술인지 굳이굳이 뮤지엄으로 끌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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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라는 영화가 이놈들한테는 대단한 영화인가보다.
그래도 난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 더 기억에 남는다...며 버텼다.
....미술품을 전시한 1층은 시커먼 피부의 남녀들이 검은 정장을 입고 경비를 선다.
뭐 대수롭지않은 미술품을 놓고 이토록 삼엄하게 경비를 서나 싶은데....
언놈이 그렸나...그래도 궁금해 한글도 아닌 영어로 된 작가 이름을 읽으니....
로댄, 고흐, 세잔,.... 어쭈구리 발음대로 읽을 때는 몰랐는데 대충 때려맞춰보니,....
...........거장들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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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쉬는 터뜨리지 못하지만 사진은 얼마든지 찍어도 된단다.
노출이 맞지않아 수전증이 있는 내가 찍은 사진은 죄 흐릿하거나 흔들렸다.
작가들 이름을 보고 새삼 보니 작품들이 가짜든 진짜든 포스가 느껴진다.
작품을 감사하는 사람들의 진지함으로 미뤄 내게도 우아한 취미를 즐길 기회인 것같은데...
처음의 광분한 기분은 시간이 흐를수록 차츰 줄어들고 슬슬 흡연의 유혹이 고개를 든다.
...누군가에게는 평생 한번 봤으면 하는 작품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지한 내게는 이정도로 족한 그래서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라는 말이 나왔나보다.

뮤지엄 밖에는 다시 비가 온다.
건물내에는 어떤 장치를 했는지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다.
아침에 내린 비는 청량감을 주더니 오후에 내리는 비는 나를 축 처지게 한다.
연 닷새째의 나름 강행군에 누적된 피로가 어꺠를 내리누르는 듯 힘이 든다.
맞기는 부담스럽지만 쏟아지는 비는 아니라서 대길이와 나는 강가에 있는 정자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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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바로 내려다보일만한 곳에 위치한 식당을 내려다보면서 정자에서 사진을 찍고
시간을 보내는데 연보가 차를 가지고 마중을 왔다.

원래 계획은 나를 뉴져지로 데려다 주면서 용철이나 영진이한테 인수인계하면
필라에서의 일정은 끝나는 것인데 계획이란 것이 착착 맞는 법이 없는 터라 합류 계획이 없던
연보가 뉴져지 어디쯤에서 기다리기로 한 영진이에게 함께 가기로 바뀐 듯하다.

사진으로만 보던 서 훈이가 어제 나를 보고 건강이 최고이니 담배 조심 여자조심 술조심을
강조하며 작별인사를 겸해 전화를 했다.
훈이의 전화가 고맙냐고? ....고맙지. 정말 고맙지.
말로 백번 고맙다고 해봐야 당사자간의 대화에서 느끼는 감정이 전해질리 없지만
서로 마음속에 들어가 봐야 그속에 담긴 진심이 느껴질 수 있는게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와서 그리고 돌아와서도 미국에 사는 친구들이 왜 나를 불렀고
자신들의 그 바쁜 시간을 쪼개 나와 만났는지 아직도 나는 100% 이해하지 못한다.
어쩌면.....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걸 밖으로 표출한다면 여린 놈 약한 놈..이라는 비아냥을 당할까
그것이 두려워서 이해하지 못한다는 가면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글쎄, 이런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가끔 농담삼아 하는 말중에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스캔달이라는 말이 있다.
사실....이날은 피곤하기도 하고 가슴에 앙금이 진 것이 있어 짜증이 있었다.

대길이, 연보, 성호, 영진이, 그리고 나...
뉴져지의 중국식 식당에서 만나 영진이가 가져온 죠니워커를 마셨다.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내 기분은 엉망이 되었다.
어쩜.... 느낀 친구들도 있을거고 모르고 넘어갔을 친구들도 있을게다만....
얼음을 탄 양주 석잔을 연거푸 들이키고 나니 잠이 몰려왔다.
사진을 한장 찍고 영진이의 차에 타기가 무섭게 곯아떨어졌다.
야경이 멋지다는 다리 아래에서 영진이가 깨웠지만 그저 잠밖에는 다른 생각이 나질않았다.
다음에 찍자고 고개를 젓고 다시 차에 타고 영진이네 집까지 가서는 첫날밤 잤던 그 방에서
아침까지 세상모르고 곯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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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뉴욕 관광버스를 타고 뉴욕시내 구경을 하는 날이다.

....제대로 쓰려면 갔던 곳에 대한 자료를 찾고 더 많은 설명이 읽어주는 사람에 대한 예의겠지만....
그랬다가는 내 만만디와 무성의한 성격으로 미뤄 1년이 지나도 쓸 수 없을 것이다.
일단 기억나는대로 끊기지않고 하루 하루를 풀어나가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러니 읽는 사람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일단 봐주기를 바랄 뿐이다.
또, 미국에서 나를 돌봐준 친구들에게 가능한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면서 글을 썼는데
그것이 혹시 서운하거나 섭섭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체적으로 그리고 세부적으로 나는 미국 친구들과 서울에서 격려해준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세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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