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글 상세보기
[제목]
남의 땅 첫발 디디기.(사진 첨부)
🧑 김세형
|
📅 2009-06-12 06:29:10
|
👀 859
2009년 5월 29일 오전 11시-
인천공항 출국장에는 거의 각 게이트마다 흡연실이 있어 느긋하게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노 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장면을 생중계로 보다가
마음속으로 작별의 인사를 하고 출국을 위해 줄을 선 사람들중 하나로 섞였다.
유난을 떤다싶은 생각이 들도록 줄을 선 탑승객들의 입가에는 마스크가 씌워져 있고
공항 근무원 두엇이 여권을 하나 하나 체크하며 얼굴과 대조를 하느라 줄이 줄지를 않는다.
10시30분부터 탑승이 시작되었지만 30분으로는 어림 반푼도 없다는 듯 결국 비행기는 30분 연착이 되어 출발했다.
뭐? 뉴욕이 신종 플루의 영향이 심한 곳이라고?
그래서 가려는 승객이 푸욱! 줄었다고?
뻥까지마 ~~~
한줄에 10명을 태우는 비행기는 빈 좌석이 없을정도로 빼곡하게 승객을 싣고 인천공항을 떠났다.
좌석마다 붙어있는 모니터에 나타난 "한국어"라는 안내문을 누르니...앗! 터치 스크린이닷!
신기하다.
이것저것 누르며 영화에 뉴스에 음악에 온갖 것을 다 눌러보며 정신이 팔려있다보니
어느새 비행기는 제법 날아가는 중이었나보다.
3명이 같이 앉는 좌석에 혹시 어여쁜 아가씨라도 옆에 앉기를 바랬는데 어디서 산도적놈같은
건장한 사내 둘이 창문과 중간 좌석에 버티고 앉아잇다.(된장!)
"세형이 담배 못 피워서 우짜냐? 너같은 골초가 14시간을 어찌 버티냐?"
비행 시간을 대충 계산했던 친구들의 놀림이 한동안은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않더니...
절반쯤 지나니 슬슬 소식이 온다.
기내에서 주는 식사를 받아먹기위해 버티다가 음료를 서비스하는데 맥주도 준다.
밥 먹고 맥주 두어캔을 받아 마시고 조금은 알딸딸한 취기를 빌어 잠을 청했다.
마치 시골버스 비포장길을 달리듯 털털거리는 진동에 눈을 뜨니 아직 비행기는 공중에 떠 있고
무슨 난기류를 만나 잠시 비행기가 흔들린다고 벨트를 매라는 방송이 나오고 있다.
인심도 후하다.
두번째 기내 식사를 받아먹고 슬슬 담배가 땡기기 시작한다.
그래도 버틸만해서 버티는데 도착 예정시간을 보니 아직도 4시간은 족히 남았다.
지나가는 승무원을 불러 담배가 몹씨 땡겨서 그러니 술이라도 한잔 먹고 자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니 가엽다는 표정으로 맥주와 땅콩안주를 갖다주며 부족하면 더 요구하란다.
버드와이저, 맥스, 또 하나는 기억이 안나는데 간에 기별도 안간다는 표정을 지으니
연거퍼 서너 캔을 갖다주고 안주도 푸짐하게 준다.
탑승때 늦어진 탓에 정확히는 13시간30분 걸린다는 뉴욕은 14시간이 다 되어서야 근처에 겨우 근접했다.
미친다.
눈에 초점이 맞지않고 입안이 깔깔하고.....
비행중에는 무슨 시골버스 비포장길 달리는 듯했던 비행기는 언제 착륙했는지 모르게 부드럽게 지상에 내렸다.
낮선 인종들이 모인 곳답게, 아니 미모 지상주의로 뽑은 국내 공항과 달리 뚱뚱하고 홀쪽하고 나이든 공항 직원들이
흰색과 검은 색이 어우러져 승객들이 입국 데스크를 빠르게 찾아가도록 손짓을 한다.
내 차례다.
작은 모니터같은 곳에 지문을 찍으라고 손짓 발짓을 하며 알려주는데
서울에서 들었던 것과는 달리 그런대로 친절하게 상대가 이해하도록 설명을 한다.
지문 찍는 일이야 주민등록증 만들 떄도 해봤고 뻑하면 했던 짓이라 불쾌하지않았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들어가는데 사진까지 찍어야하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서울에서
겁주던 것과는 달리 입국 허가는 줄을 서서 기다리던 시간외에는 금방이었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더욱 담배가 땡기는데 하늘의 도움인지 수하물로 맡긴 가방 2개도 금방 찾았다.
메고 끌고 입국장 출입문을 나서니 반갑게 손을 흔드는 영진이 얼굴이 한눈에 보였지만
멱살을 잡아 끌듯 빨리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을러댔다.
건물을 나서고 재떨이가 달린 쓰레기 통을 보자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런데 그제야 영진외에 일행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예쁘고 우아하게(?) 생긴 아줌마 2명과 국민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하나.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데 저만한 미모의 아줌씨를 나는 왜 못 봤을까?
담배 한모금을 길게 들이키고 뱉은 후에야 그런 의문이 들었다.
아줌마 하나는 미국에 있는 여자고 다른 한 아줌마와 아이가 같은 비행기로 왔는데
그들은 일등석으로 왓으니 내가 볼리가 없다.
영진이가 차를 가지고 온다고 잠시 자리를 비우고 담배를 몇모금 빨고나니
그제야 같이 온 아줌마 얼굴이 낯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에 마지드하고 갓을 때 식사같이 했던 동생 기억나지?"
아! 이런!
그때도 상당한 미모구나 햇었는데 치매냐?
저런 미인을 기억 못하다니.... 세형이 다됐네....ㅉㅉㅉ
조금 늦은 점심을 먹기위해 한인 식당을 찾아가는 데.....
갑자기 부아가 치민다.
눈에 보이는 이곳저곳이 마치 짜깁기를 한 듯 구(舊)와 신(新)이 어우러진 풍경이 눈에 들어온 탓이다.
녹슨 철도가 놓인 철교가 3층으로 놓여있고 오래도록 그냥 둔 듯한 건축물과 새로 만든 듯한 건축물들이
어색하지않게 어우러져 있다.
....영진이의 설명을 들으니 옛것은 보통 100년이 된 것도 수두룩하단다.
아, 쓰발!
5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보다 200년을 갓 넘은 미국의 역사가 더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존나리 역사가 긴 것만 자랑하며 옛것을 지키지 못하고 새로운 문명만을 미덕으로 여겼던 내가 초라해진다.
역시 교육은 무서운 것이다.
싸그리 갈아치우는 것만이 능사인 것으로 알던 내게 구와 신이 어우러진 미국은 문화의 충격이었다.
지키지 못하며 선비인양 겉멋에만 치중했던 나랏님들의 '것'같은 생각에 불끈 울화가 치민다.
도심을 지날 때 쳐다보노라면 뒤로 쓰러질 듯 높게 치솟은 건물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높아봐야 3층?
초록색 잔디를 앞면에 깔고 지어진 낮으막한 건물들이 상가란다.
....한인 식당에 들러 냉면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고 허드슨 강이 한눈에 보일듯한 십몇층쯤 되어 보이는
아파트에서 미모의 두 아줌씨와 아이가 내렸고 영진이와 나는 그곳에 주차해 두었던 영진이의 벤츠에 옮겨 탔다.
"저 크리스라고 하는데요...."
영진이의 차에 옮겨 타기 무섭게 걸려온 전화는 뭔가 머릿속을 확 스치는 느낌을 주었다.
스피커 폰으로 들은 목소리와 이름이 알려지는 순간.
"아! 크리스님! 저 삼보입니다. 와~~~!!!"
흥분한 탓일까?
같은 영어 이름을 가진 영진이 놈이 갑자기 음성이 높아지는 나를 꼴같잖다는 듯 본다.
1~2분쯤?
안부를 묻고 어디 사는지를 묻고 언제쯤 만날 수 있는지 등등을 주고받은 후
꼭 보자는 인사를 남기고 전화는 끊어졌다.
뉴욕이 어딘지 뉴져지가 어딘지...지금도 나는 헷갈리지만....
한적한 시골 길같은 도로를 따라 얼마즘 가다보니 집에 다 왔단다.
2층쯤으로 보이는 아담한 집인데 실지로는 3층집이다.
한국식 면적 표기로는 250평쯤?
잘 가꾸어진 정원이 있고 내부 시설은 서울의 주거 구조와는 개념이 달라보인다.
1층에는 아이들 2이 살고 2층은 거실과 주방, 그리고 나같은 놈을 위한 게스트 룸이 있고
3층이 부부 전용 공간이란다.
'어이 쉐이, 미국 와서 돈 많이 벌었네.'
속으로 감탄하며 알려주는대로 집안을 구경하다가 내 방으로 정해준 2층 베란다로 나갔다.
"내가 애들이 담배 피우는 게 싫어서 재떨이를 안 두는데 니가 왔으니 갖다 준다."
영진이는 빈컵 하나를 들고와서 무지하게 생색을 낸다.
-워싱톤, 필라델피아를 돌아다니면서 실내에서 담배 피우는 집을 딱 한 곳 보았다.-
"짜샤, 나 담배 못 피우게 하면 보따리 풀지도 않고 집으로 go야."
고마움은 표현하지않고 거드름을 피우며 건방을 떨었다.
영진이의 아내가 반갑게 맞아 주고(4월 영진이가 서울왔을 때 호텔에서 뵈었다.)
조금 있으면 근처에 사는 친구들이 모이기로 햇다고 손님 맞을 준비로 다시 주방으로....
공항에서 영진이의 집까지 이동하는 동안 전화가 빗발친다.
종현이, 연보, 대길이, 용철이, 계옥이, .....
아이고!
내새끼들!ㅋㅋㅋ
엉아가 이렇게 인기가 있는 줄 알았다면 오바마 대신 내가 미국 대통령에 출마해볼걸....

게스트 전용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는데....
와~ 정말 딥따리 좋다.
...근데 문제는 촌놈이라 수도꼭지부터 모든 시설이 생소해 버벅거린다는 점이다. -.-
짐을 풀고 영진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잠시 낮잠을 잔 것도 같은데
사실은 기억이 잘 나지않고 두어시간이 지났다.
미국에 오면 제일 먼저 반겨줄 것같았던 종현이 놈은 회사에 일이 늦어져 마중도 안나왔다.
-이시키! 서울만 와봐라. 주거쓰!!-
아직 해가 많이 남았는데 -아 얘네들은 써머타임이라더라- 영석이가 오고 무송이가 오고 용철이가 온다.
푸짐한 안주거리에 처음처럼부터 각종 한국식 주류가 테이블 가운데 얼음을 채운 바구니에 가득 담겨있다.

용철이와 무송이는 달랑 혼자 왔지만 영석이는 두 아이를 데리고 부인이 같이 오셨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고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놀고 영석이 처와 영진이 처는 주방에서 대화중이다.
"야, 세형아. 너 워싱턴에는 원딸라, 필라는 투딸라, 뉴욕은 쓰리딸라가 있다."
대길이놈이 내가 전화를 받자 대뜸 뜻모를 소리를 한다.
"그놈의 새끼는 별 쓸데없는 이야기를...."
..자식들! 쓸데없다면서 왜들 눈빛이 느끼해지지?


9시가 넘어서 뉴욕 중심가로 밤 나들이를 나갔다.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
나중에 따로 전화하면 귓말로 알려주지.
혹시라도 미성년자가 들으면 안되는 이야기라니까......^^;
....동부에서는 정말 많은 곳을 보여주었고 설명도 많이 들었지만
내 기억엔 영진이, 무송이, 영석이, 용철이, 준원이, 대길이, 성호, 훈이, 연보, 치권이, 상섭이,
성식이, 강호, 명훈이를 본 것밖에는 남아있지를 않다.
1,800여장 찍은 사진을 보면 대충 기억이 나는 것도 같지만 뒤섞여서 아직 정리가 안된다.
좌우지간.....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보낸 첫날은 그렇게 마감되어졌다.
동부는 거의 산이 보이지않는 곳이라는 것,
시내 중심가를 빼면 높은 건물이 없다는 것,
공기가 무척 맑다는 것,
옛것과 새 것이 어우러져 우리나라보다 역사와 전통이 더 깊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
밤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 밤에는 존나게 심심하다는 것.............
그런 곳만 가서인지 곳곳에 한인 터전들이 자리를 잡았다는 것......
첫날은 그렇게 보내고.....
둘쨋날은 치권이와 워싱톤으로 넘어간다.
어휴...12박을 어찌 다 보고할꼬.
그냥 끝내?




인천공항 출국장에는 거의 각 게이트마다 흡연실이 있어 느긋하게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노 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장면을 생중계로 보다가
마음속으로 작별의 인사를 하고 출국을 위해 줄을 선 사람들중 하나로 섞였다.
유난을 떤다싶은 생각이 들도록 줄을 선 탑승객들의 입가에는 마스크가 씌워져 있고
공항 근무원 두엇이 여권을 하나 하나 체크하며 얼굴과 대조를 하느라 줄이 줄지를 않는다.
10시30분부터 탑승이 시작되었지만 30분으로는 어림 반푼도 없다는 듯 결국 비행기는 30분 연착이 되어 출발했다.
뭐? 뉴욕이 신종 플루의 영향이 심한 곳이라고?
그래서 가려는 승객이 푸욱! 줄었다고?
뻥까지마 ~~~
한줄에 10명을 태우는 비행기는 빈 좌석이 없을정도로 빼곡하게 승객을 싣고 인천공항을 떠났다.
좌석마다 붙어있는 모니터에 나타난 "한국어"라는 안내문을 누르니...앗! 터치 스크린이닷!
신기하다.
이것저것 누르며 영화에 뉴스에 음악에 온갖 것을 다 눌러보며 정신이 팔려있다보니
어느새 비행기는 제법 날아가는 중이었나보다.
3명이 같이 앉는 좌석에 혹시 어여쁜 아가씨라도 옆에 앉기를 바랬는데 어디서 산도적놈같은
건장한 사내 둘이 창문과 중간 좌석에 버티고 앉아잇다.(된장!)
"세형이 담배 못 피워서 우짜냐? 너같은 골초가 14시간을 어찌 버티냐?"
비행 시간을 대충 계산했던 친구들의 놀림이 한동안은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않더니...
절반쯤 지나니 슬슬 소식이 온다.
기내에서 주는 식사를 받아먹기위해 버티다가 음료를 서비스하는데 맥주도 준다.
밥 먹고 맥주 두어캔을 받아 마시고 조금은 알딸딸한 취기를 빌어 잠을 청했다.
마치 시골버스 비포장길을 달리듯 털털거리는 진동에 눈을 뜨니 아직 비행기는 공중에 떠 있고
무슨 난기류를 만나 잠시 비행기가 흔들린다고 벨트를 매라는 방송이 나오고 있다.
인심도 후하다.
두번째 기내 식사를 받아먹고 슬슬 담배가 땡기기 시작한다.
그래도 버틸만해서 버티는데 도착 예정시간을 보니 아직도 4시간은 족히 남았다.
지나가는 승무원을 불러 담배가 몹씨 땡겨서 그러니 술이라도 한잔 먹고 자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니 가엽다는 표정으로 맥주와 땅콩안주를 갖다주며 부족하면 더 요구하란다.
버드와이저, 맥스, 또 하나는 기억이 안나는데 간에 기별도 안간다는 표정을 지으니
연거퍼 서너 캔을 갖다주고 안주도 푸짐하게 준다.
탑승때 늦어진 탓에 정확히는 13시간30분 걸린다는 뉴욕은 14시간이 다 되어서야 근처에 겨우 근접했다.
미친다.
눈에 초점이 맞지않고 입안이 깔깔하고.....
비행중에는 무슨 시골버스 비포장길 달리는 듯했던 비행기는 언제 착륙했는지 모르게 부드럽게 지상에 내렸다.
낮선 인종들이 모인 곳답게, 아니 미모 지상주의로 뽑은 국내 공항과 달리 뚱뚱하고 홀쪽하고 나이든 공항 직원들이
흰색과 검은 색이 어우러져 승객들이 입국 데스크를 빠르게 찾아가도록 손짓을 한다.
내 차례다.
작은 모니터같은 곳에 지문을 찍으라고 손짓 발짓을 하며 알려주는데
서울에서 들었던 것과는 달리 그런대로 친절하게 상대가 이해하도록 설명을 한다.
지문 찍는 일이야 주민등록증 만들 떄도 해봤고 뻑하면 했던 짓이라 불쾌하지않았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들어가는데 사진까지 찍어야하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서울에서
겁주던 것과는 달리 입국 허가는 줄을 서서 기다리던 시간외에는 금방이었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더욱 담배가 땡기는데 하늘의 도움인지 수하물로 맡긴 가방 2개도 금방 찾았다.
메고 끌고 입국장 출입문을 나서니 반갑게 손을 흔드는 영진이 얼굴이 한눈에 보였지만
멱살을 잡아 끌듯 빨리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을러댔다.
건물을 나서고 재떨이가 달린 쓰레기 통을 보자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런데 그제야 영진외에 일행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예쁘고 우아하게(?) 생긴 아줌마 2명과 국민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하나.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데 저만한 미모의 아줌씨를 나는 왜 못 봤을까?
담배 한모금을 길게 들이키고 뱉은 후에야 그런 의문이 들었다.
아줌마 하나는 미국에 있는 여자고 다른 한 아줌마와 아이가 같은 비행기로 왔는데
그들은 일등석으로 왓으니 내가 볼리가 없다.
영진이가 차를 가지고 온다고 잠시 자리를 비우고 담배를 몇모금 빨고나니
그제야 같이 온 아줌마 얼굴이 낯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에 마지드하고 갓을 때 식사같이 했던 동생 기억나지?"
아! 이런!
그때도 상당한 미모구나 햇었는데 치매냐?
저런 미인을 기억 못하다니.... 세형이 다됐네....ㅉㅉㅉ
조금 늦은 점심을 먹기위해 한인 식당을 찾아가는 데.....
갑자기 부아가 치민다.
눈에 보이는 이곳저곳이 마치 짜깁기를 한 듯 구(舊)와 신(新)이 어우러진 풍경이 눈에 들어온 탓이다.
녹슨 철도가 놓인 철교가 3층으로 놓여있고 오래도록 그냥 둔 듯한 건축물과 새로 만든 듯한 건축물들이
어색하지않게 어우러져 있다.
....영진이의 설명을 들으니 옛것은 보통 100년이 된 것도 수두룩하단다.
아, 쓰발!
5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보다 200년을 갓 넘은 미국의 역사가 더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존나리 역사가 긴 것만 자랑하며 옛것을 지키지 못하고 새로운 문명만을 미덕으로 여겼던 내가 초라해진다.
역시 교육은 무서운 것이다.
싸그리 갈아치우는 것만이 능사인 것으로 알던 내게 구와 신이 어우러진 미국은 문화의 충격이었다.
지키지 못하며 선비인양 겉멋에만 치중했던 나랏님들의 '것'같은 생각에 불끈 울화가 치민다.
도심을 지날 때 쳐다보노라면 뒤로 쓰러질 듯 높게 치솟은 건물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높아봐야 3층?
초록색 잔디를 앞면에 깔고 지어진 낮으막한 건물들이 상가란다.
....한인 식당에 들러 냉면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고 허드슨 강이 한눈에 보일듯한 십몇층쯤 되어 보이는
아파트에서 미모의 두 아줌씨와 아이가 내렸고 영진이와 나는 그곳에 주차해 두었던 영진이의 벤츠에 옮겨 탔다.
"저 크리스라고 하는데요...."
영진이의 차에 옮겨 타기 무섭게 걸려온 전화는 뭔가 머릿속을 확 스치는 느낌을 주었다.
스피커 폰으로 들은 목소리와 이름이 알려지는 순간.
"아! 크리스님! 저 삼보입니다. 와~~~!!!"
흥분한 탓일까?
같은 영어 이름을 가진 영진이 놈이 갑자기 음성이 높아지는 나를 꼴같잖다는 듯 본다.
1~2분쯤?
안부를 묻고 어디 사는지를 묻고 언제쯤 만날 수 있는지 등등을 주고받은 후
꼭 보자는 인사를 남기고 전화는 끊어졌다.
뉴욕이 어딘지 뉴져지가 어딘지...지금도 나는 헷갈리지만....
한적한 시골 길같은 도로를 따라 얼마즘 가다보니 집에 다 왔단다.
2층쯤으로 보이는 아담한 집인데 실지로는 3층집이다.
한국식 면적 표기로는 250평쯤?
잘 가꾸어진 정원이 있고 내부 시설은 서울의 주거 구조와는 개념이 달라보인다.
1층에는 아이들 2이 살고 2층은 거실과 주방, 그리고 나같은 놈을 위한 게스트 룸이 있고
3층이 부부 전용 공간이란다.
'어이 쉐이, 미국 와서 돈 많이 벌었네.'
속으로 감탄하며 알려주는대로 집안을 구경하다가 내 방으로 정해준 2층 베란다로 나갔다.
"내가 애들이 담배 피우는 게 싫어서 재떨이를 안 두는데 니가 왔으니 갖다 준다."
영진이는 빈컵 하나를 들고와서 무지하게 생색을 낸다.
-워싱톤, 필라델피아를 돌아다니면서 실내에서 담배 피우는 집을 딱 한 곳 보았다.-
"짜샤, 나 담배 못 피우게 하면 보따리 풀지도 않고 집으로 go야."
고마움은 표현하지않고 거드름을 피우며 건방을 떨었다.
영진이의 아내가 반갑게 맞아 주고(4월 영진이가 서울왔을 때 호텔에서 뵈었다.)
조금 있으면 근처에 사는 친구들이 모이기로 햇다고 손님 맞을 준비로 다시 주방으로....
공항에서 영진이의 집까지 이동하는 동안 전화가 빗발친다.
종현이, 연보, 대길이, 용철이, 계옥이, .....
아이고!
내새끼들!ㅋㅋㅋ
엉아가 이렇게 인기가 있는 줄 알았다면 오바마 대신 내가 미국 대통령에 출마해볼걸....

게스트 전용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는데....
와~ 정말 딥따리 좋다.
...근데 문제는 촌놈이라 수도꼭지부터 모든 시설이 생소해 버벅거린다는 점이다. -.-
짐을 풀고 영진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잠시 낮잠을 잔 것도 같은데
사실은 기억이 잘 나지않고 두어시간이 지났다.
미국에 오면 제일 먼저 반겨줄 것같았던 종현이 놈은 회사에 일이 늦어져 마중도 안나왔다.
-이시키! 서울만 와봐라. 주거쓰!!-
아직 해가 많이 남았는데 -아 얘네들은 써머타임이라더라- 영석이가 오고 무송이가 오고 용철이가 온다.
푸짐한 안주거리에 처음처럼부터 각종 한국식 주류가 테이블 가운데 얼음을 채운 바구니에 가득 담겨있다.

용철이와 무송이는 달랑 혼자 왔지만 영석이는 두 아이를 데리고 부인이 같이 오셨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고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놀고 영석이 처와 영진이 처는 주방에서 대화중이다.
"야, 세형아. 너 워싱턴에는 원딸라, 필라는 투딸라, 뉴욕은 쓰리딸라가 있다."
대길이놈이 내가 전화를 받자 대뜸 뜻모를 소리를 한다.
"그놈의 새끼는 별 쓸데없는 이야기를...."
..자식들! 쓸데없다면서 왜들 눈빛이 느끼해지지?


9시가 넘어서 뉴욕 중심가로 밤 나들이를 나갔다.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
나중에 따로 전화하면 귓말로 알려주지.
혹시라도 미성년자가 들으면 안되는 이야기라니까......^^;
....동부에서는 정말 많은 곳을 보여주었고 설명도 많이 들었지만
내 기억엔 영진이, 무송이, 영석이, 용철이, 준원이, 대길이, 성호, 훈이, 연보, 치권이, 상섭이,
성식이, 강호, 명훈이를 본 것밖에는 남아있지를 않다.
1,800여장 찍은 사진을 보면 대충 기억이 나는 것도 같지만 뒤섞여서 아직 정리가 안된다.
좌우지간.....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보낸 첫날은 그렇게 마감되어졌다.
동부는 거의 산이 보이지않는 곳이라는 것,
시내 중심가를 빼면 높은 건물이 없다는 것,
공기가 무척 맑다는 것,
옛것과 새 것이 어우러져 우리나라보다 역사와 전통이 더 깊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
밤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 밤에는 존나게 심심하다는 것.............
그런 곳만 가서인지 곳곳에 한인 터전들이 자리를 잡았다는 것......
첫날은 그렇게 보내고.....
둘쨋날은 치권이와 워싱톤으로 넘어간다.
어휴...12박을 어찌 다 보고할꼬.
그냥 끝내?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4229 휘문60회 장태현 부장님의 계산법 2009-06-12
- 4228 휘문71회 황병주 어렸을적 장래희망 2009-06-12
- 4227 휘문55회 안용진 2009년 6월 산우회 산행 안내 2009-06-12
- 4226 휘문70회 이희송 종훈아 헬프 미 2009-06-12
- 4225 63 사랑방 이순실 싱그러운 녹차밭 풍경 2009-06-12
- 4224 휘문70회 이희송 남, 여의 차이 2009-06-12
- 4222 휘문71회 신성수 힘들 땐 이렇게 해 보십시요. 2009-06-12
- 4221 휘문70회 이희송 돌이킬 수 없는 네 가지 것 2009-06-12
- 4220 휘문70회 이희송 長壽 德談 2009-06-12
- 4219 휘문69회 김세형 남의 땅 첫발 디디기.(사진 첨부) 2009-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