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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트레스의 답글정도?
십년쯤 족히 넘었을게다.
아는 후배가 뜬금없이 돈을 좀 대란다.

노 태우시절에 땅값이 팍팍 뛸 때인데
부동산업을 하는 후배는 내 보기엔 제법 의리있는 친구인데다
한달에 7%의 이자를 매달 준다는 말에 있는 돈 없는 돈 긁어 1천만원을 만들어 주었다.

매달 이자를 주겠다는 날짜면 어김없이 돈이 입금되었고
당시 70만원의 이자수입은 당시에도 백수였던 내게 아주 유용한 돈이었다.
백수주제에 그런 수입이 생긴다는 소문은 일가 친척들에게도 알려졌고
1년쯤 그렇게 원금 1천만원이 이리저리로 움직이면서 7%의 이자 수입은
아는 후배를 통해서 어김없이 들어왔기에 나를 통해 돈을 굴리겠다는 제의가 곧잘 들어왔다.

아무리 금전에 무딘 놈이라도 자기 돈이 들어가 있는 터라 매달 꼬박꼬박 70만원이
들어오고 있음에도 신경이 쓰였고 같은 업종의 다른 후배도 신경 좀 쓰라고 충고를 했다.
춘천쪽 어딘가에 상가 분양을 계약하는데 내 돈을 그리 넣겠다고 연락이 왔다.
1년쯤 되면서 조금씩 입금날짜가 늦춰지기는 했지만 알아서 하라고 했다.

그후 3개월쯤 그런대로 들어오던 이자가 일주일을 늦추고 이주일을 늦추더니
아예 꿩 구워먹은 소식이 되었다.
"이게 소문으로만 듣던 분양 사기냐?"
어렵게 연락이 된 후배에게 심하지는 않지만 서운함을 담아 물었다.

솔직히 놀라기도 놀랐고 돈을 떼인다는 억울한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당시 사채 이자가 2%에서 많아야 3%였는데 그 따따블을 아무 노력도 없이 받아 먹었으니
마음 한편에는 그런 위험은 각오를 하고 있었나 보다.
돈을 맡았던 후배가 나보다 더 내돈을 받아내기위해 뛰어다녔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분양업체 사장의 집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그집에 쫒아가서
염산까지 들고 가족을 위협했다는 소식도 나중에 들었다.
후배는 어렵게 연락이 닿아 만난 내게 그런 말을 비추지도 않았다.
그냥 면목이 없다는 표정으로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만 연발했다.

후배라고 표현은 했지만 그놈 양아치다.
당시 부동산, 소위 기획부동산, 혹은 이층 부동산이라고 불리는 동네 부동산이 아닌
일확천금을 노리던 부동산업체에서 잔뼈가 굵었던 놈이다.
어쩌다가 같이 일을 한 적이 있어 같은 사무실에 있을 때는 내가 후임으로
팀장으로 불렀었지만 사석에서는 형, 형하며 따라주었던 양아치라고 해도 내겐 특별한 놈이었다.

2년쯤 걸렸나보다.
어떤 달은 50만원, 어떤 날은 200만원, 어떤 달은 몇달씩 꿩 구워먹은 달도 있었지만
이자를 보내주지않던 때로부터 2년여만에 원금을 회수해 주었다.

돈을 받아갔던 후배도 후배지만
내게 신경을 쓰라던 후배도 학교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
뒤에서 무척이나 잔소리를 해댔었다고 나중에야 들었다.

마지막 원금 한푼까지 받아준 후배는 그후로 소식이 끊어졌다.
그 후배에게 잔소리를 해가며 돈을 받을 수 있게 해준 또 다른 후배는
지금 송파 어디에서 전혀 다른 장사를 하며 가끔 전화를 해서
이젠 내게 잔소리에 쓴소리를 아끼지않는다.





휘문 69회 게시판을 관리하면서 내가 나온 고등학교 동기생들에 대해
굳어버린 머릿속이 터질만큼 많은 이야기들을 듣는다.

살아오면서 언놈이 곧고 평탄한 길로만 살아왔을까?
동네 사는 동기놈이 주둥이로는 잘 나간단다.
그놈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천억 수조원은 지갑속에 든 껌값이다.
대한민국 힘있는 놈이란 힘있는 놈은 그놈이 다 형, 아우하는 사이같다.
그런 놈이 아침이면 전화를 해서 어제 갑자기 술값으로 과다지출을 했더니
오전에 움직일 거마비가 없으시다고 백수에게 몇만원쯤 빌려달란다.
오밤중에는 자기가 살 술자리인데 돈이 모자란다고 느닷없이 전화해서
몇만원쯤 들고 나오란다.
속는다고 속아주다가 나중에는 귀찮고 화가 나서
집을 팔려고 내놨으니 팔리면 전화할테니 그때쯤 오라고 했다.
어리둥절해하는 놈에게 그래도 사는 집 팔면 만원대는 넘고 억대는 안되겠냐?
그럼 내가 아예 1천만원쯤 떼어줄테니 그걸로 니 용돈을 하든지
그 알량한 수조원짜리 프로젝트 성사되어 떡고물 떨어지면 나도 좀 넉넉히 이자붙혀 달라고 했다.

그 소리가 좀 경망스러웠던지 아니면 말 중에 자존심을 건드렸는지 놈은 화를 내고 갔다.
그후로는 아침이고 오밤중이고 오던 놈의 연락이 끊어졌고
가끔 지나가다 만나면 몇마디 안하고 안부만 묻고 지나친다.

내가 아는 잘 생긴 놈중 제일 잘 생긴 놈이고 아는 것도 졸라 많은 놈이다.
아직도 내게 아침에, 오밤중에 불쑥 불러서 빌려간 돈 몇만원을 안 주는 걸 보면
아직 놈의 수천억, 수조원짜리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중인가보다.



사설이 길어졌는데.....
분양업을 하는 후배에게 돈을 빌려줬을 때도, 얼마 안가 빌려 준 돈의 수백배로 갚을 것같은 동기놈도
분명한 건 길가다 만난 수많은 사람중에 하나는 분명 아니었다.
인연이 닿아서 만났다가 또 다른 금전적인 인연이 되어서 더 인연을 만들었는데
아는 이건, 모르는 이건 상식을 벗어나는 인연을 맺을 때는 그 뒤에 분명 화장을 한 년 외모뒤에 숨은
화장 독이 덕지덕지한 추한 면도 있음을 스스로 알아야 한다고 본다.

병우가 말했다.
사기를 친 놈이 버젓이 동기들 모임에 나왔다고.
나도 한 아무개에 대해 들었고 이 아무개며 같이 온 김 아무개나 돈을 잃은 정 아무개에 대해서도
병우 글이 올라온 후에 귀동냥을 했다.
그 와중에 민 아무개가 왜 그리 핏대를 세우는지도 흘려 들었다.

차라리 피해 시례 1, 2..하면서 조목조목 타당한 예를 적어주었다면
아무래도 병우보다야 다혈질이 안되는 내가 목소리를 크게는 못하겠지만
인터넷은 조금 잘 하는 내가 아예 전세계 포탈사이트 공개 게시판에 출처를 밝히고 퍼다 날랐을게다.
휘문고등학교나 휘문 69회의 쪽이야 팔리든 말든.....

서두에 예를 들었던 후배 놈과의 이야기를 내 개인이기주의적인 생각으로만 본다면
나는 원금을 푼돈으로 받던 2년동안 매달 70만원씩의 이자까지 계산해서 그 후배 놈을
아예 죽일 놈으로 매도하고 난 무지하게 억울한 피해자가 되어야 마땅했을 거다.

그런데 그 후배놈이나 그 후배의 친구의 말을 듣고 애저녁에 이자를 포기하고 나니
원금을 그렇게라도 갚아준 그 후배들이 고맙더라.

제 3자가 아무리 열을 받아도 직접 당한 친구보다 더 억울할까?

지금은 미국에 이민을 간 놈이 서울에 와서 나를 만나면 동기 몇놈을 죽일 놈으로 매도를 했다.
하도 지랄을 하길래 욕질을 섞어가며 잘 알지도 못하고 다른 놈 편을 들어주었다.
그후에 당사자를 만나 물었더니 공동묘지에 사연없는 무덤없듯이 다 이유가 있더라.
3자된 입장에서 들어보니 그럴듯해서 고개를 끄덕였고....

분명하게 말하지만,
사례를 들어서 그게 정말 한 놈을 나쁜놈이라고 판단이 될 만큼 전문적 사기꾼이라면
나는 같이 똥물에 뛰어들어 같이 똥 묻혀가면서 그놈 나쁜 놈이라고 떠들 자신이 있다.



나는 내가 있는 곳이 가능하다면 모두에게 편안한 곳이기를 바란다.
세상 싸돌아 다니다 보면 어디 맘 편히 쉴 곳이 흔치않다.
가능하다면 난 이곳 휘문 69회 게시판이 육두문자로 도배를 해도
읽는 모두가 씨익 웃으며 부담없이 읽고 같이 육두문자로 화답하면서도
서로에게 얼굴 붉히지않는 곳이기를 바란다.

세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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