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랭이와 큰 아이가 밥벌이를 나가느라 백수 귀촌인인 삼보가
마지못해 집안의 식객들의 석식을 책임집니다.
범이, 커피, 보리.(이상은 견공들 이름)
그리고 수탉 한놈, 암탉 다섯뇬.(닭에게는 아직 개계를 호칭할 고유 명사를 달아주지 못함)
오후 3시전후?
건빵 한주먹을 쥐고 현관문을 나서면
범이 녀석은 야트막한 움막집에서 기어나오고
커피와 보리는 봄볕이지만 부신 햇살을 피해 숨었던 그늘에서 고개를 내밉니다.
우체통 속에 넣어둔 목장갑을 꺼내들면 그때부터 광란의 비명이 들립니다.
요 세놈에게 삼보는 태후의 '말입니다'군바리들보다 더 인기가 좋습니다. ^.^*
건빵?
안줍니다.
뛰어오르고 핥고 물려는 놈들을 주먹으로 패고 발길로 제압하면서 묶인 줄을 풀어줍니다.
먼저 풀린 놈이 풀리고 있는 놈을 괴롭히고
아직 묶인 놈은 왜 내가 꼴찌야?는 듯 G.R을 합니다.
내 주머니에 든 건빵은 이미 기억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줄을 푸는 일도 고된 하루 작업 중 하나입니다.
풀기 전까지는 꼬랑지가 빠져라 흔들어대던 놈들은 이미 주인놈이란 존재는 안중에 없습니다.
장난질치다 줄이 얽혀 막둥이 보리가 거의 죽음직전까지 갔던 터라 서로 얽히지않을만큼
거리를 벌려놨더니 지금처럼 풀어만 주면 서로 엉키고 설켜서 물고 뜯고 할키고 뒹굴다
지치면 후다닥 뛰어 뒷밭으로 도망치고 또 쫒아가고....
프라스틱 의자를 꺼내 앉아 탁자에 발을 얹어놓고 책을 보며 봄볕을 즐깁니다.
바람이 귀찮아도 호기심많아진 범이녀석이 집밖으로 나갈까 감시하느라
햇살을 즐기며 들어가라 성가시게 구는 바람에게 '너는 불어라, 나는 버틴다.'하다가
핸드폰의 알람에 4시를 확인합니다.
손뼉을 치거나 휘파람을 불어보고 잠시 기다리면
뒤편 어디쯤에서 커피 목에 달린 방울 소리가 들려옵니다.
덩치는 3배쯤 더 큰 범이 녀석은 그 뒤를 따라 오고
보리는 짧은 다리로 재게 쫒아오지만 늘 꼴찌......
빈 냄비 그릇으로 한 냄비 퍼서
범이 녀석 밥그릇에 넣어주면 입짧은 범이는 그닥 관심없이 꼬리만 흔듭니다.
그래도 주인이라는 놈이 불렀으니 옆에 와준다는 식으로
목줄을 걸 때 가끔 반항도 하지만 대충은 순순히....
커피라는놈은 이제 덩치는 보리보다 더 작아보이는데
식탐은 제일 많아서 밥그릇이 채워지기도 전에 후루룩!
보리라는 놈은 밥그릇에 사료를 담으면 다시 구속되어야 함을 깨달은 듯
고리가 채워짐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물그릇에 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어슬렁 뒷밭 창고옆 닭장으로 갑니다.
닭사료통을 열기 전, 얼기설기 얽힌 그물망 틈으로 둥지에 암탉이 들어갔나를 확인하고
사료를 반 바가지쯤 덜어내 이중으로 잠긴 닭장문을 열려고 다가가면....
수탉은 저만치 구석으로 들어가고 암탉 두어마리가 문앞에서 시위를 합니다.
이중망의 무릎께에 오는 울타리를 걷어내고 닭장문을 열면 기다렸다는 듯 문앞서 시위하던
암탉 두어마리가 사람이 있고없고를 떠나 '나 풀 뜯어먹을껴.'하듯
부지런히 부리를 쪼아댑니다.
남의 집 개에게 몇마리인지 모를 닭들을 진상했던 아픈 추억을 가진 호랭이의 엄명으로
외출을 금지당한 닭들은 좁은 닭장이 답답했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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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을 나서니 그사이 석식을 다 드신 우리집 견공님들께서 나를 보며 맹렬하게 짖습니다.
"우리는 네 주머니 속에 건빵이 있는게 맡아진다!"하는 듯이.....
나의 진가는 바로 이때 느껴집니다.
세놈의 가운데쯤에 자리를 잡고 우뚝 섭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건빵 3개를 꺼냅니다.
나 줘! 나 달라니깐! 하던 놈들이 갑자기 가만 서있는 내게서 뭔가를 느낍니다.
영악한 커피놈이 제일 먼저 앉습니다.
들고있던 건빵 하나를 던져줍니다.
아!
눈치를 챈 범이와 보리도 얌전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습니다.
먼저 앉은 놈부터 건빵을 던져줍니다.
범이나 커피 녀석은
건빵이 땅에 떨어져 흙이 묻는 게 싫은 듯 넙죽 넙죽 받아먹습니다.
보리,
이녀석은 받아먹는다는 것에 흥미가 없습니다.
쟤네들 먹으니까 나도 달랜거고 주니까 먹어는 주는거고..하는 표정으로 깨작거립니다.
호랭이나 큰아이가 주는 사료보다 내가 주는 사료가 더 넉넉할텐데
주머니속 건빵이 다 떨어질 때까지 놈들은 "더! 더!"를 외칩니다.
건빵 반봉지가 개 간식보다 저렴할 듯싶어 잔머리를 굴렸는데
호랭이에게 간이 든 과자는 안좋다는 쿠사리나 먹고....
이놈들은 줘도 줘도 끝없이 더! 더!를 부르짖으니......
"그만! 없어!"하고 철수할 수밖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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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부터 암탉이 알을 품는다고 하길래 하루 두세개 낳는 알을
언제까지 둬야하고 구분을 어찌하나 민하다가
매직을 닭장에 가지고 가서 여덟알쯤을 남겨두고 날짜를 적어두었습니다.
근데...이놈의 백수 귀촌인 삼보가 신선이 다 되었는지 날짜도 아리삼삼했습니다.
3/25로 적어야할 것을 3/26로 적었습니다.
그걸 자랑스럽게 호랭이에게 "오늘 날짜로 적어 뒀으니까 3주후에 기대해보자구."했다가.....ㅡ.ㅡ
...근데 병아리가 3주후에 나오기는 하나요?
여기는 제주,
제주도 월림리민 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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