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해와 맞서다
시인 신성수
소한 추위가 절정이던 어느 날 해와 마주 서면 야문 추위도 견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어리석은 생각을 알아챘는지 어디선가 키득키득 웃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사방 칼바람들이 들이닥치면서 그건 소용없는 짓이라고 막말을 해 대면서 내 살점을 사정없이 쥐어흔들고는 가 버렸다. 나는 그래도 그래도 하면서 가슴을 펴고 해를 향하여 야윈 가슴을 있는 대로 펴고 배도 내밀어 보았다. 허리가 뻐근하고 도무지 추위는 물러설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더디 자라는 것과 나무들이 시원 시원하게 자라서 네 활개를 펴면서 하늘을 우러르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거벗고도 부끄럽지 않은 나무와 가릴 데 없이 죄다 가리고도 거짓이 줄줄 새어 나오는 사람들과는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갑자기 곁의 나뭇가지 하나가 손을 쭈욱 내뻗고는 내 등허리를 후려치는 것 같았다. 나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추위는 아무 문제가 되질 않았다. 얼른 나무쪽으로 나 있을 것 같은 그림자를 눈짐작으로 챙겨 집어넣고 발자국도 휘익 휘익 문질러 지우고는 달아나기 시작하였다. 숨을 고를 겨를도 없이 달리는데 자꾸 뒤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은 사람은 나무는 나무는 하는 것이었다. 달리다 그만 엎어져 버렸다. 벗겨진 손바닥을 조심스럽게 펴는데 생채기 사이로 사주팔자가 초라하게 누워 있었다. 어느 겨울, 시간은 오후 서너 시 쯤 되었던 교정(校庭), 다행히 학생들은 없었다. 아니 내가 못 보았던 시간.
부족한 첫 시집을 드러내고 출판기념회를 치르는 조심스러운 새벽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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