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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컴의 면도날 ! (정철)

지난 번 ‘부적적할 관계’를 언급했지만, 어쨌든 우리는 수많은 관계와 관계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가끔 특히 젊은 직원들하고 노래방에 가면 ‘이태원’의 ‘솔개’를 거의 부르는 편이며 그 와중에서도 다음의 부분을 읊조리다 보면 관계라는 부분에 대해 묘한 마력과 매력에 빠져드는 나를 가끔 발견하게 된다.
"바로 그 때 나를 비웃고
 날아가 버린 나의 솔개여
 수많은 관계와 관계 속에
 잃어버린 나의 얼굴아"


그렇다! 관계를 떠나선 살 수 없는 게 우리네 인간의 존재일진대 불행히도 예기치 않은 그리고 평상시

와는 다른 관계로 인해 서로 불편해지거나 오해를 사는 일이 종종 발생함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연인 사이에서 그리고 친구 사이에서 그러한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통상 필요 이상으

로 여러 가지 가정과 전제를 떠올리며 스스로를 불필요하게 오해와 반목의 밧줄로 자신과 그 상대방

을 옭매게 마련이다.



중세시대 철학자와 신학자들은 항상적으로 광범위하고 복잡한 논쟁과 토론을 즐겼는데 여기엔 많은

전제와 가정이 따랐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고 따라서 별다른 명확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는 소모적

시간과 만남을 대부분 보냈다. 이에 역시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오컴이 소위 ‘오컴의 면도날’을 들이대

불필요한 전제와 가정을 배제하며 또한 지나친 논리적 비약을 베어버렸다. 



‘오컴의 면도날’이 흔히 ‘경제성의 원리’라고도 지칭되는 바, 논리학에서 ‘추론의 건전성’ 개념과도 비

슷한 측면이 있다. 즉, 논리학에서 추론이 타당한 것으로 드러나면 추론의 건전성을 검사하는데 타당

한 추론이라면 결론이 정당화될 수 있는 정도는 그 추론에서 가장 정당하지 못한 전제가 정당화되는

정도를 넘지 못한다. 따라서 논리의 형식상 타당한 논증이라 해도 논증에 가정이 많이 들어가면 갈수

록 그 논증이 건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요컨대 가능한 한 가정이 적게 포함된 논증일수록 더욱 더

건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평상 시 알고 지내던 연인 또는 친구 그리고 더 나아가 가족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2~3%의 확률로 비정상적인, 정확히 말해 unusual 한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 주목하게 되

고 또한 그 원인이 인간의 불완전성 내지 지극히 당연한 감성적 표현의 한 스펙트럼으로 이해해야 한

다는 지적에 공감하게 된다. 이러한 지적은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개념과 일맥상통 하는 측면이 있는

바, unusual 한 반응에 대해선 불필요하게 많은 가정과 전제를 달면서 그러한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들어가며 불필요하게 따지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타난 unusual 을 받아들이라는 소리

다. 즉 단순화하라는 소리다.



우리는 지동설과 천동설의 대립에 대해 학창시절 배운 경험이 있다. 그런데 ‘오컴의 면도날’을 들이대

면 천동설을 의당 폐기할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본다. 물론 ‘오

컴의 면도날’이 진위 판단에 대해 유효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unusual 은

그저 unusual 할 따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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