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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봄 때문에 늘어진 이야기 (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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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한 한강변을 달리는 중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모 서울의대 교수의 말이다.



“우리 몸은 아주 정교하게 이루어져 있어서 각자의 장기가 맡은 책임을 다하는데, 위장의 경우 비어있을 때에는 쉽니다. 하지만 음식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동작을 시작하면서 위장으로 피가 몰려서 소화작용을 하게 되지요. 자율신경계의 움직임입니다.

한데 수의조직이 있습니다. 사람이 의도한 대로 인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동작들입니다. 식사를 하다가도 다른 동작을 해야 하면 하게 되는데, 이럴 때에는 위장으로 몰려 소화작용을 도와야 하는 피가 다른 장기로 분산되게 되면서 위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이때 그 부분에 독소가 생기게 되어 병이 발생됩니다.“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면 암이 온다.”

같은 맥락의 진단이라고 볼 수 있다.

식사를 하면 거기에 집중하면 되는데 식사를 하면서도 다른 온갖 잡동사니를 끌어안고 사는 것이 현대인의 특징이다. 그렇다고 그 다른 일은 제대로 하느냐는 데 가서는 의문이다.

자기 몸의 중요한 작용 하나도 소화하지 못하는데 다른 일은 잘할까?

한 마디로 집중력 부족, 산만한 정서, 일의 우선순위에 대한 지혜 부족 등등...

온 사방이 시끄러운 세상이니까...

정돈되지 않은 정신에서 오는 산만함 중독이라고나 할까?



외국에서는 심지어 걸어가면서도 식사를 한다. 요즘에는 한국에서도 심심찮게 눈에 띄기도 하지만...

바쁘니까 그렇지... 어쩌다 한두 번이라야지...

어떤 분은 이런 광경을 보며 인생을 열심히 산다며 도리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결국은 장기의 본연의 작용에 무리를 주게 되면서 차츰 온몸 전체에도 영향이 가게 된다.

뇌의 경우에도 피가 잘 공급되어야 지식 습득에서나, 풍부하고 원만한 지혜의 운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두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건 다른 이야기이다.

차를 운행하다 보면 혼자서 전체 교통의 흐름을 무시하고 1차선에서 규정 속도 내지는 느린 속도를 고집하며 가는 차들을 본다.

병목현상 발생 요인 중 하나이다. 초보운전이라면 십분 이해가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느린 차선으로 옮겨야 정상이다.

잔뜩 차가 몰려 복잡한 교차로에서 짧은 좌회전 신호 맨 앞에서 한껏 여유를 부리는 차들도 있다. 결국 뒤에 몰려있는 많은 차들은 그 차 때문에 신호를 못 받게 되고 열불 나는 영업용 택시들은 그 차를 추월하다가 2차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고...

원치 않는 딱지를 떼이는 경우도 있고...

꾸물대다가 자기만 신호를 받은 후 뒤차 운전자들의 욕과 함께 여유롭게 가고는 뒤의 차들은 못 가게 막는 경우도 있다.

"이 사람아! 좌회전 신호 앞에서는 그 일만 생각해..."



여기저기 오지랖 넓게 나다니면서 자기의 중요한 전공은 어디다 두었는지도 모르면서 바쁘다며 호들갑을 떨어대는 한 연주자가 생각나 측은함을 더한다.

모든 세상사는 순리와 무리의 교차 진행형이지...

나도 봄기운에 나른해진 산만한 이야기 그만 그쳐야겠다.

청춘 때에 무리한 댓가를 슬슬 고쳐야할 나이도 되었거든...

나라고 예외는 아니니까...



각자 제 잘난 멋에 사는 이 멋진 땅에서도, 강변의 푸릇푸릇하게 돋아나는 새싹들의 꿋꿋함과 출렁이는 한강의 물결이 봄을 재촉하는 화사한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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