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글 상세보기
[제목]
"자전거 탄 풍경" (최영철)
🧑 정부영
|
📅 2016-01-09 22:32:54
|
👀 363
이미지 로딩중입니다....

얼마 전 갑자기 내 스튜디오로 들이닥친 친구의 강권에, 잔뜩 밀려있던 일들을 제치고 일탈을 감행했다.
오랜만에 그린 위도 거닐고, 여러 잡다한 스트레스가 담겼을 법한 공을 애꿎은 하늘을 향해 휘두르며 피곤한 줄도, 시간 가는 줄도 모르다가 그만 그 날의 바람이 진짜 바람이 되어 온몸에 구멍이 난 듯 오한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잡혀있는 스케줄은 어쩌지 못하고 최소한의 약속만 뒤로 미루며 겨우 겨우 지탱해 나갔는데...
중요한 상의 심의위원회 최종 모임에도 혼자 늦게 도착하여 나머지 바쁜 위원들에게 매우 큰 실례 범하지를 않나, 마침 몇 달 전부터 잡혀있던 협연의 리허설 때도 독감 걸린 모습으로 비실비실 나타나 그 쪽 지휘자가 불안에 떨게 만들기도 하고, 우리 앙상블 송년음악회 악보를 준비하다가 정신없이 몇 개의 악보를 빼놓아 몇 연주자를 마냥 기다리게 만들기도 했다.
또 연말이면 사방에서 연락 오는 각종 모임에서 어떤 이는 거의 스토커 스타일의 전화를 새벽에도 울려 가뜩이나 피곤한 몸을 더욱 오그라들게 만들기도 한다.
옛날 같으면 상응하는 대가를 연구해내느라 잠을 설쳤겠지만 그럴 기운도, 가치도 못 느꼈다.
핸드폰의 매뉴얼을 뒤져 스팸 처리하는 기능을 찾아낸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 정도였지...
가을 들어 부쩍 바빠진 음악계 일들 가운데서 건강을 조심해야 했는데, 스트레스 해소한다며 날아가는 공의 재미에 흠뻑 빠지는 일탈을 택했다가 결국 지독한 몸살로 녹초가 되었다.
며칠을 끙끙 앓다가 겨우 추스르고 횅해진 얼굴로 거실에 누워 쉬는데, 넓은 거실 창을 통해 건너편 강둑 위의 초겨울의 스산한 풍경이 들어온다.
이미 산과 들에는 추수 뒤의 황량함 위로 낙엽이 뒹굴고 있었고, 나무들도 잿빛 옷으로 갈아입어 다가오는 동장군에게 자리를 내주며 한껏 예를 갖추고 있었다.
나의 어깨는 곳곳에 난 구멍들 사이로 찬 바람이 맹렬하게 기세를 피우면서 견딜 수 없는 오한을 일으키고 있었고...
할수없이 가을에 한 차 들여놓은 참나무를 몇 개 집어다 페치카에 넣고 태워본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어느덧 오한이 가신다.
천정으로 연결된 이중연통에서 맹렬하게 타는 장작 소리와, 하늘을 향해 빨려 올라가는 참나무 타는 냄새에 온 집안이 푸근해지자, 먼젓번 살던 문형산 산속 마을의 기억이 참나무 향과 함께 진하게 떠오른다.
함박눈 내린 흰 눈밭 위를 신나게 뛰놀던 진돌이와의 추억들과...
무거운 눈으로 휘어진 나뭇가지들 사이로 아담하게 보이던 전원교회...
불현듯 얼굴이 달아오르고 입안이 마르는 것 같아 옆에 타 놓았던 따뜻한 꿀차로 입안을 축인다.
그때 거실에 길게 널브러져 공상에 잠긴 나의 눈 안에 보기 드문 희한한 풍경이 들어온다.
건너편 강둑 위로 자전거 세 대가 지나가는데,
맨 앞에는 중간 정도 사이즈의 자전거가 앞장을 섰고,
두 번째에는 아버지 자전거가 유유히 간다.
그리고 맨 뒤에는 세 발 자전거를 탄 아이가 뒤질세라 바쁘게 양발을 내젓고 있었다.
크기가 각각 다른 자전거 바퀴의 회전하는 풍경이 얼마나 정겹고 재미있게 보이던지...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그건 아니지. 더구나 지체가 부자유한 노인 보고 비키라고 하면 안 되지!
바로 이것이다.
세 자전거에 탄 각각 키 다른 사람들은 한 마음으로 한 곳을 향해 같이 나아가고 있었다.
뭐라 분주하게 떠드는 순진한 아이들의 소리와 함께...
그날 자전거 탄 정겨운 풍경과 참나무 장작 타는 향긋한 전원 향에, 마당으로 향한 구조물 탑들 사이를 지나는 황량한 겨울바람 소리가 아무런 위세를 떨치지 못했다.
오랜만에 그린 위도 거닐고, 여러 잡다한 스트레스가 담겼을 법한 공을 애꿎은 하늘을 향해 휘두르며 피곤한 줄도, 시간 가는 줄도 모르다가 그만 그 날의 바람이 진짜 바람이 되어 온몸에 구멍이 난 듯 오한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잡혀있는 스케줄은 어쩌지 못하고 최소한의 약속만 뒤로 미루며 겨우 겨우 지탱해 나갔는데...
중요한 상의 심의위원회 최종 모임에도 혼자 늦게 도착하여 나머지 바쁜 위원들에게 매우 큰 실례 범하지를 않나, 마침 몇 달 전부터 잡혀있던 협연의 리허설 때도 독감 걸린 모습으로 비실비실 나타나 그 쪽 지휘자가 불안에 떨게 만들기도 하고, 우리 앙상블 송년음악회 악보를 준비하다가 정신없이 몇 개의 악보를 빼놓아 몇 연주자를 마냥 기다리게 만들기도 했다.
또 연말이면 사방에서 연락 오는 각종 모임에서 어떤 이는 거의 스토커 스타일의 전화를 새벽에도 울려 가뜩이나 피곤한 몸을 더욱 오그라들게 만들기도 한다.
옛날 같으면 상응하는 대가를 연구해내느라 잠을 설쳤겠지만 그럴 기운도, 가치도 못 느꼈다.
핸드폰의 매뉴얼을 뒤져 스팸 처리하는 기능을 찾아낸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 정도였지...
가을 들어 부쩍 바빠진 음악계 일들 가운데서 건강을 조심해야 했는데, 스트레스 해소한다며 날아가는 공의 재미에 흠뻑 빠지는 일탈을 택했다가 결국 지독한 몸살로 녹초가 되었다.
며칠을 끙끙 앓다가 겨우 추스르고 횅해진 얼굴로 거실에 누워 쉬는데, 넓은 거실 창을 통해 건너편 강둑 위의 초겨울의 스산한 풍경이 들어온다.
이미 산과 들에는 추수 뒤의 황량함 위로 낙엽이 뒹굴고 있었고, 나무들도 잿빛 옷으로 갈아입어 다가오는 동장군에게 자리를 내주며 한껏 예를 갖추고 있었다.
나의 어깨는 곳곳에 난 구멍들 사이로 찬 바람이 맹렬하게 기세를 피우면서 견딜 수 없는 오한을 일으키고 있었고...
할수없이 가을에 한 차 들여놓은 참나무를 몇 개 집어다 페치카에 넣고 태워본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어느덧 오한이 가신다.
천정으로 연결된 이중연통에서 맹렬하게 타는 장작 소리와, 하늘을 향해 빨려 올라가는 참나무 타는 냄새에 온 집안이 푸근해지자, 먼젓번 살던 문형산 산속 마을의 기억이 참나무 향과 함께 진하게 떠오른다.
함박눈 내린 흰 눈밭 위를 신나게 뛰놀던 진돌이와의 추억들과...
무거운 눈으로 휘어진 나뭇가지들 사이로 아담하게 보이던 전원교회...
불현듯 얼굴이 달아오르고 입안이 마르는 것 같아 옆에 타 놓았던 따뜻한 꿀차로 입안을 축인다.
그때 거실에 길게 널브러져 공상에 잠긴 나의 눈 안에 보기 드문 희한한 풍경이 들어온다.
건너편 강둑 위로 자전거 세 대가 지나가는데,
맨 앞에는 중간 정도 사이즈의 자전거가 앞장을 섰고,
두 번째에는 아버지 자전거가 유유히 간다.
그리고 맨 뒤에는 세 발 자전거를 탄 아이가 뒤질세라 바쁘게 양발을 내젓고 있었다.
크기가 각각 다른 자전거 바퀴의 회전하는 풍경이 얼마나 정겹고 재미있게 보이던지...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그건 아니지. 더구나 지체가 부자유한 노인 보고 비키라고 하면 안 되지!
바로 이것이다.
세 자전거에 탄 각각 키 다른 사람들은 한 마음으로 한 곳을 향해 같이 나아가고 있었다.
뭐라 분주하게 떠드는 순진한 아이들의 소리와 함께...
그날 자전거 탄 정겨운 풍경과 참나무 장작 타는 향긋한 전원 향에, 마당으로 향한 구조물 탑들 사이를 지나는 황량한 겨울바람 소리가 아무런 위세를 떨치지 못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25448 휘문67회 정부영 축구인(?)들의 만남 (전영옥) 2016-01-09
- 25447 휘문67회 정부영 "자전거 탄 풍경" (최영철) 2016-01-09
- 25446 휘문67회 정부영 [답변] 안부 (김연수) 2016-01-09
- 25445 휘문67회 정부영 호영아 오랜만이다 (김홍수) 2016-01-09
- 25444 휘문67회 정부영 자영업자 및 자격사 교우들의 명함 제출 요망 (윤석남) 2016-01-09
- 25443 휘문67회 정부영 안부 (김 호영) 2016-01-09
- 25442 휘문67회 정부영 송년회 관련 찬조금(특별회비) 기부 (총무 윤석남) 2016-01-09
- 25441 휘문67회 정부영 벌써 년말분위기 물씬 풍기네 (윤석남, 주승빈) 2016-01-09
- 25440 휘문67회 정부영 기쁜 소식/ 이병헌군 행운증정품 기증외 (김 연수) 2016-01-09
- 25439 휘문67회 정부영 캠코더 촬영해 줄 친구를 찾아요..... (이상진) 2016-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