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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계천을 걷던 밤... (최영철)
토요일 저녁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지하 한 중국음식점에서 나의 초등학교 첫 동창회 발기대회가 있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졸업한 해가 69년도이니 불알친구들을 근 37년 만에 만나는 뜻 깊은 자리였지요.
첫 제안은 MBC 보도국 고참 특파원 최창영 기자(중앙고 졸업)에 의해 산자부 산하 심의위원회에서 우연히 만난 이옥화(이화여고 졸업, 충북대 교수)와 서로 교감을 가지고 첫 모임을 주도했지만 정작 창영이는 보도국의 급한 사정 때문에 참석 못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된 음식점으로 들어가자 김왕준(성남고 졸업, 한국식품개발연구원 박사)이 삼각대까지 달린 커다란 사진기 가방을 가지고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뒤를 이어 초등학교 때 전교 부회장이던 이옥화가 들어서고, 김영덕(경복고 졸업, 영덕이는 67회 이광호 동기와 대학 동창입니다.)에 이어 조금 늦게 정세현(경복고 졸업, 정세현치과 원장. 세현이는 경복고 50회 동창회장이었지요.)이 들어섰습니다.
창영이는 내내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 걸로 보아 방송국 내에서 돌발 상황이 벌어진 것 같았습니다.

김왕준, 정세현은 우리 67회 문건영과 중학교 동창이기도 합니다.
이래서 세상이 좁다 라는 말이 실감이 났지요.
왕준이가 가져온 빛바랜 낡은 졸업 앨범 하나를 가지고 다들 돌려가며 웃음꽃을 피웁니다.
이런 저런 얘기 중 왕준이가 나한테 얘기했습니다.
왕준이의 여동생 남편은 68회이고 정형외과 원장입니다.
“영철아 너희 휘문 애들은 친구가 어려울 때 자기 일같이 돕더라.”
우리 67회가 친구를 돕는 따뜻한 얘기가 이미 다른 곳까지 퍼져있었습니다.

37년 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대화는 너무 즐거웠습니다.
음식점의 폐점 시간을 넘겨 자리를 떴으나 아쉬움을 안고 청계천을 산보하다가 마침 관광 온 일본 젊은이들의 사진도 찍어주며, 입가심을 하러 젊은 애들 북적이는 호프집에서 2차를 합니다.
밤이 늦어 하나 둘씩 집에서 호출이 오자 할수없이 큰 밴 택시를 잡아 한꺼번에 타고 집으로 향하면서도 계속 입들은 바빴지요.
“다음에는 이화여고 출신 애들 다 데리고 나와.”
영덕이가 옥화한테 계속 치근덕댑니다.

“다음 모임은 전부 연락해서 정식으로 모이자.”
모임 장소는 같은 초등학교 선배인 우리 누님 네 신갈 호반의 샬레로 정했습니다.
서로 정담을 나누며 가던 중 차가 대치동 길로 들어섭니다.
“드디어 우리 휘문이 경기를 제치고 1위를 했다.”
아무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지요.
“우리 아들도 휘문 출신이야”
세현이의 아들도 휘문 출신으로 서울 법대를 들어갔습니다.

TV로만 보던 청계천의 멋진 광경에 연방 감탄사를 터뜨리던 이 날 밤, 나는 휘문 출신이라는 사실에 커다란 희열을 맛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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