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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버지니아에서 (김동윤)
67회 동문 여러분 안녕하시오
이제사 서울에서 이삿짐이 도착해서 이렇게 소식을 전합니다.
몇년째 동창회에도 참석치 않고 기껏해야 초상집에서 얼굴을 마주칠 정도로 동창들 하고 의 교류가 뜸했던 작자가 난데없이 미국땅에서 글을 올리게 되니 송구스럽기 짝이 없소이다.
몇몇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하고 떠나왔는데 오죽했으면 그랬으려니 하고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오
며칠전 한아름수퍼에서 IMF 파견나와 있는 이종규를 만나 무척 반가왔는데 역시 타국땅에 나와보니
동창이 그리운줄 알게 되었소.
해서 67회 동창사이트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윤승일 장인어른이 타계하신걸 알게 되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승일이에게 미안함을 전합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내가 버지니아에 까지 날아 왔는지 모르지만 세상이 재미있음을 새삼 느낌니다.
얼마전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누가 아는 척을 하길래 쳐다보니 생전 처음보는 얼굴이라서 어리둥절하고 있으니, 이 아줌마 말인즉 서울에서 나한테 사주를 봤다는 말씀이야.
그러셨어요 하면서 나는 뒷걸음을 치고 있는데 이 양반이 나를 붙잡고 놔주질 않아요.
급기야는, 처지가 딱한 친구가 있는데 꼭 좀 봐줬으면 좋겠다고 하길래 미국에서는 사주보지 않습니다고
손사레를 치면서 거절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어요.
일방적으로 약속을 해서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막상 돈을 받고 보니 내 몸속 어디에선가 정지되어 있었던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하는데 나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오.
인천공항을 떠날 때 이제 다시는 사주를 보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굳게 맹세했었는데, 그게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게 되다니...
사주를 볼 상황이 되면 사주를 볼 것이요 아니면 그만인 것을, 내가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다고 마음대로 한계를 그었다니 한심스럽기 그지 없었다오.
아직도 죽지않은 내가 있음을 새삼 발견하면서 우주의 만물만상에게 참으로 고마움을 느낌니다.
이래서 세상은 재미있습니다. 살만 합니다.
몇년만에 휴식아닌 휴식을 취하고 이제 새로운 땅에서 새 출발을 합니다.
동창 여러분들도 모두 안녕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연락처 : 집 703-543-8636
셀폰 703-973-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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