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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경덕선생의 마인드콘트롤 (하이예나)
🧑 정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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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1-09 1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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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
성거산(聖居山) 스토리를 잠깐 보자. 성거(聖居)? 이름도 예사롭지 않은 이 산은 송도 부근에 있다. 여기에 은거하고 있던 화담을 황진이는 찾아간다. 마침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선비는 비에 젖어 ‘속사정’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기생을 반가운 표정으로 맞는다. 옷을 벗겨주고 몸의 물기를 닦아주고 이부자리를 펴 황진이를 눕히고 화담은 글을 읽는다. 그리고 삼경 쯤 되자 기생의 옆에 누워 가볍게 코를 골며 편안히 잠에 든다. 지난 날 철석(鐵石)의 마음을 자랑하던 지족선사를 파계시켰던 전력의 황진이는, 이 고사(高士)에게 마침내 고개를 숙인다. 이 일을 일정 부분 사실이라고 믿는다면, 화담이 그 유혹에서 무심과 평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나는 오히려 그가 화담집에 남긴 ‘노하우’들이 역으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마음 다스리는 비결이 치밀하다. 한번 볼까.
그는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공부를 하면 무사무과(無思無過)의 경지에 이르게 될까.” 황진이를 옆에 재워두고 어떻게 생각도 하지 않고 허물도 만들지 않고 편안히 잠들 수 있는가. 그는 대답한다. “지경관리(持敬觀理)하라.” 경(敬)이라는 걸 놓지말고 문제의 핵심(즉 理)을 살펴보라. 무슨 말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는 공허한 얘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인 만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경(敬)이란 이런 것이다. 주일무적지위야(主一無適之謂也). (신경을) 한 곳에 두고 두리번거리지 않은 것이다. 나는 책을 읽고 있었다. 아까는 황진이가 없었고 지금은 황진이가 있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다. 나는 내가 할 일을 하면 된다. 이 말 뒤에 있는 문장은 요즘 유행하는 숱한 ‘마음관리 노하우’를 다 제쳐버린다. 벽에 붙여놓고 좔좔 외고싶은 ‘이성(理性)’의 찬가이다.
접일물즉지어소접(接一物則止於所接)
어떤 대상이 닿았거든 그 닿은 자리에서 더 나아가지 말고 멈춰라.
응일사즉지어소응(應一事則止於所應)
어떤 사태를 만났거든, 그 만난 자리에서 더 나아가지 말고 멈춰라.
무간이타야즉심능일(無間以他也則心能一)
다른 무엇이 끼어들 사이가 없도록 해놓으면 마음은 한결같을 수 있다.
급사과물거이편수렴(及事過物去而便收斂)
사태는 끝나고 대상은 지나간다. 지나고나면 쉽게 (마음을) 모을 수 있다.
담연당여명감지공야(湛然當如明鑑之空也)
마치 깨끗한 거울 속이 텅비어있는 것 같이 맑아지리라.
황진이의 손이 내 손에 닿았거든 그걸 당겨 내 욕망으로 만들지 말고, 그 손이 닿은 상태에서 가만히 멈추기만 해라. 그녀가 내 옆에서 어떤 유혹을 해도, 그가 유혹하는 그 상태로 그냥 가만히 멈추기만 해라. 네 마음 속에 그 접촉이나 그 유혹이 들어올 틈을 주지 않고 그 상태로 한결같이 있어라. 오래 있는 것도 아니다. 잠깐 그렇게 있노라면 그 대상과 사태는 저절로 지나간다. 지나가고 나면 다시 마음을 수습하기는 쉽다. 이렇게 친절한 ‘유혹을 인내하는 비방’을 본 적이 있는가. 마지막 구절은 숨이 턱 멎을 지경이다. 거울이란 외물을 비추지만 그 안에 외물을 들여다넣지는 않는다. 거울 뒤편은 텅 비어있다. 외물은 거울 속에 비치고는 지나간다. 네가 스스로 ‘거울’처럼 생각하고 있으면, 외물이 들어올 수 없지 않겠는가. 대체 화담은 어디서 이런 ‘스톱(止)’의 노하우를 배웠을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군자가 공부를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공부를 통해 그칠 줄 아는 법(知止)을 터득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의 공부를 통해 이걸 배웠다. ‘황진이 테스트’는 그가 홀로 성취한 공부를 평가받는 야심찬 수능시험이었다.
그는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공부를 하면 무사무과(無思無過)의 경지에 이르게 될까.” 황진이를 옆에 재워두고 어떻게 생각도 하지 않고 허물도 만들지 않고 편안히 잠들 수 있는가. 그는 대답한다. “지경관리(持敬觀理)하라.” 경(敬)이라는 걸 놓지말고 문제의 핵심(즉 理)을 살펴보라. 무슨 말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는 공허한 얘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인 만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경(敬)이란 이런 것이다. 주일무적지위야(主一無適之謂也). (신경을) 한 곳에 두고 두리번거리지 않은 것이다. 나는 책을 읽고 있었다. 아까는 황진이가 없었고 지금은 황진이가 있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다. 나는 내가 할 일을 하면 된다. 이 말 뒤에 있는 문장은 요즘 유행하는 숱한 ‘마음관리 노하우’를 다 제쳐버린다. 벽에 붙여놓고 좔좔 외고싶은 ‘이성(理性)’의 찬가이다.
접일물즉지어소접(接一物則止於所接)
어떤 대상이 닿았거든 그 닿은 자리에서 더 나아가지 말고 멈춰라.
응일사즉지어소응(應一事則止於所應)
어떤 사태를 만났거든, 그 만난 자리에서 더 나아가지 말고 멈춰라.
무간이타야즉심능일(無間以他也則心能一)
다른 무엇이 끼어들 사이가 없도록 해놓으면 마음은 한결같을 수 있다.
급사과물거이편수렴(及事過物去而便收斂)
사태는 끝나고 대상은 지나간다. 지나고나면 쉽게 (마음을) 모을 수 있다.
담연당여명감지공야(湛然當如明鑑之空也)
마치 깨끗한 거울 속이 텅비어있는 것 같이 맑아지리라.
황진이의 손이 내 손에 닿았거든 그걸 당겨 내 욕망으로 만들지 말고, 그 손이 닿은 상태에서 가만히 멈추기만 해라. 그녀가 내 옆에서 어떤 유혹을 해도, 그가 유혹하는 그 상태로 그냥 가만히 멈추기만 해라. 네 마음 속에 그 접촉이나 그 유혹이 들어올 틈을 주지 않고 그 상태로 한결같이 있어라. 오래 있는 것도 아니다. 잠깐 그렇게 있노라면 그 대상과 사태는 저절로 지나간다. 지나가고 나면 다시 마음을 수습하기는 쉽다. 이렇게 친절한 ‘유혹을 인내하는 비방’을 본 적이 있는가. 마지막 구절은 숨이 턱 멎을 지경이다. 거울이란 외물을 비추지만 그 안에 외물을 들여다넣지는 않는다. 거울 뒤편은 텅 비어있다. 외물은 거울 속에 비치고는 지나간다. 네가 스스로 ‘거울’처럼 생각하고 있으면, 외물이 들어올 수 없지 않겠는가. 대체 화담은 어디서 이런 ‘스톱(止)’의 노하우를 배웠을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군자가 공부를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공부를 통해 그칠 줄 아는 법(知止)을 터득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의 공부를 통해 이걸 배웠다. ‘황진이 테스트’는 그가 홀로 성취한 공부를 평가받는 야심찬 수능시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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