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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賜道之禮 (백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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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대의 날씨예보에 충실한 3인은 을유년 새해 해맞이를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넷을 대표해서 장엄한 일출을 보고 신나했던 영옥이에게 행운을 밀어주면 기쁨 네배가 될테지. 의정부 북부역에서 만난 4인은 택시로 안골매표소까지 이동했다.

오늘 산행계획은 사패=>도봉=>북한산을 연결하는 앞글자를 딴 "사도북"으로 목표를 정했다.산행 들머리로 들어서자 서늘한 기운이 머리를 싸고 돈다. 겨울 한가운데로 들어선 자연의 이치에 접신이 된 듯 또아리를 틀고 정지해 버린 음지쪽 물줄기를 건너다 보며 양지바른 소로길로 접어든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응달진 고개길로 들어서자 숨찬 호흡은 하얀 입김으로 바뀌며 머리위에 솟아있는 사패산을 향한 항진을 계속한다. 산은 오른 높이에 따라 시야가 달라진다. 의정부 시내만 보이던 것이 점점 안전이 넓어지면서 불곡산 너머까지 눈에 들어 오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그래서 인생살이에서도 이런 맛때문에 더 높이 오르려 하는건가.

드디어 사패산 정상에 올라 기국이가 가져온 디카로 우리가 가야 할 멋진 봉우리를 배경삼아 셔터를 눌러댄다. 사패산(賜牌山 552m)이란 명칭은 조선시대 선조의 여섯째 딸인 정휘옹주가 유정량에게 시집올 때 선조가 하사(下賜)하여 산의 출입을 막는 팻(牌)말을 붙여서 생긴 이름이다. 전에 기국이가 한번 소개한 한북정맥이 포천과 양주군 주내면 샘내고개를 지나고 불곡산과 양주군 송추의 울대고개를 지나면서 올라온 길을 사패산 너럭바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날을 맞으려는 모든 이의 바램때문인지 평소에는 한적하던 산이 무척이나 붐빈다. 사패능선을 따라 오다보면 회룡능선의 끝자락과 만나면서 포대능선이 바로 시작된다. 사패능선에서 회룡골이라는 깊은 골짜기로 내려왔다 포대능선으로 다시 올라가야 하는 산행길은 우리의 숨을 턱턱 막히게 한다. 힘든길을 오르자 숨을 고르기 위해 조망이 좋은 곳을 경택이가 골랐다. 먹을거리라고는 수퍼에서 생수를 살 때 떡이 속에든 과자 한봉지에 소주 2병이 전부다.

시계를 보니 오후 1시가 다되어 가니 배는 출출하지 사가지고 온 건 없지. 이 난관을 어찌 헤쳐 나갈 건가. 그래도 다 믿는 구석이 있었던지 참 이런 이야기 북한산 국립공원 보안관이 들으면 소임을 다 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짤릴지도 모를 이야기지만 해야 될까보다. 전날 경택이가 기국이에게 비밀스런 이야기를 한 덕분에 정말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이들이 볼 수도 있어 교육적으로다가도 잘못되었고 소행이 알려지면 경제적으로도 거금을 들여야 하는 일이라 생략할 것이여.

옛날부터 나랏님의 정치를 평가할 때 백성들이 배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는게 최고의 선정이라 했는데 배를 두드려 가며 다시 산행이 시작된다. 이곳부터는 조망이 수락과 불암산 줄기를 건너다 보며 걷게되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온다. 망월사 뒤쪽 산불감시탑에서 한참 눈을 때지 못한다. 그리고 밤이 었다면 달을 바라보기 좋아 생긴 망월사인가.

아니다.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8년(639년)에 해호 스님이 여왕의 명에 의해 왕실의 융성을 기리고자 창건하였다. 당시 서라벌 왕궁이었던 월성(月城)을 향해 기원하는 뜻에서 망월사라 하였다는 야그다. 이제 도봉의 본류인 자운, 선인, 만장 3봉에 그 뒤쪽 신선봉과 주봉을 건너다보며 포대가 끝나고 우회로로 내려서자 금새 빼어난 봉우리들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잠시후 도봉주능선으로 들어선다. 곧장 나가면 우이암을 거쳐 우이동으로 내려 도선사로 이어지는 지리한 포장길을 따라가면 북한산으로 접어들 수 있다. 하지만 시간도 3시를 넘어서서 사패산과 도봉산에 대한 예의만 차리기로 하고 보문능선으로 내려서다 안간길을 가보겠다고 하여 천진사, 성불사, 금강암, 구봉사로 이어지는 용어천계곡으로 내려와 오늘의 산행을 마쳤다. 공금이 남은 관계로 뒷풀이를 간단히 하려 했는데 경택이 옆구리를 찌른 영옥이 땀시 왕십리꺼정 와서 맛있는 오겹살로 후회없는 새해 첫날을 쫑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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