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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산에 갔던 이야기 (흰구름)
날씨도 화창한 3월 마지막 주말 휘공회원들에게 공지한 대로 정기산행을 했더이다. 09:30까지 국민대학교 앞에서 모이기로 한 시간에 맞추어 속속 도착하였다. 약속시간을 엄수해야한다는 주문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집결이 된 근래 보기 드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좋은 선례는 앞으로도 쭈---욱 계속되어야 한다.

인원파악을 한 결과 김기국, 김응구, 조명하, 백경택과 아들 상진이, 윤승일, 전영옥, 임창호, 이영일, 나까지 10명이다. 북악매표소를 시작으로 조금 오르려니 왕령사(?)인지 하는 절을 지나치자 한 발자국씩 옮기는 데 힘이 모아져야 다음 자취를 띨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제법 경사가 있다.

봄볕을 등에 받으며 오르려니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쉴새없이 떨어진다. 일주일 동안 몸살림들을 어찌 했는지 알쪼다.몸이 즐거웠던 만큼 산을 오르는 일이 힘이 들었을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형제봉 능선을 오르는 친구들은 그간 못했던 이야기들로 형제애를 나누는 듯 봄볕만큼이나 다사롭다.

첫 휴식장소에서 앞서가던 응구가 돌부처처럼 앉아 있길래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그리고 경택이 부자가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쉬었던 발걸음이 활기를 되찾으며 땀방울이 등에도 송글송글 맺이기 시작한다. 대성문을 오르기 전 일선사 바로 밑에서 숨을 고르다 담배를 피우려는 친구들에게 뒷 골 땡기는 일이 생겼다. 뒤에서 올라오던 젊은 친구들이 국립공원 안에서 금지하고 있는 일을 어른이 되어서 하고 있다며 한 마디하고 지나간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 행태를 꾸짖기나 하듯이. 고소금밀 전졸후교(古疎今密 前拙後巧 : 옛것은 엉성하나 이제 것은 치밀하고, 먼저 것은 유치하나 나중 것은 교묘하다)라고 구닥다리들이 다 그렇지 뭐!! 어른들한테만 훈계를 들어온 우리는 좀 황당하기는 했지만 잘못된 일을 어른이 한다고 아무 말 못한 우리 세대와는 다른 걸 보며 앞으로 잘 될 것 같은 생각도 해보았다.

해발 450m정도 오르니 우측으로는 칼바위능선 가운데 도드라진 암괴의 모습은 수석(壽石)의 그것과 닮아있다. 왼쪽으로는 형제봉이 우애를 뽐내 듯 솟아있고 그 아래로 북악 스카이웨이길이 시작되는 북악이 불쑥 고개를 내밀고 있다. 대성문 안으로 들어서자 서울장안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성 성벽을 따라 대동문까지 가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대동문가에는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일행도 적당한 자리를 골라 자리를 잡았다. 영옥이 핸드폰이 울린다. 산행에 참여하지 않은 자천이 한테서 온 전화다. 도둑이 제 발이 저리다고 밥을 먹다가 앗!! 뜨거라하고 난 화들짝 놀랐다. 그 사연을 말하라면 길어진다.

아무튼 지금 우리가 있는 쪽으로 올라오고 있단다. 예의 수락산 사건이 생각나서 모두들 웃었다. 자천이가 합류하여 바로 하산길을 진달래능선으로 영옥이가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서 좌측으로는 산성이 끝나는 위문근처에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를 볼 수 있고 우측으로는 영옥이네 동네가 발아래로 보인다.

한참을 내려오자 만경대만 눈에 보이다 조금 더 내려오니 인수봉이 삐죽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북한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 이르러서야 가운데 최고봉(838m)인 백운대가 나타나자 삼각산(三角山)이라 불렀던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러자 누군가 청음 김상헌의 “가노라 삼각산아 운운” 시조를 읊어댄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안 들어 있듯이 진달래 능선에는 진달래가 없다. 아직 산기운은 진달래꽃을 피울 수 없다고 햇처녀처럼 앵돌아 서서 냉랭하다. 진달래 능선의 중간에 백련사길로 내려서서 마을 쪽 가까이에 다다르자 만개한 진달래가 흐드러져 있다. 운가사 매표소 앞에서 마을 버스를 기다려 영옥이 사는 동네로 자리를 옮겨 뒷태가 고운 미씨의 서빙이 좋았다는 이동갈비집에서 뒷풀이를 하였더라. 땡♪땡♪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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