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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o be mental or physical? (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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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게 홍어젓?이라고 요사이 조류독감이다, 광우병이다, 난리를 피는 가운데서도 부담 없이 즐기며 또한 홍어의 효험이 우리 세대의 신사들에게는 매우 고무적이라는 판단을 가진 김응구 회장의 주선과 IMF의 암행어사가 되어, 아시아 각국의 가는 곳마다 공포의 대상이 되어 양날 달린 검을 휘두르다 잠시 서울에 들른 이종규 박사를 포함하여 “아저씨들의 저녁식사”로 명명된 어제 모임은 휘문 동창회가 있는 응구 회장 사무실 근처 홍어 전문 식당에서 만만하게 시작되었다.

이 홍어란 넘이 자기는 희생하면서 남을 톡톡 쏴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는 넘인데 이걸 먹으면 성신이 말로는 다른 특별한 효험이 있다고 하여 혹시나 하여 먹어봤지만 별 볼 일이 없더라 이 말이재. (어제 밤에는 별이 안 떴다.)
이 모임의 성격이 이미 예고한 대로 만만한 홍어가 주요리니 이미 유식한 식자들은 대충 알아차렸을 것이다.
홍어에 대해 일가견이 있는 유홍림, 이종규, 강성신, 김응구, 이상진, 윤석길, 오홍조, 신동욱, 김학주, 최영철. 이들은 초반부터 맹렬한 토론에 들어갔는데 그중 가장 격한 토론을 가진 팀은 김학주, 강성신, 윤석길이다.

한쪽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경제?에 대해 진지적인 토의가 이루어지는 가운데도 나를 사이에 두고 연방 성신이와 학주는 계속 맹공을 퍼붓는데 도대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왜냐? 나는 어딜 가나 다중방송을 대비한 안테나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기사 분석을 하고 송고도 해야 되는데 사방에서 중요한 담론이 벌어지니 나의 디지털 리스닝도 소화하기가 벅찬 것이다. 하지만 홍어에 관한 담론은 결론은 언제나 한 가지로 집약된다는 사실을 재빨리 파악하고난 후부터는 한결 여유로워져 사방에서 들어오는 기사들을 정리하기가 쉬웠다.

김학주 원장의 내진은 실로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사회로부터의 공인된 합법적인 스킨십을 통한 치료는 많은 의사들이 이미 곳곳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누구든 여기에 걸리면 빠져나갈 수가 없지.. 아울러 정신과 치료도 가미하면 금상첨화렸다!

만만한 홍어를 해치운 뒤 2차로 옆의 이태리 풍 카페로 자리를 옮겼는데 여기서는 한층 더한 메뉴가 나오기 시작했다. 신동욱의 치매 현상 진단하기, 연이어 자리를 같이하며 자기들끼리 음흉한 담론에 열을 올린 김학주, 강성신, 윤석길 팀. 나는 옆에 앉아 안테나를 곤두세웠는데,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는 것이 보는 것만도 어떻게나 재미있는지...
더 이상 어제의 담론을 옮기면 많은 불상사와 대외비가 세계로 퍼져나가 IMF에서 우리 나라에 또 몰려올 것을 우려, 이만 옮기련다.

현진이는 계속 연락을 했는데 전화번호가 잘못 되었는지 통화가 안 되었는데, 종규와 동욱이가 금요일 낮 한국은행의 휘문 출신 모임에 꼭 같이 참석하길 바란다고 하니 전화 바란다.

이후 3차까지 간 인원이 김응구, 유홍림, 김학주, 최영철. 나는 차 때문에 졸지에 폭탄주란 무엇인가에 대해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밖에서는 대리운전 기사가 1시간여를 기다리는 가운데도 그저 인생에서의 고비고비들에 대해 여러 가지 은유를 섞은 담론들이 오가는데 나이에 걸맞게 위트가 곁들여진 노련함이 배어 있다.

더 이상 폭탄주와 가까이 있다간 대리 운전기사의 가격 반란이 예상되어(결국 흥정을 다시 해야 했다.) 나와 응구는 자리를 떴는데 나머지 두 사람이 무얼 했는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후후..
(이러면 타격이 크겠지? 이건 농담이다....)
어쨌든 동기들의 돈독한 우정을 확인하고, 서로 힘들 때는 부축해 가며 다둑여주는 모습들이 너무도 보기 좋았다. 나이가 듦에 따라 자연스럽게 풍기는 노련함이 밴 가운데 서로가 다 잘 되어야 나도 잘되게 된다는 학주의 지론에 마음 속으로 동의하며 아쉬운 자리를 뜨고 차를 타러 나갔는데 응구가 인적 없는 도로를 건너가는 뒷 모습이 왜 그리 쓸쓸해 보이는지...

우리 세대 아버지들이 온갖 고뇌와, 가까운 식구들도 모르는 무거운 짐을 한 어깨로 감당하며, 달린 많은 식구들의 평안과 안위를 혼자 감당하려니...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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