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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눈 녹은 봄날... (최영철)



넓은 호숫가 옆 카페촌 사이 뤼미에르라는 라이브 카페를 찾아 들어간다.
집사람의 어릴 적 친구가 모처럼 방문하여 집 가까운 카페촌에서 저녁을 먹은 후이다.
이치현이 나온다 하여 넓은 실내의 한 구석 창가에 자리를 잡는다.



상기네 식구가 우리 동네를 둘러보겠다고 전화가 온다.
"와라. 지금 나밖에 없다."
"현진이가 내일쯤 온다는데 어디 바람 쐬러 가자."
현진이는 내가 며칠 전 미국내 로칼 항공권 구입때문에 밤늦게 씨름하다가
결국 미국 내 주소가 있어야 한다고 하여 현진이한테 전화하여 이를 해결했었다.
그리고는 메일을 보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집으로 전화해줘라. 오늘 밤에 내가 구매를 할 테니까 말이다.
날밤 새고 낮에 잠자는 야행성이 되지 말고. 한국에서 보자."
날밤은 안 샜는데 늦게 사는 바람에 50불 손해 보긴 했다.
현진이 덕에 고생 덜했으니 이런 고마울 데가... 거기다 표까지 사주려고 하니 말야...

상기네는 집을 둘러보더니 가서 깊이 생각해 본다고 하며 식구들하고 떠났다.



무명 가수가 한껏 흥을 돋구는데 옛날과 달리 실력들이 보통이 아니다.
드디어 이치현이 나오고 특유의 감성적인 노래들을 부르는데 여간 잘하는 게 아니다.
이젠 원숙한 나이에다 노래도 감성도 농익은 과일을 보는 듯하다.
이치현의 대표곡은 "집시 여인" 인데 역시 잘 부른다.
창밖의 호숫가에는 아직 채 녹지 않은 눈이 어렴풋이 보이고 테이블 위의 잔은 자꾸 비워진다.
몇십년 전의 아득히 잊혀졌던 추억이 찻잔의 따뜻함과 한데 어우러지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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