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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화려한 이별 (윤석길)
★ 이별.....

외할머니께 드리는 글.
외할머니, 저 손녀 현정이에요.
이제 할머니를 보내드려야 한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제가 찾아뵐 때마다 병석에 누워 계셨지만,
저의 손을 꼭 잡아주실 때마다
그 손으로 전해져 오는 사랑은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옷 속에서 살며시 꺼내주시던 용돈을,
만류하는 엄마에도 굳이 받았던 것은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으셨던
외할머니의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나 저를 좋아하셨는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던 저를 용서하세요.
그래도 외할머니, 저도 외할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것.
그것만은 알아주세요.
언젠가 엄마가 외할머니를 찾아뵙고 한 말씀이 기억납니다.
"나는 딸 셋을 두어도 훌륭하게 키우지 못했지만
너는 현정이를 훌륭하게 키워라.
변호사 황산성이처럼 말이다."
라는 외할머니의 말씀을 전하시며
엄마는 엄마의 외할아버지가 독립유공자였다는 사실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외할머니의 뜻에 따라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라고 얘기하셨습니다.

외할머니,
할머니의 뜻처럼 황산성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렇게 자랑스러운 손녀가 되어 할머니를 찾아뵐께요.
엄마도 외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무조건적인 사랑을 제게 베푸시며 늘 사랑한다고 하셨습니다.
외할머니께서 엄마를 사랑한 것처럼
저도 엄마를 사랑하며 하늘나라로 가신 외할머니도 사랑할 것입니다.
외할머니, 가시는 길 정말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를 항상 기억해주세요.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사랑해요. 할머니.

2003년 9월 5일
현정올림.

*****
윗 글은 어머니가 세상을 달리하고 이제 아주 먼곳으로 떠나던 날
발인제때 읽었던 제 누이 딸 아이(이화여고 1학년)의 글입니다.
어머니를 보내야 하는 마음은 아프기 그지 없지만
붙잡아 둘수도 없는 일임에 자연의 섭리처럼 순순히 따랐습니다.
생전에 그리도 좋아하시던 꽃속에 묻히어
참으로 화려하게 떠나셨습니다.
잘키운 자식들이 어머니의 생전의 모습을 기억하며
어머니를 그리고 또 그리워 할것입니다.
어머니~~~~
편안하게 계십시오.
이젠 모든 아픈 기억들을 버리시고 아버질 만나서
오래동안 담아 두었던 모든 이야기들을 나누시며
정을 나누십시오.
어머니~~~~
어머니~~~~
하고 불러봅니다.

참, 어머님이 황산성씨를 훌륭하게 보는건,
원래 제 아버님이 일제 시대에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어머님의 외할머니의 만류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하여,
법조인에 대한 강한 미련을 평생 갖고 계셔서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어머님이 TV를 즐겨 보시던 시절에 황산성씨가
자주 TV에 나와 어머님에 훌륭하게 보였던 것임을 참고로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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