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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장진휘사(將進徽辭) (문형타임즈)
진돌이를 피해 뒷문으로 빠져나가 조경석을 밟으며 도적같이 나 홀로 산행에 나선다.
쌍절곤으로 무장하고 오랜만에 느긋하게 마음껏 자유를 누리려고 여유잡고 나서는데, 아직도 심산의 싸늘하게 찬 바람이 빰에 와 닿는다.
올봄의 두 가지 옵션 중 하나를 내던져 버리니 홀가분한 심정이 하늘로 날아갈 듯하다.

논문집 발간 건으로 잔뜩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가 초고가 자료 부실이라고 보충하라는 담당 동료 교수의 답변에 심기가 조금 상해서 학교 게시판에다 "성성자와 단검"을 실은 ICBM을 날리고는 기분이 한결 나아져 산을 오르는 중이다.
먹물을 하도 먹어 먹통이 된 책상물림이 뭘 아냐?
옛말에도 앉아먹은 영리쟁이보다 돌아먹은 미욱쟁이가 더 낫다고 했다.
실제적인 고찰보다 이론적인 체계를 들먹이는데 그게 사회에서 얼마나 효용 가치가 있냐 말이다. 내 글 보면서 한참 연구하고 있을 그 먹통선생의 얼굴이 떠올라 재미가 있다.
그래도 5월에 예술의 전당에 잡혀 있는 독주회 옵션은 아직도 날이 시퍼렇게 살아있다.
그것도 석길거사 말대로 "오블라디 오블라다"이다.

그런데 이제 내가 자료 보충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이유를 밝히려 한다.
다름 아니고 작년 봄부터 슬슬 접근해서 전염병을 옮긴 작자가 있다. 누구라고는 밝히기 곤란한데 이 작자가 후천성 면역결핍증의 일종인 장진휘사병을 옮겨놓는 바람에 다른 일은 소홀하게 된 것이다.
이 병에 걸리면 업무중이건 수업중이건 수시로 휘문 게시판을 드나들게 되는데 중독성이 있어 한번 빠지면 도대체 약이 없다.
보통 뱅크권 한량들이 부하 직원들 앞에서 업무 보는 척하며 아예 게시판을 켜놓고 있는 경우가 있고 지발위의 한 위인은 소리도 나지 않는 이조시대 컴 가지고도 수시로 드나든다고 한다. 한 위인은 아주 멀리 비행기 타고 가서도 드나든다고 한다.

거기다가 합병증의 증세까지 보이는 위인도 있다고 한다.
장진휘사병에다가 장진주사병까지 전염된 친구도 있는데 "삭풍속의모시메리", "청산리는살아있다", "희중당을수호지로"군들 외에도 몇몇 친구가 더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장진산사로 시작한 장진 시리즈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는 본지 기자의 송고를 끝으로 오늘 기사를 마감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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