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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만한 넘 그를 홍어젓이라 부르리 (백운학)
현산어보(玆山魚譜)는 손암 정약전(丁若銓)의 저서로 1801년(순조 1) 신유사옥(辛酉邪獄)으로 전라도 흑산도(黑山島)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중 흑산도 근해의 수산생물을 실지로 조사하고 채집한 기록이다. 수산동식물 155종에 대한 각 종류의 명칭·분포·형태·습성 및 이용 등에 관한 사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그 서문을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현산(玆山)은 흑산(黑山)이다. 나는 흑산에 유배되어 있어서 흑산이란 이름이 무서웠다. 집안 사람들의 편지에는 ‘흑산’을 번번이 현산이라 쓰고 있었다. '자’(玆)가 ‘검다’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현’으로 읽히는 게 맞기 때문에 자산어보는 잘못된 것이다.



그 중 흑산홍어에 관한 기록을 보면 큰 놈은 너비가 6∼7자 안팎으로 암놈은 크고 수놈은 작다.'모양은 연잎과 같고, 빛은 검붉고, 코는 머리 부분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기부는 크고
끝이 뾰족하다 했다. '입은 코밑에 있고, 머리와 배 사이에 일자형(一字形)의 입이 있다. 등 뒤에 코가 있으며 코 뒤에 눈이 있다. 수놈은 양경(陽莖)이 있다. 그 양경이 곧 척추다.
모양은 흰 칼과 같다. 그 양경 밑에는 알주머니가 있다. 두 날개에는 가는 가시가 있어서 암놈과 교미할 때에는 그 가시를 박고 교합한다.'고 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암놈이 낚시 바늘을 물고 엎드릴 적에 수놈이 이에 붙어서 교합하다가 낚시를 끌어올리면 나란히 따라 올라오는데, 이때 암놈은 먹이 때문에 죽고, 수놈은 간음 때문에 죽는다고 말할 수 있는 바, 음을 탐내는 자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고 했다.



또 암놈은 알을 낳는 문(産門)외에 또 한 개의 구멍이 있는데, 안으로 세 구멍과 통한다.
가운데 구멍은 장(腸)의 양쪽으로 통하면서 태(胎)를 형성하고 있다.
태 위에 알 같은 것이 붙어 있다.
알이 없어지면 곧 태가 형성되어 새끼가 나타난다. 태 속에는 네 다섯 마리의 새끼가 있다.



동지 후부터 잡히나 입춘 전후에야 살이 찌고, 제 맛이 난다. 2 ∼ 4월이 되면 몸이 쇠약해져 맛이 떨어진다. 회, 구이, 국, 포 등에 모두 적합하다 한다.



홍어는 또 3합이라 해서 잔치뿐 아니라 민중들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다. 3합이란 홍어, 막걸리, 해묵은 김치를 말하는데 여기에 돼지 편육을 곁들여 김치에 싸 먹는 것을 이른다.
그러니까 민중의 술인 막걸리에 3합이 빠지면 그 술맛은 맛을 불러오지 못한다.



3합이란 단순한 음식 궁합이 아니라, 궁중(서울)에서 나온 보쌈김치와 만나고, 민중의 술 먹걸리와 만나고 민중의 육고기 돼지비계와 만나 화(和)를 이루면서 훌륭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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