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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 먹고싶다.가서 (구운감자)
🧑 정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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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1-07 12: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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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
2002/11/21 문화일보 <신풍물기행>기획기사
동해안 겨울잡어
겨울바다는 싱싱한 먹을거리가 있어 결코 춥지않다. 강릉 주문진에서 양양 물치항, 속초 대포항, 고성 거진항 등 7번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동해안의 이름난 포구에는 요즘 연안으로부터 잡혀올라오기 시작한 먹음직스러운 물고기들이 지천이다. 아무리 바람이 매서워도 ‘바닷먹을거리’로 마음은 따뜻하다.
동해안의 대표적 겨울 물고기인 명태는 예전만큼 잡히지 않는다. 몇해째 계속된 이상난동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잡어들은 꾸준히 어부들의 그물에 걸리며 겨울동해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바로 양미리 도루묵 심퉁이 등 못난이 삼형제가 그것이다.
우선 외관부터 그렇다. 양미리는 까나리 비슷하게 생긴데다. 몸체도 가늘고 길어 영 볼품이 없다. 도루묵은 어떤가. 몸체에 비해 가분수처럼 큰 머리에 겁쟁이처럼 눈도 크다. 여기에 도치로도 불리는 심퉁이에 이르면 진짜 가관이다. 생기다 만 복어처럼 배만 올챙이같이 잔뜩 부풀어 오른 것이 영락없이 외지인들의 놀림거리다.
먼저 도루묵부터 보자. 서울 사는 신세대는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은 알아도 도루묵이 생선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도토리묵같은 묵의 한 종류라고 말한다.
지난 주말 찾은 양양 앞바다의 자그마한 포구인 수산리포구.
새벽에 조업을 나갔던 10t 안팎의 배들이 연방 풍어가를 부르며 푸른 파도를 가르며 돌아온다. 하루전에 쳐놓은 도루묵 그물을 걷어 돌아오는 배들이다.
포구 방파제에는 이미 귀환한 어선에서 내린 그물의 그물코에서 도루묵들을 골라내는 마을 주민들의 손길이 바쁘다. 어민 함석환(38)씨. “지난해 겨울에는 그 흔하다는 도루묵도 안잡혀 어민들의 맘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올해는 기대 이상 풍어다. 지난해에 안잡혔던 도루묵까지 덤으로 더 잡혀주는 것 같다.”
도루묵은 어떤 물고기인가. 임진왜란을 맞아 몽진길에 오른 선조가 피란도중 처음 보는 생선을 먹었는데 그 맛이 별미였다. 이름을 물으니 묵이라고 했다. 선조는 그 이름이 맛에 비해 너무 보잘것 없다고 해 은어(銀魚)로 고치라고 했다.
문제는 그 다음. 궁중에 돌아온 선조가 은어 생각이 나 다시 청해 먹으니 예전과 달리 맛이 없었다. 그래서 은어를 도로 ‘묵’이라고 하라고 명했다. 그래서 도루묵이 됐다는 유래다. 맛이 없다고 그런 이름까지 얻었지만 도루묵은 한겨울철 동해안 일대 서민들의 쓰린 속을 달래주던 중요한 먹을거리였다.
석쇠구이는 물론이고, 찌개를 끓여도 담박하면서도 살맛이 부드럽다. 찌개는 동해안 일대 식당에서 흔히 만나는 메뉴. 민가에선 아직도 숭덩숭덩 무를 썰어넣은 육수에 밀국수와 도루묵을 함께 넣어 끓여먹는 도루묵칼국수도 해먹는다.
도루묵은 수도루묵과 알을 통통히 밴 알도루묵으로 나뉜다. 알도룩묵의 알은 날로도 먹는데 예전에 먹고 살기 힘들때 산초알처럼 톡톡 터지는 도루묵알은 어린 아이들의 겨울철 간식거리로도 한몫했다. 가격은 알도루묵이 한두름(20마리)에 1만5000~2만원 정도하며 수도루묵은 훨씬 저렴해 3000~5000원이면 한두름을 구할 수 있다.
도루묵뿐만 아니다. 양미리와 도치도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겨울 잡어다. 5일장(4, 9일장)이 선 양양시장. 골목마다 좌판에는 도루묵, 천장에는 주렁주렁 한두름씩 엮여 매달린 양미리들이 이색적인 풍광을 이룬다. 양미리도 역시 겨울 어종이다. 술꾼들은 양미리를 즉석 석쇠구이로 구워내 안주감으로 즐기지만 꾸들꾸들 말려 조려 먹으면 밥반찬으로도 일품이다. 가격도 싸다. 한두름에 3000~4000원이다.
양미리와 도루묵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생선으로 봐줄 수 있다. 심퉁이는 어떤가. 도치, 뚝지로도 불리는 심퉁이는 꼭 수박만한 올챙이라고 보면 된다. 언뜻 징그럽다는 생각도 든다. 한때는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고 버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겨울바다의 스타가 됐다.
어시장에서도 커다란 함지박마다 3, 4마리씩 담겨 못생긴 위용을 뻔뻔하게 뽐낸다. 그러나 못생겨도 맛은 좋다. 횟감은 물론, 김치두루치기로도 알뜰한 맛을 자랑한다. 횟감은 살짝 데쳐내는 숙회로 쫄깃한 맛이 여타 생선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맛이다. 데칠때는 껍질째 한번, 껍질 벗기고 회를 쳐서 또 한번 도합 두번 데쳐낸다. 알이 든 알도치는 2마리에 1만원, 수도치는 3마리에 1만원 정도 한다.
음식은 문화다. 누구나 인정하는 화두다. 동해안을 찾아 광어, 우럭회만 먹을 것이 아니다. 조금 못생긴데다, 조금 맛은 떨어진다고 해도 제철 현지 향토음식을 먹고 온다면 이 또한 여행길의 즐거운 추억이 아닐까.
양양〓이경택기자
동해안 겨울잡어
겨울바다는 싱싱한 먹을거리가 있어 결코 춥지않다. 강릉 주문진에서 양양 물치항, 속초 대포항, 고성 거진항 등 7번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동해안의 이름난 포구에는 요즘 연안으로부터 잡혀올라오기 시작한 먹음직스러운 물고기들이 지천이다. 아무리 바람이 매서워도 ‘바닷먹을거리’로 마음은 따뜻하다.
동해안의 대표적 겨울 물고기인 명태는 예전만큼 잡히지 않는다. 몇해째 계속된 이상난동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잡어들은 꾸준히 어부들의 그물에 걸리며 겨울동해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바로 양미리 도루묵 심퉁이 등 못난이 삼형제가 그것이다.
우선 외관부터 그렇다. 양미리는 까나리 비슷하게 생긴데다. 몸체도 가늘고 길어 영 볼품이 없다. 도루묵은 어떤가. 몸체에 비해 가분수처럼 큰 머리에 겁쟁이처럼 눈도 크다. 여기에 도치로도 불리는 심퉁이에 이르면 진짜 가관이다. 생기다 만 복어처럼 배만 올챙이같이 잔뜩 부풀어 오른 것이 영락없이 외지인들의 놀림거리다.
먼저 도루묵부터 보자. 서울 사는 신세대는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은 알아도 도루묵이 생선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도토리묵같은 묵의 한 종류라고 말한다.
지난 주말 찾은 양양 앞바다의 자그마한 포구인 수산리포구.
새벽에 조업을 나갔던 10t 안팎의 배들이 연방 풍어가를 부르며 푸른 파도를 가르며 돌아온다. 하루전에 쳐놓은 도루묵 그물을 걷어 돌아오는 배들이다.
포구 방파제에는 이미 귀환한 어선에서 내린 그물의 그물코에서 도루묵들을 골라내는 마을 주민들의 손길이 바쁘다. 어민 함석환(38)씨. “지난해 겨울에는 그 흔하다는 도루묵도 안잡혀 어민들의 맘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올해는 기대 이상 풍어다. 지난해에 안잡혔던 도루묵까지 덤으로 더 잡혀주는 것 같다.”
도루묵은 어떤 물고기인가. 임진왜란을 맞아 몽진길에 오른 선조가 피란도중 처음 보는 생선을 먹었는데 그 맛이 별미였다. 이름을 물으니 묵이라고 했다. 선조는 그 이름이 맛에 비해 너무 보잘것 없다고 해 은어(銀魚)로 고치라고 했다.
문제는 그 다음. 궁중에 돌아온 선조가 은어 생각이 나 다시 청해 먹으니 예전과 달리 맛이 없었다. 그래서 은어를 도로 ‘묵’이라고 하라고 명했다. 그래서 도루묵이 됐다는 유래다. 맛이 없다고 그런 이름까지 얻었지만 도루묵은 한겨울철 동해안 일대 서민들의 쓰린 속을 달래주던 중요한 먹을거리였다.
석쇠구이는 물론이고, 찌개를 끓여도 담박하면서도 살맛이 부드럽다. 찌개는 동해안 일대 식당에서 흔히 만나는 메뉴. 민가에선 아직도 숭덩숭덩 무를 썰어넣은 육수에 밀국수와 도루묵을 함께 넣어 끓여먹는 도루묵칼국수도 해먹는다.
도루묵은 수도루묵과 알을 통통히 밴 알도루묵으로 나뉜다. 알도룩묵의 알은 날로도 먹는데 예전에 먹고 살기 힘들때 산초알처럼 톡톡 터지는 도루묵알은 어린 아이들의 겨울철 간식거리로도 한몫했다. 가격은 알도루묵이 한두름(20마리)에 1만5000~2만원 정도하며 수도루묵은 훨씬 저렴해 3000~5000원이면 한두름을 구할 수 있다.
도루묵뿐만 아니다. 양미리와 도치도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겨울 잡어다. 5일장(4, 9일장)이 선 양양시장. 골목마다 좌판에는 도루묵, 천장에는 주렁주렁 한두름씩 엮여 매달린 양미리들이 이색적인 풍광을 이룬다. 양미리도 역시 겨울 어종이다. 술꾼들은 양미리를 즉석 석쇠구이로 구워내 안주감으로 즐기지만 꾸들꾸들 말려 조려 먹으면 밥반찬으로도 일품이다. 가격도 싸다. 한두름에 3000~4000원이다.
양미리와 도루묵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생선으로 봐줄 수 있다. 심퉁이는 어떤가. 도치, 뚝지로도 불리는 심퉁이는 꼭 수박만한 올챙이라고 보면 된다. 언뜻 징그럽다는 생각도 든다. 한때는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고 버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겨울바다의 스타가 됐다.
어시장에서도 커다란 함지박마다 3, 4마리씩 담겨 못생긴 위용을 뻔뻔하게 뽐낸다. 그러나 못생겨도 맛은 좋다. 횟감은 물론, 김치두루치기로도 알뜰한 맛을 자랑한다. 횟감은 살짝 데쳐내는 숙회로 쫄깃한 맛이 여타 생선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맛이다. 데칠때는 껍질째 한번, 껍질 벗기고 회를 쳐서 또 한번 도합 두번 데쳐낸다. 알이 든 알도치는 2마리에 1만원, 수도치는 3마리에 1만원 정도 한다.
음식은 문화다. 누구나 인정하는 화두다. 동해안을 찾아 광어, 우럭회만 먹을 것이 아니다. 조금 못생긴데다, 조금 맛은 떨어진다고 해도 제철 현지 향토음식을 먹고 온다면 이 또한 여행길의 즐거운 추억이 아닐까.
양양〓이경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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