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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족제비 이 잡듯 (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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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초행길이다. 불수도북의 반에 도전한다.
아침 8시 반에 운학이네 집에 차를 놔두고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불암산 자락을 타고 오른다. 기국이는 어제밤 매우 무리를 해서 못 올 것 같다고 무전.
고즈너기 자리잡은 암자들을 돌아 돌아 올라가는데 자연 화두는 대선이다.
워째 그런다냐? 어쩌고 저쩌고, 이러쿵 저러쿵.
발길은 계속 옮기면서도 머리 속은 복잡하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요. 나라를 잘 이끌어 주시고요.
한 가지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요.
맹목적인 몰빵 투자꾼들이 없어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선의의 신념론자들의 선택을 욕되게 하는 자들은 좀 가까이하지 마시고요.
방법은 이렇습니다요.
<족제비 이 잡듯>
족제비의 몸에 이가 들끓는다.
족제비 막대기 하나를 입에 물고 물로 들어간다.
이가 물을 피해 막대기로 몰린다.
다 몰린 것을 확인한 후 막대기를 멀리 집어 던진다.
족제비 유유히 땅으로 올라온다.

끝으로 전직 대통령들같이 한 쪽 날선 칼로 남만 개혁하지 말고 좌우에 날선 리한 검으로 안팎을 개혁하시라고요. 이상임다.

불암산 암벽을 바짝 긴장한 짜가 두 도사, 도인이 등산화가 진짜 실용적인가를 시험한다.
꼭대기에서 사과 한 입 베어물고 내려오는데 어떤 아저씨가 백운도사한테 말을 건다.
"노란 잠바 입은 아자씨. 뭘 그리 겁을 내오."
"사소한 일에 목숨 걸 일 있습니까요?"
엄청 긴장한 가운데도 입은 살아서 예의 그 모토가 튀어 나온다.

불암산을 내려와 수락산과의 연결 다리를 건너가, 군대 개구멍을 통해 수락산을 향해 오른다.
기국이 무전으로 정상에서 기다린다고 함.
아따 뭔 경사가 이렇게 심하당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군대서 배운 철조망 통과 요령대로 암벽 출현! 하면 좌로 돌아, 우로 돌아, 잽싸게 피해 가며 정상을 향해 오른다. 가는 도중 수상한 남녀 발견. 표지판에 적힌 대로 신고하려다가 그들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그냥 가기로 한다. 지금은 화해 무드 아니냐?

정상에서 기국이가 기다리고 서 있다. 얼른 고픈 배를 컵라면으로 때우는데 어찌 그리 맛있는지!
기국이가 정상의 주막에서 막걸리 한 잔을 받아와서 돌려 먹는데 완전히 꿀맛이다.
앉아서 이것 저것 주전부리를 하면서 기국이가 一日一善 의 신조대로 어제밤의 선행에 대해 얘기하는데 나와 백운도사는 꿀 먹은 벙어리.(선행의 종류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마누라가 자다 발 올린 것, 참은 것도 선행은 선행이지
홈통바위 쪽이 재미있다는데 나중에 가기로 하고, '청학동 사람들'이 되어보고자 금류 폭포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금류 폭포에서 한 거시기 아저씨한테 사진 한 장 박아달라고 부탁.
그런데 뒤의 얼음 폭포의 장관을 더 신경써 달라고 누누히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볼썽사나운 다리의 등산화까지 박았다.
"어휴 거시기 아자씨야"
산하에서 호프집을 찾아들어가 뒤풀이를 하는데, 기국이의 구수한 노가리와 알맞게 익은 노가리가 한데 어우러져 생맥주와 함께 맛있는 산행의 마무리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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