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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문형타임즈)
🧑 정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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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1-06 18: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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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
도대체 어디서부터 필름이 끊겼는지 알 수가 없다. 거래처 사장을 접대하고 호텔 방에 재운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후부터는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깨질 듯한 머리로 겨우 옷을 걸치고 호텔 방을 나온다.
오늘 아침은 어디서 때운다?
흐릿한 머리 속으로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집사람과 자식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이러면 안 되지. 힘을 내야지.
한국을 떠나 뉴질랜드로의 이주를 결심할 때가 떠오른다.
대대로 살아오던 조상의 땅, 정든 친구들이 사는 땅, 온갖 애환이 깃든 삼척 내 고향.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른다. 우리 식구들을 고생시켰던 아버지였지만 지금은 애증과 서글픔이 교차한다.
어느 정도 그 당시의 아버지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나는 앞으로 아버지같이 안 산다. 내 자식에게도 다시는 고생을 물려주지 않을거다.
세상 걱정 없는 넓고 좋은 곳에서 마음껏 뛰어 놀게 할거다.
하도 바쁘게 지구를 돌다 보니 이제는 정신이 흐려진다.
어제 저녁에는 차를 어디다 세웠는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난다.
잊고 온 핸폰에는 여러 곳에서 온 연락처가 찍혀 있다.
"야 새끼야 얼굴 좀 보자. 가기 전에 한번 볼려고 했더니... 연락 좀 하고 살자 이 새꺄."
한 친구가 볼멘 소리로 음성을 남겼다.
그 소리 뒤에 숨겨진 친구들의 짙은 우정이 느껴진다.
올해 한국에서의 마지막 산행을 멀리 사는 친구와 같이 하려는 아쉬움의 표시다.
전번에 집에 갔을 때 집사람이 안 보는 척하며 나를 관찰하는 눈치다.
"이제 내가 레슨 시작했으니까 자기는 좀 쉬면서 해도 돼."
집에서는 피곤에 지친 듯한 얼굴과 밖에서의 어려운 사업에 대해서는 절대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 했는데 집사람이 어느 정도 낌새를 챈 것 같다.
나도 이제 늙어가나 보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처량하기도 하다.
집사람의 머리도 부쩍 하얗게 변했다.
바쁜 와중에도 친구들이 보고 싶어 동창들 게시판을 연다.
친구들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아 나도 저 옆에 있어야 하는데."
친구가 아쉬워하며 애처로운 듯 비 맞은 크리스마스 트리 카드를 보내왔다.
한 친구는 힘을 내라며 내 등을 두드리는 듯한 글을 올렸다.
그래도 친구들이 내 사정을 이해하는구나.
이제 지친 몸을 이끌고 가족에게로 가야 한다.
거기서는 절대 고단함을 내색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내가 기둥이다.
내가 무너지면 그들은 이 세상에서 의지할 곳이 없다.
그 옛날 아버지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열 이열 삼열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깨질 듯한 머리로 겨우 옷을 걸치고 호텔 방을 나온다.
오늘 아침은 어디서 때운다?
흐릿한 머리 속으로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집사람과 자식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이러면 안 되지. 힘을 내야지.
한국을 떠나 뉴질랜드로의 이주를 결심할 때가 떠오른다.
대대로 살아오던 조상의 땅, 정든 친구들이 사는 땅, 온갖 애환이 깃든 삼척 내 고향.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른다. 우리 식구들을 고생시켰던 아버지였지만 지금은 애증과 서글픔이 교차한다.
어느 정도 그 당시의 아버지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나는 앞으로 아버지같이 안 산다. 내 자식에게도 다시는 고생을 물려주지 않을거다.
세상 걱정 없는 넓고 좋은 곳에서 마음껏 뛰어 놀게 할거다.
하도 바쁘게 지구를 돌다 보니 이제는 정신이 흐려진다.
어제 저녁에는 차를 어디다 세웠는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난다.
잊고 온 핸폰에는 여러 곳에서 온 연락처가 찍혀 있다.
"야 새끼야 얼굴 좀 보자. 가기 전에 한번 볼려고 했더니... 연락 좀 하고 살자 이 새꺄."
한 친구가 볼멘 소리로 음성을 남겼다.
그 소리 뒤에 숨겨진 친구들의 짙은 우정이 느껴진다.
올해 한국에서의 마지막 산행을 멀리 사는 친구와 같이 하려는 아쉬움의 표시다.
전번에 집에 갔을 때 집사람이 안 보는 척하며 나를 관찰하는 눈치다.
"이제 내가 레슨 시작했으니까 자기는 좀 쉬면서 해도 돼."
집에서는 피곤에 지친 듯한 얼굴과 밖에서의 어려운 사업에 대해서는 절대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 했는데 집사람이 어느 정도 낌새를 챈 것 같다.
나도 이제 늙어가나 보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처량하기도 하다.
집사람의 머리도 부쩍 하얗게 변했다.
바쁜 와중에도 친구들이 보고 싶어 동창들 게시판을 연다.
친구들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아 나도 저 옆에 있어야 하는데."
친구가 아쉬워하며 애처로운 듯 비 맞은 크리스마스 트리 카드를 보내왔다.
한 친구는 힘을 내라며 내 등을 두드리는 듯한 글을 올렸다.
그래도 친구들이 내 사정을 이해하는구나.
이제 지친 몸을 이끌고 가족에게로 가야 한다.
거기서는 절대 고단함을 내색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내가 기둥이다.
내가 무너지면 그들은 이 세상에서 의지할 곳이 없다.
그 옛날 아버지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열 이열 삼열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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