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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백수의 사랑이야기Ⅱ(2) (소설가)
자취생: 며칠동안 만화방에서 그녀를 기다렸건만 보이지를 않았다. 그런데 오늘
만화방을 나오는데 내가 찍어논 그녀가 만화방으로 들어갔다. 오늘도 새빨간 입술의 그녀.
너무 아름답다. 그녀 기다리면서 돈을 다 써버렸다. 할 수 없다. 집에 갔다 와야겠다.

만화방총각: 오늘도 여전히 글이 안써진다. 만화를 지독히 좋아하는 놈을 보았다. 요며칠
하루에 몇시간씩 만화방에 죽치고 사는 놈이있다. 라면도 안팔리는데.. 내일은
저녀석한테 라면하나 공짜로 끓여 주어야겠다. 여전히 단골 아가씨는 자주온다. 가만 보니 지독히
만화 좋아하는 저놈이 나가고 나면 얼마 안있어 그녀가 꼭 오는 거 같다.

백수아가씨: 집안에만 있기가 그렇다. 카세트 이어폰을 귀에 꼽고 만화방으로 갔다.
오늘도 화장안하고 나가긴 그렇고 해서 엄마 립스틱 찍어바르고 나갔다. 만화방
들어가는데 어떤놈이 날 쳐다보며 씩 웃었다. 분하다. 내일은 진짜 단식투쟁을 해서라도. 아니면
옛날에 모아둔 향수를 팔아서라도 립스틱 하나 사야겠다.

자취생: 집에 갔더니 라면 하나 살돈마저 떨어졌다. 내가 생각하기로 얼마정도 남아
있어야 하는데..? 아쉽지만 내일 이시간에 만화방에 가볼수밖에. 내일은 학교가서 돈이나
빌려와야지. 그리고 만화방 아저씨처럼 나도 가계부를 써야겠다.

만화방총각: 내 소설을 쓰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꼭 막힌다. 주인공 녀석이
여자하고 자야되는데 상황설정이 안된다. 백다방 박양한테 물어볼까? 뺨맞을거 같다. 골치
아프네.. 확 덮치는걸로 해버려? 헤..야하다.. 이런 생각을 하고있을때 단골 아가씨가 들어왔다.
급히 쓰고 있던 공책을 덮었다.

만화책을 저렇게 크게 노래부르며 보는 사람은 첨 봤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걸 알기나할까. 그래도 단골아가씨는 크게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만화책을 보고
있다. 학생인가? 학생치고는 좀 짙다 싶은 루즈색깔이다.

백수아가씨: 만화방에 하도 나왔더니 볼 만화가 시원찮다. 요즘들어 볼게 없어
무협만화를 보고 있다. 무협만화는 왠지 나하고 맞지가 않다. 난 폭력을 싫어한다. 그래서 태권도장
다니거나 복싱같은걸 하는 애들은 괜히 싫다. 아저씨보고 순정만화좀 많이 갖다놓으라고

해야겠다. 아니면 공포물이나... 나가는데 사람들이 쳐다봤다. 만화방 아저씨도 웃었다.
뭐가 묻었나?

아니면. 내 미모때문일까? 후자가 맞겠지 후후.

자취생: 그녀가 지금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보고 있겠지. 빨리 그녀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돈없는 자취생이란게 서럽다. 라면도 떨어지고... 무협만화를 좋아하는 그녀...
이번달 돈 올라오면 태권도 도장이나 쿵후도장을 다녀야겠다. 사랑은 노력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만화방총각: 오늘은 왠일로 단골 둘이가 같은 시간에 들어왔다. 저녀석 라면하나 끓여
줘야 하는데... 옆에 단골 아가씨도 있다. 에라 둘다 끓여주자. 어짜피 이제는 라면 시키는
사람도 없다. 내가 라면을 갖다 주는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그 둘을 보며 웃는다. 왜일까?

백수아가씨: 만화를 보고 있는데 주인아찌가 시키지도 않은 라면을 갖다주었다.
쿠.. 맛은 없지만 공짜니까. 먹어준다. 나한테 관심이 있나? 그가 나한테 계속 관심을
보이면 어떡하지? 저 아저씨 그런데로 괜찮은 인상을 주었는데.. 계속 관심가지면 가볍게 아는
척은 해줘야겠다. 옆에 이녀석은 왜 끓여줬지? 이녀석도 공짜같은데... 그래 나한테만 주기가
그러니까...

야. 너 나 때문에 오늘 공짜라면도 먹고 좋겠다. 근데 옆에 이녀석 낯이 많이
익다. 자주 눈에 띠는거 같다. 이녀석이 아까부터 내옆에 앉아 내가 보던 만화책을 계속 받아
보고 있다. 무협만화좋아하는 녀석인가보다. 에그.. 이녀석 무협만화보고. 집에가서 날라차기
연습하고 하는거 아냐? 너무 신중히 본다. 라면은 생각했던데로 디게 맛없다.

자취생: 우쒸 만화방주인이 라면을 갖다 주었다. 옆에 그녀것과 함께... 내가 아무리
배고픈 자취생이라도 이런 라면은 안먹는다. 설사 공짜라 해도. 근데 옆에 그녀가 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으엑.. 저번보다는 좀 낫지만 그래도 졸라리 맛없다. 하지만 그녀가 먹는데...
나도 따라 다 먹었다. 오늘 그녀에 대해 한가지 더 알았다. 많이 퍼지고 엄청 싱겁게 끓인
라면을 좋아한다는 것을. 그녀가 다 본 만화책을 바로 받아 보았다. 그녀의 손이 금방까지

닿았던 만화책이다. 아직 그 온기가 느껴진다. 오늘도 무협만화다. 이 만화책 주인공같은
녀석을 좋아하나보다 오늘 집에 가서 연구해봐야겠다.
집에가서 무협지에서 주인공이 하던 날라차기를 연습해보았다. 그거 연습하다가
방바닥에 뒹굴렀다. 잘못했으면 그냥 죽을 뻔했다. 한참이 지났건만 아직 등과 뒷머리가 아프다.
아무래도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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